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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세계 장례 문화를 테마로 한 박물관, 대단합니다

by오마이뉴스

[경기 별곡] 용인 3편, 예아리 박물관과 와우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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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정사의 전경 ▲ 1970년 실향민 출신의 스님이 세운 와우정사는 남북평화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 운민

대장금 파크 너머로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그의 저서 <반계수록>을 통해 토지제도, 사회 개혁을 주장했던 반계 유형원의 묘가 자리해 있다. 산 깊숙이 숨겨져 있는 그의 무덤을 가기 위해서 용인愛둘레길을 통해 30분 정도 걸어가야 접근할 수 있으니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백암면 일대에는 한우 랜드와 국내 최대의 민간 식물원 중 하나인 한택식물원이 함께 있어 같이 둘러보는 것도 좋다. 그 밖에도 이 일대에 여러 명 소가 있지만 나의 눈길을 끄는 곳은 따로 있었다.


국내를 비롯해서 세계 각국의 장례문화를 테마로 한 박물관인 예아리 박물관이라 하는 곳이다. 생각보다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이런 장소에 과연 박물관이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마을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예아리 박물관은 흡사 아프리카 말리의 젠네 모스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카페, 체험관, 박물관 건물이 저마다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개성이 달라 박물관을 찾기 어려웠다. 건물 내부는 어두침침하고 찾는 사람도 별로 없어 한산해 보였지만 카페에서 입장료를 결제하고 들어오니 전시실의 조명이 밝아지며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아프리카 유골함과 아산티족의 의자, 가면 등 이국적인 유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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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아리 박물관의 전경 ▲ 용인 백암에 위치한 예아리 박물관은 한국, 전세계의 장례문화를 테마로 다루고 있다. ⓒ 운민

고양의 중남미 문화원 못지않은 컬렉션이 한 자리에 있어 남미, 일본, 중국 등의 장례문화와 민속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상여와 영구차는 우리와 비슷하면서 다른 점이 보이기에 비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아무래도 조장이 아닐까 싶다. 티베트 고원 일대에서 행해지는 조장은 척박한 고산지대라 땔감을 구할 수 없었기에 화장을 택하기도 어려웠고, 땅에 묻어도 서늘한 산지라 쉽게 썩지도 않았기에 택한 방법이다. 시신을 토막 내 독수리의 먹이를 주는 장면이 밀랍인형으로 재현되어 있는데 상당히 충격적인 광경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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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국장행렬을 재현 ▲ 예아리박물관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정조대왕의 장례행렬을 미니어처로 재현해 놓았다. ⓒ 운민

2층에 올라가면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한국문화관이란 명칭으로 한국의 상례문화 위주로 전시되어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화려한 상여를 비롯해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된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 대왕의 장례 행렬인 국장도감의궤 반차도를 미니어처로 재현해 놓았다.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1440명의 인원이 전시실 전체에 걸쳐 있었다. 이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아리 박물관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용인은 인근의 안성, 여주처럼 오래되고 고풍스러운 산사는 보기 드물지만 이곳이 한국에 있는 사찰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색적인 절이 있다.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다음으로 용인에서 관람객이 많은 와우정사라 불리는 사찰이다.


한국 대부분의 사찰들은 대부분 천년 이상된 오래된 연혁을 지니고 있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물론 세월의 흔적이 묻은 건물들과 석조물들이 그 절의 역사를 말해준다. 물론 부산 기장의 해동용궁사, 서귀포 약천사, 단양 구인사 등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사찰들이 화려한 모습들을 연출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지만 너무 상업화된 모습에 가기가 꺼려졌었다.


이번에 찾아갈 와우정사도 팸플릿으로 보던 거대한 와불, 이국적인 조형물만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했기에 큰 기대가 되지 않았다. 예상 외로 신비한 기운이 절에 감도는 듯했다. 일반 절과 달리 담장도 따로 없었으며 특이한 모양의 불교 조형물만 와우정사 경내 여기저기에 배치가 되어 있었다.


와우정사는 조계종 소속이 아니라 열반종의 총본산으로 실향민 출신의 스님이 부처의 공덕으로 민족 화합을 위해 세운 사찰이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황룡사를 지었던 것처럼 남북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해 조성한 사찰인 것이다.


그런 만큼 다른 절과 다른 점들이 많았다. 우선 일주문이 따로 없고, 입구에 높이가 8미터 정도 되는 커다란 불도가 눈에 띈다. 여기 와우정사에는 각 나라마다 기증한 불상, 탑 등을 이곳저곳에서 만나 볼 수 있는데 불도 앞의 탄생불은 네팔에서 석가족 후손이 직접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길을 따라 올라가면 본격적인 와우정사의 독특한 탑과 불전 등을 참배할 수 있다. 스리랑카에서 기증한 진신사리탑, 인도네시아 양식의 탑과 세 마리의 원숭이가 각각 입과 귀, 눈을 가리고 있는 조각 등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탑은 아무래도 통일을 염원하며 돌로 하나하나 쌓아 만든 탑들의 장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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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정사의 와불 ▲ 와우정사의 열반전에 모셔졌던 와불은 현재 열반전을 새롭게 짓기 때문에 임시 법당에 안치되어 있다. ⓒ 운민

와우정사의 중턱쯤 오면 의외로 소담해 보이는 단청이 없고, 맞배지붕 양식의 대웅전이 나온다. 여기가 이 절의 중심 영역이라 하지만 다른 조각, 탑들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 와우정사의 가장 높은 지점에 있는 와불전을 향해 가야만 한다. 반가사유상을 지나 계단을 오르게 되면 네팔에서나 보임 직한 스투파가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열반 전은 현재 공사 중이라 와불을 보려면 입구에 임시로 만들어진 건물로 가야 한다. 대신 태국에서 온 황금 부처를 친견하며 나름 아쉬움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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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사의 대웅전 ▲ 2005년, 최근에 만들어진 사찰인 법륜사는 아(亞)자 형 건축인 대웅전 덕분에 주목받는 명소가 되었다. ⓒ 운민

와우정사에서 머지않은 곳에 또 하나의 독특한 사찰이 있다. 2005년에 새롭게 지어진 법륜사라고 하는 절이다. 이 절은 전체적으로 건물들이 웅장하고, 주요 전각들의 지붕이 청기와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대웅전의 건축물이 아(亞) 자 복개형으로 지어졌기에 그 구조가 우리나라 전통 목조 건축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겹겹이 퍼져나가듯이 부처님의 진리도 무한하게 퍼져감을 표현하기 위해 건축했다고 한다.


용인에 오시면 이런 이색적인 절들을 한번 탐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운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