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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한동근 불쾌한 시청자들, '싱어게인2' 제작진은 쏙 빠졌다

by오마이뉴스

[TV 리뷰] JTBC <싱어게인2>

오마이뉴스

▲ JTBC 의 한 장면. ⓒ JTBC

기분이 좋아지는 오디션, JTBC <싱어게인>은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숨어 있던 재야의 고수들을 발견하는 짜릿함도 있었고, 이름 없이 활동하던 가수들을 재발견하는 과정도 감동적이었다. 수많은 가수들의 도전을 보며 괜스레 가슴이 웅장해졌다. 이승기의 진행도 깔끔했고, 심사위원들의 균형잡힌 심사평도 만족스러웠다. 무엇하나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시즌2가 시작되면서 불편한 논란이 제기됐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참가자 때문이다. 바로 한동근(30호 가수)이다. 그가 누구인가. MBC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 출신으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로 음원 차트 역주행 신화를 썼던 가수이다. 유망주에서 인기 가수로 자리매김하던 시기에 그는 자신의 잘못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8년 9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것이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한동근 역시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1년 4개월 만에 복귀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의 노래는 차트 진입에 실패했고, 한동근이라는 이름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사실상 '실직' 상태가 된 한동근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싱어게인2>의 문을 두드렸다. 인터뷰에서 그는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기량만큼은 프로인 한동근은 1라운드를 거뜬히 통과했다. 신성우의 '서시'를 불러 7어게인을 획득했다. 당시 유희열은 심사평에서 한동근을 두고 "본인의 잘못으로 실직한 사람"이라면서 "다시 직업을 구하고자 <싱어게인2>에 지원서를 냈"다고 비유했다. 자신들은 동료가 아닌 면접관으로 무대를 평가했을 뿐이며, "냉혹한 현실은 (본인이)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한동근에게 2라운드는 진짜 고비였다. 좀더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이 따랐다. '팀대항전'으로 치러진 2라운드에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33호 가수와 '호형호제'라는 팀을 이루게 된 것이다. (심사위원들의 결정이었다.) 이들은 YB의 '박하사탕'을 불러 상대팀 빅 아이즈(37호+48호)를 6:2로 가볍게 누르고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무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평가는 조금 엇갈렸다. 한동근의 역량도 돋보였지만, 아무래도 33호 가수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뤘다. 허스키한 매력적인 음색과 포효하는 듯한 가창력은 한동근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6:2 승리의 지분은 사실상 33호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동근에게 '운이 따랐다'고 평가한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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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의 한 장면. ⓒ JTBC

1라운드에서 한동근이 자신을 "가수가 직업인 가수"라고 설명했을 때, 유희열은 "직업은 결과로 얘기하는 자리"라고 맞받은 바 있다. 결국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과연 2라운드 무대라는 결과를 통해 한동근은 자신이 가수라는 사실을 납득시켰을까. 시청자들이 음주운전이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수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게끔 결과로 이해시켰을까. 대답은 'NO'에 가깝다.


물론 <싱어게인>은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어쩌면 한동근은 <싱어게인2>를 통해 자신도 같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인 잘못으로 물의를 일으켜 기회를 박탈당한 케이스는 시청자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이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사유가 '음주운전'이라면 말이다.


명쾌한 설명이 필요하다. <싱어게인2> 제작진은 어떤 생각으로 한동근의 지원을 받아들인 걸까. 그의 사연을 안타깝게 여기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시청자들이 한동근이라는 존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계속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거라 여긴 걸까. 어쩌면 '다시 부른다'는 표면적인 의미에 몰두해 무리수를 둔 게 아닐까.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탈락 여부는 동료가 아니라 면접관을 자처하고 나선, 그래서 객관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심사위원들의 손에 맡겨진 상황이다. 그리고 한동근은 33호 가수의 압도적 기량에 얹혀 3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러한 결과는 보는 이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이해리가 '보컬 타짜' 37호 가수를 위해 슈퍼 어게인을 쓰면서 탈락자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누군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논란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기분 좋아지는 오디션이었던 <싱어게인2>는 불쾌한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시청률도 7.752%(닐슨코리아 기준)로 3회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김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