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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경기도 31개 도시 여행,
어디가 제일 좋았냐면요

by오마이뉴스

[경기 별곡 취재 후기] 1년 4개월, 경기도 31개 도시... 마침내 그 여정을 마무리 짓다

오마이뉴스

김포 용화사에서 바라 본 한강 ▲ 경기별곡 시리즈가 처음 시작 된 장소다.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용화사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 운민

올해 1월, 필자가 살고 있는 김포 이야기를 시작으로 경기도 도시의 매력을 다루는 경기 별곡 시리즈 연재를 <오마이뉴스>에서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속적으로 심각해지고 있었고, 경기도의 범위가 무척 넓은지라 과연 이 시리즈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염려가 있었다.


게다가 전 세계가 전례 없는 고통을 겪는 지금 여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지 모른다. 그러나 방역 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해외로 나가기 힘든 현실 속에서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 있던 주변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눈여겨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과감히 펜을 집어 들었다.


염려는 첫 답사지인 김포 용화사에서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동안 서울의 고수부지에서 줄곧 보았던 콘크리트 숲으로 덮인 모습과 다른, 시원한 한강의 물줄기가 장대하게 펼쳐져 있었다. 이후 사계절 동안 많은 장소들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우리가 몰랐던 경기도의 다양한 매력과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도시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보람을 느꼈다. 그 과정은 물론 쉽지 않았다. 경기도 전역을 도는 제반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시국이 시국인지라 문을 닫은 곳도 꽤 있었다. 어떤 장소는 가는 길이 편치 않아 산길을 한없이 헤집어 간 적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의 응원글 덕분에 큰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나의 기사가 다른 블로그, 카페에 오를 때마다 뿌듯함은 더해갔다. 더군다나 그 결실은 단순히 기사로 그치지 않았고,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 별곡 1권>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이미 2, 3권 계약을 맺어 내년 초에 발간 예정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경기 별곡 시리즈를 바탕으로 방송은 물론 해설사 활동,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역사여행작가로서 조금씩 자리를 잡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을 마지막 지면을 빌려 정리해 본다. 셀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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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왕릉 석릉 ▲ 강화도에는 4기의 고려왕릉이 분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찾기 힘든 외진곳에 있어 취재하는 게 많이 어려웠다. ⓒ 운민

- 경기도를 여행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 경기도는 비교적 서울과 근접해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인프라는 훌륭한 편이다. 하지만 워낙 범위가 넓고 잘 알려진 명소, 문화재와 달리 남들의 주목을 덜 받는 곳은 내비게이션조차 제대로 설정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간혹 있다(고려왕릉을 설정하고 갔더니 군부대 사격장 정문이 나왔다).


강화도의 고려왕릉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섬 전체에 걸쳐 4기의(석릉, 곤릉, 홍릉, 가릉) 왕릉이 있는데 안내판이 부실하고 한여름에도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길을 한참 헤치고 들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남양주의 수종사로 올라가는 길은 차 두 대가 한꺼번에 지나가기 힘들어 식은땀을 흘리며 갔었고, 안성의 미륵불을 찾아가는 길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타이어가 펑크 나기도 했다.


여주의 남한강변에 흩날리는 짙은 연무 덕분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많은 박물관과 전시관 등이 문을 닫아 협조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지나고 보면 그런 어려움이 나 자신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더욱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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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옥천냉면 ▲ 수도권을 벗어나면 고장마다 그 동네를 대표하는 음식이 간혹 있다. 양평의 옥천냉면은 독특한 식감과 범상치 않은 맛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좀처럼 맛보기 힘들다. ⓒ 운민

- 기억나는 경기도의 음식은?


: 우리가 어느 지역을 여행할 때마다 그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 중 하나가 먹거리라고 생각한다. 고장마다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이 두루 있겠지만 필자의 가장 큰 즐거움은 그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지닌 음식점에 가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 지역을 벗어나면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요리를 맛보는 것이 아닐까?


경기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정체성이 조금 아쉬운 편이긴 하지만, 수도권을 벗어난 고장에는 그런 정체성을 지닌 음식들이 비교적 많다. 우선 양평의 옥천냉면을 첫 손에 꼽고 싶다. 황해도의 실향민들이 옥천면으로 내려와 냉면가게들을 열어 점차 유명해진 옥천냉면은 평양, 함흥, 진주 냉면과도 다른 독특함이 있다.


꾸덕한 식감, 돼지, 까나리액젓 등이 들어간 육수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두터운 돼지 완자와 곁들여 먹을 때 금상첨화다. 그 밖에도 파주 문산의 부대찌개, 이천 물갈비, 용인 백암순대, 강화 젓국갈비 등이 그 고장을 벗어나면 맛보기 힘든 요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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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이 흐르는 여주의 풍경 ▲ 남한강이 흐르고 신륵사와 세종대왕릉 등 각종 명소가 있는 여주는 경기도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도시 중 하나다. ⓒ 운민

- 매력과 잠재력이 풍부한 경기도의 도시는?


: 필자는 부동산에 대해 문외한이라 도시의 개발 가능성은 잘 모른다. 하지만 경기도엔 여행지의 매력과 그 잠재력이 풍부한 도시들이 꽤나 많다. 우선 남한강이 흐르는 여주를 먼저 언급하고 싶다. 남한강의 절벽 위로 예로부터 수많은 문인들이 찾았던 신륵사는 물론 조선 최고의 명당 세종대왕의 영릉과 강을 굽이 보는 파사성 등 많은 명소가 존재한다.


두 번째로 경기 남부의 상업도시 안성이다. 안성 도심을 걸으며 안성성당, 낙원 역사공원, 미륵불 등의 명소를 돌아볼 수 있는데 예전의 정취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식당 안일옥은 덤이다. 도심뿐 아니라 안성 전역에 걸쳐 다양한 명소가 두루 분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는 서울 근교에 있는 안양이다. 예전 안양유원지에서 새롭게 거듭난 안양 예술공원을 필두로 하여 예술의 도시로 다시 거듭나길 꿈꾸고 있다. 이처럼 도시마다 다양한 매력이 존재하고 있으니 한 번쯤 자기 고장에 무엇이 있을까 관심을 가진다면 기대치 않았던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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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아트밸리의 천주호 ▲ 포천 아트밸리의 천주호는 그 독특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 운민

- 추천하는 경기도 명소는?


: 31개 모든 도시가 저마다 다양한 볼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다. 특별히 기억나는 장소를 10개만 뽑아본다면 우선 김포 애기봉에서 바라보는 북한의 풍경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최근에 개관한 애기봉 평화전망대는 전시와 전망대를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북한의 풍경을 좀 더 다각도로 관찰할 수 있게 구성했다.


다음으론 파주 벽초지 수목원의 아름다운 산책길을 들고 싶다. 또, 해바라기가 활짝 필 때 연천의 호로고루를 찾는다면 고구려 성곽의 위엄과 함께 임진강의 장엄한 풍경을 보며 역사의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의정부 미술 도서관과 동두천 보산역 외국인 관광특구는 기대치 않았던 도시의 매력을 상기시키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군포 반월호수의 아름다운 석양, 화성 제부도의 트레킹길도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였다. 또한 왕송호수 주위를 도는 레일바이크는 가족, 연인과 함께 찾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천의 시몬스 테라스와 포천 아트벨리의 천주호도 그런 명소 중 으뜸으로 꼽을 만하다.


이 시리즈를 이끌어 오면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 자료를 찾는 데 도와주신 지역 도서관의 사서님들, 인터뷰를 해주신 관계자들, 담당 공무원, 해설사분들 수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진행하기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님과 출판사 분들은 물론 독자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경기 별곡 시리즈의 막을 내리도록 하겠다.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2022년에는 다시 여행업이 활성화되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 더 재밌고 알찬 내용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운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