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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TV 리뷰] tvN <뜻밖의 여정> 노배우의 또 다른 면모

'뜻밖의 여정' 윤여정+이서진+나영석... 믿고 보는 예능 조합

by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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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첫 방영된 tvN '뜻밖의 여정'의 한 장면. ⓒ CJ ENM

나영석 PD+윤여정+이서진 콤비가 1년여 만에 다시 뭉쳤다. 지난 8일 첫 방영된 tvN <뜻밖의 여정>은 제목 그대로 '아카데미 배우' 윤여정을 중심에 등장시킨 새 예능이다. <윤식당> 1, 2편과 <윤스테이>를 거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 이들 3인방이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뜻밖의 여정>은 지난 3월 윤여정의 미국 방문기를 영상에 담아낸 작품이다.


늘 좋은 호흡을 선사한 콤비들이지만 이번 작품은 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여 동안 중단된 해외 촬영 예능의 재개를 알림과 동시에 영화계의 중심, 할리우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색다른 볼거리를 담았다는 점이다. 제법 방대한 기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배우 윤여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늘 투덜대지만 할 일은 다 하는 충실한 일꾼 이서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었다.

"당시 놀고 있길래..." 단순하게 시작된 LA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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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첫 방영된 tvN '뜻밖의 여정'의 한 장면. ⓒ CJ ENM

<꽃보다 OO>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 익숙했던 나영석 표 기존 시리즈 대신 새 예능이 등장한 이유는 무척 단순했다. 윤여정과 식사 자리를 갖던 도중 LA 출장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내와는 좀 다를 것 같은 그녀의 현지 활동을 영상에 담아보자라는 생각에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때마침 놀고 있던(?) 나 PD의 또 다른 예능 콤비이자 현지 유학파인 이서진은 미국 촬영에 가장 적격인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늘 그러하듯이 호락호락한 두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특히 언제나 투덜거리는 이서진은 LA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현지 공항에서 이서진과 재회한 나 PD는 그에게 선생님과 일행의 저녁 식사 준비를 요청한다. 그런데 이서진은 전화로 코리아 타운을 알아보는가 하면 지나가던 길에 발견한 식당에 직접 들어가 장소를 예약하는 등 돌발 행동으로 나영석 PD를 당황하게 만든다.

하루 만에 짤린(?) 매니저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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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첫 방영된 tvN '뜻밖의 여정'의 한 장면. ⓒ CJ ENM

모처럼 이국 땅에서 재회한 윤여정과 이서진의 반가운 만남도 잠시 뿐. 현재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지만 '옛날 사람' 이서진이 이런 준비를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물 한 잔 챙기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윤여정은 "이런 건 네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우리 매니저는 내가 뭐 하면 물은 갖다 준다"며 이서진을 향해 돌직구를 던진다.


특히 이튿날 윤여정보다 무려 한 시간 늦게 일어나는 등 매니저로서 게으름+무능을 보이자 윤여정은 "이서진 짤라", "너 후크(소속사)에서도 짤리겠다"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이에 나 PD는 "운전이나 장 볼 때만 쓰겠다. 이대로 돌려보낼 순 없지 않냐"며 대응해 폭소를 자아낸다. 실제 현지 업무를 담당하는 윤여정의 지인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및 신작 <파친코> 홍보 관련 준비는 착실하게 진행되었다.


이어진 화면 속 윤여정은 우리가 작품에서 만났던 어머니 역할의 배우와는 사못 달랐다. 현지 매체 인터뷰를 위해 미리 영어로 빼곡히 답변한 내용을 적어 놓는가 하면 여러 시상식과 작품 준비 도중 급하게 드레스 및 의상을 구입했던 일화를 통해 철두철미한 준비성을 엿볼 수 있었다.

아카데미 수상... 결코 우연히 얻은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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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첫 방영된 tvN '뜻밖의 여정'의 한 장면. ⓒ CJ ENM

<뜻밖의 여정>은 여타 예능에 비해선 비교적 짧은 시간인 1시간짜리로 1회분이 구성되었다. 보통 1시간 30분~2시간 육박하는 요즘 추세와는 사못 다른 구성이었지만 함축적으로 내용을 다루면서 시청자 입장에선 더 큰 몰입감이 생겨났다. 여기서 우리는 배우 윤여정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파친코> 홍보를 위한 인터뷰 준비 과정이 그 좋은 예였다. 미리 종이에 예상 답변을 적어놓은 이유를 그녀는 이렇게 설명한다. "역사적인 이야기라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무서워 준비했다. 태어나 보니 '일제강점기였다'고 할 수 있지만 영어로는 표현이 어렵다. 영어를 잘하면 길게 얘기할 수 있겠지."


사소할 수 있는 인터뷰 하나 하나에도 세밀한 준비를 기울이는 배우 윤여정의 모습은 70대 노배우가 어떻게 뒤늦게 세계적인 시상식인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게 만들었다.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이서진과의 호흡을 통해선 예능적 재미를 유발시키면서 <뜻밖의 여정>은 그동안 접했던 나영석 표 프로그램의 흐름을 계승함과 동시에 색다른 볼거리를 추가 시킨다. 늘 그러했듯이 윤여정+이서진+나 PD의 만남은 이번에도 성공적이었다.


김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