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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주장] 집계 기준 불분명한 항목, 순위 공정성 의구심 자아내

'뮤직뱅크' 1위 놓친 임영웅, '방송 횟수' 점수가 뭐길래

by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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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의 한 장면 ⓒ KBS

지난 13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뮤직뱅크>에선 이변이 일어났다. 이날 방송에선 1위 후보로 임영웅, 그리고 화제의 신인그룹 르세라핌이 경합을 벌였고 그 결과 르세라핌이 영예의 1위 트로피를 차지했다.


음반 발매 첫 주에만 무려 100만 장을 팔았고 주간 디지털 음원 순위(가온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한 임영웅이 정작 <뮤직뱅크>에선 2위에 머물렀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엔 <뮤직뱅크>만의 독특한 배점 기준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음원 점수, 음반점수에서 앞섰지만 방송 횟수 점수에서 0 대 5348이라는 열세를 보였고, 결과적으론 총점에서 846점 차이로 르세라핌이 1위에 선정된 것이다.


대체 방송 횟수 점수가 뭐길래 인기곡 주간 순위를 좌우할 만큼의 위력을 발휘한 것일까?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획득 가능한 '방송 횟수'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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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뮤직뱅크' K차트 순위 집계 기준 변경을 알리는 공지사항 ⓒ KBS

지난 2월 <뮤직뱅크>는 'K-차트'로 명명된 자신들의 순위 집계 방식을 일부 변경했다. SNS지수(소셜미디어점수)를 새롭게 포함시켰고 기존 '방송 횟수'엔 TV, 라디오 뿐만 아니라 디지털이란 내용이 추가되었다(디지털 음원 60%, 방송 횟수 20%, 시청자 선호도 10%, 음반 판매 5%, 소셜미디어 5%).


SNS지수는 유튜브, 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서의 인기도 (조회수 및 좋아요)가 수치로 환산된 것이다. 각종 동영상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되는 항목이다.


그런데 '방송 횟수' 점수의 모호성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일반 팬들의 시각에서 방송 횟수라고 하면 A라는 노래가 한주 동안 TV, 라디오 등에서 얼마나 자주 들렸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KBS에서 제작하는 TV 프로그램, 디지털 콘텐츠,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횟수로 합산하는 것이다. 여기서 디지털 부문은 KBS의 온라인 콘텐츠(유튜브 웹 예능)를 지칭한다. 결국 KBS 프로그램에 해당 가수가 출연을 해야 획득할 수 있는 점수가 방송 횟수 점수인 것이다.


데뷔 첫주 <뮤직뱅크>(6일) 뿐만 아니라 <아이돌 인간극장>, <리무진 서비스> 등 몇몇 KBS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한 르세라핌은 이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반대로 컴백 첫주 방송 프로그램 출연이 없었던 임영웅은 자연히 0점 처리가 된 것이다.

여전히 논란 중인 음악방송 순위 공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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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의 한 장면. 1위 후보에 오른 임영웅. ⓒ KBS

문제는 해당 점수 항목이 방송 출연 섭외와 직결된 부분이며 일반 시청자 또는 팬들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 있다. 제작진과 해당 가수 기획사의 사전 미팅 등에 따른 결과가 프로그램 출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정 소수의 결정이 점수로 이어지고 나아가 순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공정성에 의문을 자아낸다.


음반이 팔리고 음원이 많이 재생되고 유튜브, 틱톡 등에서 동영상을 보는 것은 모두 음악팬들의 음악을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이자 행동에 해당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선택과 전혀 무관한 항목이 순위 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다 보니 일부 시청자들은 '방점(방송점수)뱅크'라는 비아냥을 늘어놓기도 하는 것이다.


지난 13일 <뮤직뱅크> 순위 내용에 대해 몇몇 시청자 및 팬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집계 과정의 투명성과 더불어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균형감 있는 기준 마련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상파 및 케이블 음악방송 순위는 결국 '그들만의 잔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김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