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컬처 ] [TV 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여름방학 앞두고 민망한 수치, '유퀴즈'가 남긴 과제

by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 tvN 예능 프로그램 의 한 장면 ⓒ tvN

너도나도 '자극'의 최대치를 좇는 시대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아래 <유 퀴즈>)은 순한 맛이다. 좋은 의미로 참 유별나다. 그렇다고 재미가 부족하거나 시청률이 낮은 것도 아니다. <유 퀴즈>는 최고 시청률 6.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를 찍었을 만큼 신기한 포지션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인터뷰 형식의 예능이 몰락한 요즘이라 <유 퀴즈>의 존재는 더욱 귀하다.


<유 퀴즈>는 출연자에 대한 배려를 중요시한다. 인터뷰는 정중하게 진행된다. 좀처럼 짓궂은 농담을 하지 않고, 곤란한 질문으로 당황시키는 법이 없다. 그 부분에서 유재석이라는 진행자의 역량이 도드라진다. 그 진지한 대화 속에서 다양한 상황들을 끌어낸다. 기쁨, 슬픔, 감동, 위로 등 다채롭다. 게다가 웃음까지 녹아 있어 실패로 귀결된 여타의 인터뷰 예능과 차별화된다.


<유 퀴즈>에는 비연예인 출연자가 연예인 출연자에 비해 3대 1 정도 비율로 많다. 이는 자칫 섭외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유 퀴즈>는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으나) 그런 어려움과 동떨어져 있어 보인다.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우선, 2018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유 퀴즈>가 쌓아올린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가 방송 출연에 대한 압박감을 낮춰준다.


또, 어떤 상황도, 어떤 반응도, 어떤 코멘트도 살려주는 유재석의 존재감은 든든하게 다가온다. 유재석은 인터뷰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출연자의 상태를 누구보다 민감하게 파악한다. 그 와중에도 예능의 본질을 잊지 않는다. 그렇다고 과장되거나 억지스러운 진행을 하지도 않는다. 물 흘러가듯 편안한 인터뷰를 할 줄 아는 인터뷰어이다. 한마디로 '최적화' 끝판왕이다.


연예인들도 위 두 가지 이유로 <유 퀴즈>를 찾는다. 인풋 대비 아웃풋이 확실하다. 심지어 배우 사이에서 <유 퀴즈> 출연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여행 사진'으로 유명한 지진희, 조승우, 황정민이 연달아 출연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유지태, 이준호, 한지민 등이 홍보와 무관하게 출연했다. 1/4 정도의 분량이라 부담이 없다는 점도 <유 퀴즈> 섭외의 비밀이다.


승승장구하던 <유 퀴즈>의 발목을 잡은 건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자) 출연이었다. 물론 정치인의 예능 나들이는 유별난 일은 아니다. 다만, 프로그램의 방향성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그동안 <유 퀴즈>가 취해 왔던 맥락과 너무 달랐다. 또,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 출연 요청을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치색 논란으로 비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연으로 <유 퀴즈>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잃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프로그램의 신뢰도와 이미지가 추락했고, 많은 시청자들의 공분과 반감을 샀다. '힐링 예능'의 대표주자로서의 위치도 흔들렸다. 여기에 명확한 사실 관계를 밝히며 해명을 하기보다 에둘러 제작진의 심경을 전하며 자신들의 떳떳함을 강조해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자초한 실패였기에 덧붙일 말이 없다.


오마이뉴스

▲ tvN 예능 프로그램 의 한 장면 ⓒ tvN

최근에는 동시간대 방영되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아래 <우영우>) 열풍에 시청률 하락을 겪었다. <우영우>가 시청률 1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을 때, <유 퀴즈>는 3.3%까지 하락했다. 이는 2월 9일 방송(141회)이후 가장 낮은 시청률이다. '여름방학'을 앞둔 마지막 방송치고 민망한 수치이다.

"10월에 꼭 돌아오겠습니다."

2년 3개월 동안 쉼없이 달려온 <유 퀴즈>는 '여름방학'을 떠났다. 애초에 휴지기를 갖는 형식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재충전 자체는 자연스럽다. <유 퀴즈>는 2018년 8월 첫 방송 이후 두 차례나 재정비 기간을 가졌다. 코로나 이후 방송을 이어온 터라 제작진 입장에서도 방학이 필요했으리라.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었기에 휴식이 더욱 간절했을지도 모르겠다.


휴지기 후 돌아온 <유 퀴즈>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시청자들이 <유 퀴즈>가 거리를 누비며 시민들을 만나는 초창기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당시의 형식으로 돌아가는 건 어려울 것이다. 유명 인사를 초대해 인터뷰를 하는 편이 시청률 측면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변수가 적어 제작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재유행이 시작되는 상황이라 거리로 나가기 조심스럽다.


결국 지금의 틀을 유지하면서 프로그램의 이름에 걸맞게 가끔이라도 거리로 나가 균형을 맞추는 게 이상적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섭외에 보다 많은 다양성을 입히는 대안이 있다. 최근의 부침에도 <유 퀴즈>는 여전히 가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집중하고 경청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유 퀴즈>가 여름방학을 충실히 보내고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김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