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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리뷰] 신인 걸그룹, 뉴진스 < New Jeans > 향한 우려

케이팝이 탄생시킨 '문제적' 그룹, 엇갈린 시선

by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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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걸그룹 뉴진스 ⓒ ADOR

올해 케이팝이 탄생시킨 가장 문제적(?) 작품으로 손꼽을 만한 음반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1일 데뷔 앨범을 공개한 신인 걸그룹 뉴진스(멤버 김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이혜인)다. 지난 7월 22일 깜짝 뮤직비디오 공개를 시작으로 뉴진스는 기존 케이팝 선배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홍보 및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일반적인 방식이라면 팀명 소개, 개별 멤버 및 관련 사진 순차적 공개, 트랙리스트 공개, 트랙 또는 뮤직비디오 하이라이트 공개, 음반 및 정식 뮤직비디오 동시 공개, 발표 당일 쇼케이스 진행 등 정해진 순서를 따르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뉴진스는 음원이 발매되기 열흘 전에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데뷔 EP 앨범 4곡 중 무려 3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그것도 1곡당 1개의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여러 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심지어 타이틀곡은 무려 3개의 뮤직비디오를 내세웠다. '사상 초유'라는 표현에 제일 적합할 것 같은 방식이다. 이들의 데뷔에는 또 한 가지 주목할만한 요소가 등장한다. 국내 최대 케이팝 기획사 하이브, 그리고 산하 레이블 어도어 대표 민희진의 존재다.

하이브, 민희진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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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걸그룹 뉴진스 ⓒ ADOR

일단 뉴진스라는 이름 앞에는 '민희진' 혹은 '민희진 그룹'이라는 표현이 어김없이 꼭 등장한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에 재직했던 시절 소녀시대를 비롯해, 샤이니, f(x) 등 여러 인기 그룹을 기획하며 케이팝 업계에서 유명해졌다. 독특한 콘셉트와 감성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뉴진스를 통해 기이한 노랫말, 패션, 음반 콘셉트 등으로 우리를 놀라게 만든 민 대표의 후방에는 하이브라는 기획사가 자리 잡고 있다. 8개 이상의 뮤직비디오를 불과 열흘 사이에 쏟아내는 엄청난 물량 공세는 막강한 자본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팬과의 소통을 위한 전용 모바일 어플을 만들고 깜찍한 디자인의 CD 케이스 형태 가방으로 음반 패키지를 제작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케이팝 성공의 검증된 두 가지 요소가 뉴진스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그렇다면 성공은 당연지사다. 음반 사전 판매량만 이미 40만 장 이상을 기록하는가 하면 음원 역시 발표와 동시에 주요 사이트 순위를 석권하고 있다. 확실한 화제성을 확보하면서 등장과 동시에 확실한 인기몰이에 성공한 모습이다. 선공개 영상, 이미지 등을 통해 멤버들에 대한 팬덤도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뉴진스는 단숨에 인기 그룹에 견줄만한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파격적인 데뷔 EP < New Jea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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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진스의 데뷔 EP < New Jeans > 구성 이미지 ⓒ ADOR

뮤직비디오 또는 퍼포먼스 비디오 등 시각적 요소를 배제하고 1일 공개된 음악만 놓고 보면 이색적인 부분이 엿보인다. 1곡당 작사, 작곡, 편곡에 10여 명 이상의 이름이 붙는 게 당연한 최근의 케이팝 창작 기법과는 다르게 크레딧이 무척 단순하다. 작곡에는 많아야 3명 정도의 이름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 건 올해 상반기 정규 음반 <뽕>으로 일부 비평가, 마니아들로 호평을 받은 프로듀서 이오공(250)이다.


4곡 중 3개의 트랙에서 그의 이름이 기재될 만큼 집단 창작의 틀에서 벗어난 작업의 형태다. 그리고 스웨덴 쪽 음악인들이 합을 모으면서 'Attention'을 시작으로 'Hype Boy', 'Cookie', 그리고 'Hurt'로 이어지는 4개의 트랙들은 반복적인 리듬과 문장의 뒤섞임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3곡 정도 서로 상이한 음악을 결합시키던(예: 에스파, 그리고 역시 하이브 소속인 르세라핌) 최근 추세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뉴진스는 그들만의 방식대로 앞만 보고 나아간다. 그리고 마치 피리부는 사람(Pied Piper) 마냥 사람들을 자신들의 품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래도 우리 음악, 음반 안 들을거야?"라고 속삭이듯이 말이다.

2022년 케이팝이 낳은 역대급 데뷔,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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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걸그룹 뉴진스 ⓒ ADOR

단언컨대 올해 케이팝이 탄생시킨 문제작 중 하나로 뉴진스와 그 데뷔 음반을 손꼽는 데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구심 또한 동시에 생겨난다. 분명 이 팀만의 개성, 색깔이 강하게 존재하지만 한쪽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음원 사이트에 등록된 뉴진스의 이번 음반 설명에는 각 트랙별로 이래와 같은 문장들이 'NewJeans Commentary'라는 이름으로 붙어 있다.

"우리의 또 다른 시크한 색깔을 보여주고 한번 들으면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노래인 것 같아. Attention 과는 다른 느낌으로 들어봐줘. / 아 참, 이 곡의 스토리는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어, 보고 들으면서 어떤 스토리로 떠나고 싶은지 마음이 가는 데로 골라봐! 그리고 어땠는지 꼭 알려줘야 해~" ('Hype Boy')

"드디어! 우리 앨범의 수록곡이자 마지막 곡이야, 그만큼 앞의 타이틀곡들과 전부 연결이 된달까? / 보통 영화에서 보면 서브 역할의 짝사랑이 제일 뭔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처럼 보였어. Hurt는 딱 서브 역할이 하는 짝사랑 같아, 그렇지만 마냥 슬픈 건 아냐!"('Hurt')

이와 같은 문장들과 음반 뒷면에 그려진 정체 모를 낙서들은 뉴진스 멤버들의 머릿 속에서 나온 상상의 이미지라기 보단 민 대표 개인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데뷔 과정에서의 일련의 잡음 또한 마찬가지다. 2008년생 만 14살 어린 멤버를 포함해 멤버 전원이 미성년자인 것을 감안하면 필요 이상의 노출 의상을 입힌 부분 또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PIMP IS Yours'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어린 멤버의 사진도 문제가 됐다. PIMP가 '화려하게 꾸민'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매춘 알선업자, 매춘 중개'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또한 민희진이 직접 SNS에 게재한 이미지 중 소아성애를 은유한 이미지들이 발견되면서 일부 케이팝 팬들에게 뉴진스는 미성년자 성 상품화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형성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 파격적인 기획이지만 하이브라는 울타리를 거둬 들인다면 뉴진스만의 알멩이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의문도 함께 선사한다. 분명 놀라운 결과물이지만 이에 대한 100% 지지를 보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