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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성당과 어우러진 배롱꽃... 독특한 아름다움에 빠지다

by오마이뉴스

[여행] 가실성당, 하목정, 삼가헌, 육신사... 대구 달성군 '배롱꽃'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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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사찰이나 고택에 피어나는 배롱꽃이지만 성당건물과 어우러진 모습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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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실성당 배롱꽃 ⓒ 김숙귀

지난달 29일, 한낮의 폭염을 피해 아침 일찍 배롱꽃을 보러 대구로 향했다. 대구시 달성군에는 배롱꽃 명소로 알려진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맨 먼저 가실성당을 둘러본 다음 하빈면에 있는 하목정과 삼가헌, 그리고 육신사를 차례대로 들르기로 했다.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가실성당은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경북유형문화재 제 34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른 아침, 성당은 조용하다.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주로 사찰이나 고택에 피어나는 배롱꽃이 성당건물과 어우러진 모습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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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빈면에 있는 하목정 입구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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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 배롱꽃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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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에 나있는 작은 문 사이로 보이는 배롱꽃.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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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쪽으로는 공사중이라 들어가지 못했지만 옛 담과 배롱꽃의 조화가 아름답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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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의 배롱꽃 ⓒ 김숙귀

이후 하빈면에 있는 하목정에 도착했다. 유형문화재 제 36호인 하목정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낙포 이종문 현감이 선조 37년(1604년)에 세운 정자다.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머문 적이 있어 종문의 장손인 이지영에게 '하목정'이라는 정호(亭號)를 써주었다고 한다. 정자 앞 뒤로 커다란 배롱나무가 멋스럽게 꽃을 피우고 서 있었다.


그런데 뒤쪽으로는 공사를 하느라 출입을 할 수 없었다. 몇 년전에 한 번 와봤기에 이맘 때 하목정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아쉬웠다. 마당에 상사화가 피어 있었다. 초가을에 피는 꽃무릇도 상사화라 부르기도 하지만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생태가 같을 뿐 다른 꽃이다.


다시 삼가헌으로 향했다. 박팽년의 11대 손인 박성수가 1769년,이곳에 초가를 짓고 자기의 호를 따라 삼가헌이라 하였다. 별당인 하엽정(荷葉亭)은 연꽃잎의 정자라는 뜻으로 집을 지을 당시 흙을 파낸 자리를 연못으로 꾸며 연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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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 마당에 상사화가 피어있다. 9월에 피는 꽃무릇과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생태는 같지만 다른 꽃이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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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헌 역시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어 낮은 담 너머로 별당인 하엽정의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다. 하엽정의 아름다운 연꽃과 배롱꽃을 볼 수 없어 몹시 안타까웠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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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신사 입구에 늘어선 배롱나무와 만개한 배롱꽃.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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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신사 배롱꽃 ⓒ 김숙귀

삼가헌은 보수공사로 인해 아예 문을 잠가놓아 들어갈 수 없었다. 예전에 보았던 하엽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며 육신사를 찾아갔다. 하빈면 묘리 묘골마을에 있는 육신사는 단종'의 복위를 꾀하려다 숨진 사육신, 즉 박팽년, 성삼문, 이개, 유성원, 하위지, 유응부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처음 사당을 지을 때는 충정공 박팽년 선생만을 그 후손들이 모셔 제사지냈으나 선생의 현손(玄孫)인 박계창이 선생의 기일에 여섯 어른이 사당 밖에서 서성거리는 꿈을 꾼 후 나머지 5위의 향사도 함께 지내게 되었다.


육신사가 있는 묘골마을은 박팽년의 손자 박일산이 이곳에 정착하면서부터 순천 박씨의 집성촌으로 500여년을 이어왔다. 사육신의 일족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으나 관비가 되었던 박팽년의 둘째 며느리는 임신중이었고 낳은 아들(박일산)을 친정여종이 낳은 딸과 바꾸어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다.


마을에 들어서자 배롱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사찰의 산문처럼 우뚝 선 충절문이 보였다. 육신사 내삼문을 들어서자 홍살문 곁에 마치 사육신 여섯 분의 충절인 듯 붉은 배롱꽃이 피어있었다. 세조의 회유에도 끝내 죽음으로 지켜낸 절의와 지조, 여섯 분의 절개가 마음으로 다가왔다.


꽃이 귀한 여름,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아래 붉게 피어나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배롱꽃이 지금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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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신사 홍살문과 배롱꽃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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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목정, ⓒ 김숙귀

김숙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