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CC하면 99% 망하는 이유

[라이프]by ㅍㅍㅅㅅ

3월의 캠퍼스 공기는 들떠있다.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이 떨림과 사랑에 빠져 3월에 연애를 시작한 커플은 4월에 장렬하게 벚꽃엔딩을 맞이하더라…

 

연애 종결만 되면 다행인데, 더 높은 확률로 이로 인한 데미지를 크게 입는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아이고 이건 진짜 의미 없다. CC를 하지 말란 말이 아니다. 제발 조금만 이따가 하면 안 되겠니? 3월에 시작한 연애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리해봤다.

STEP1. 썸 타기 완벽한 분위기

3월에 CC하면 99% 망하는 이유

illustrator 백나영

일단 마음이 무장해제 되어 있다. 눈 맞을 일이 너무 많다.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을 외치다 보면 자연스레 기분이 높아지고 없던 호감도 생긴다. 술 먹은 다음 날 잘 들어갔냐는 카톡부터 일정이나 수강신청, 점심 약속 등 대학 생활에 관련된 연락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꽁냥꽁냥해진다. 그렇게 자꾸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기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의 호감을 성급히 사랑이라고 확신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다. 행사다 뭐다 해서 자주 술에 취해 있게 되니 특유의 용기가 더해져서 고백을 지금 꼭 해야만 할 것 같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STEP 2. 주변에서 자꾸 부추김

3월에 CC하면 99% 망하는 이유

illustrator 백나영

술자리에서 안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기 때문에 대화거리가 떨어지면 불안할 지경.

 

그럴 때 조금이라도 핑크빛 연애가 감지되는 사람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화제에 올린다.

“완전 잘 어울려~”

 

“솔직히 걔 정도면 괜찮지!”

 

“고백해봐~”

 

“걔도 너를 좋아하는 게 확실하네!”

호감 정도만 있었더라도 이런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사귀면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명심하자. 사람들은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그냥 술자리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아무 말 대잔치를 했을 뿐이다.

STEP 3. ‘차차 알아가면 되지’ 성급함

3월에 CC하면 99% 망하는 이유

illustrator 백나영

잘 모르지만 어쩐지 사귀면 좋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3월 초 경에는 상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대화를 오래 나눠본 적도 없고 따로 진지하게 이야기해 본 적도 별로 없다. 꼭 이 사람이 잘 맞고 좋다는 감정이 아니라 ‘나쁘지 않다’ ‘이 정도면 괜찮다’ 정도로 상대를 생각하는 거다. 하지만 옷가게에서도 ‘나쁘지 않아서’ 산 옷치고 오래 손이 가는 옷이 없지 않은가?

 

또 분위기에 휩쓸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다 보면 내가 보고 있는 상대를 왜곡해 보는 경우도 생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 상태에서 상대를 판단하고, 다른 것은 차차 알아보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행의 씨앗이 되리니…

STEP 4. 아닌 걸 알아도 되돌리기 어려움

3월에 CC하면 99% 망하는 이유

illustrator 백나영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1등은 누구나 기억한다’가 되겠지? 3월에 연애를 시작하면 모든 과 사람들에게 나는 ‘00와 사귀는 애’ ‘우리 과 1호 커플’로 인지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3월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와 상황에서 오는 것들을 흡수할 시기인데 이때부터 연애하게 되면 그 많은 가능성이 차단되어 버린다. 3월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새로운 경험의 문이 좁아져 버리는 것이다. 밥도 둘이 먹고 수업도 둘이 듣고 놀러도 항상 같이 다니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며, 주변에서도 커플을 배려한답시고 피해 주기도 한다.

 

그러다 헤어지게 되면 주변에 친구가 아무도 남지 않아 강제 휴학이나 편입을 선택하는 경우마저 생긴다. 물론 이 기간 동안 과 사람들에게 우리 이야기가 가십으로 소비되는 것은 1+1 덤…^^

STEP 5. 어영부영하다가 더 크게 망함

3월에 CC하면 99% 망하는 이유

illustrator 백나영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3월부터 사귀다 잘 안됐을 경우에도 수습이 잘 안 되는 것이 치명적이다.

 

친구로는 괜찮았지만 막상 사귀어보니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도 ‘지금 헤어지면 완전 가벼운 애 같겠지?’ ‘과 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겠어’ 같은 고민으로 아닌 걸 알아도 되돌리기 어렵다. 또 싸우더라도 계속 얼굴을 봐야 하니까 대충 수습해버린다.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보면 결국 상대도 상처받고 내 시간과 감정도 낭비된다.

 

심지어 헤어지고 나서도 문제다. 다들 왜 나만 보면 구남친 근황을 이야기하는 건데…? 쟤는 또 왜 저렇게 자주 눈에 띄는 건데…? 훗날 전공 수업을 들을 때도, 동기 모임을 할 때도 어느 한쪽이 피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다 내 구남친이 동기나 후배와 사귀게 되면…? 후… 후유증이 아주 낭낭하다.

 

정리하면 술기운과 봄기운에 High 되어 있을 때, 확 질러버리자고 용기 내고 싶어질 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을 때, 다른 사람들이 부추길 때, 잘은 모르지만 일단 사귀고 차차 알아가면 될 것 같을 때.

 

용기 내지 마라… 아직 시간은 많다.

필자 정문정

20대 미디어 ‘대학내일’에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합니다. 20대, 여성, 인간관계, 심리학이 주된 관심사입니다. 잘하는 것은 관상 보기, 못 하는 것은 살 빼기입니다. 책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썼습니다.

2018.03.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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