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앱 ‘토스’는 왜 맨날 퀴즈를 낼까?

[비즈]by ㅍㅍㅅㅅ

“너 토스 알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낯선 브랜드가 등장합니다. 무슨 사고라도 쳤는지 싶어 검색해보면 금융 앱 토스(TOSS)에서 진행한 ‘행운 퀴즈’ 이벤트라고 합니다. 행운 퀴즈가 뭐길래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를까? 호기심이 발동해 토스 앱도 한 번 설치해봅니다.


토스는 쉽게 말하면 ‘금융 앱’이고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금융을 주제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입니다. 어느덧 가입자 1,300만 명을 모은 이 금융 앱은 매일 새로운 퀴즈로 화제를 만들어냅니다. 오늘은 자신의 브랜드를 숨기고 다른 브랜드를 띄워주는 토스의 ‘이유 있는 딴짓’을 알아봅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배달의 민족’이 대표적인 플랫폼 비즈니스입니다. 카톡이 없던 과거로 돌아가서 아직도 문자 한 통 보낼 때마다 20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죠.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도 지금은 전화보다 간편한 배달 앱을 사용하는 편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이처럼 대중에게 당연하고 익숙한 존재로 자리 잡은 뒤 서비스 사용 문화를 ‘주류’이자 ‘표준’으로 만들어 더 많은 사용자와 트래픽으로 성장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사업 모델입니다.


첫 번째 퍼즐: 토스가 원하는 것

토스와 카카오톡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지만 서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같은 앱은 설치한 이후에도 거의 매일 사용하지만, 토스와 카카오뱅크처럼 목적이 분명한 앱은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한다는 것이죠.


토스 입장에서 생각해볼까요? 이미 1,300만 명이라는 엄청난 사용자를 보유했지만 사실 한 명이라도 더 앱을 켜고 사용하면서 거래가 발생할 때 비로소 수익이 발생합니다. 몸집을 불리는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활성 사용자’인 셈입니다. 그런데 앞서 사용자들은 거래가 필요한 때가 아니면 앱을 켜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으니, 토스는 사용자가 자주 찾아오게끔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장 돈을 주고받을 일이 없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앱을 켜고 잠시라도 이용을 하게끔 만들어야 무의식중에 브랜드가 인식되고 나중에 거래가 필요한 순간 브랜드를 다시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 퍼즐: 광고주가 원하는 것

그렇다면 ‘행운 퀴즈’를 내는 광고주, 즉 브랜드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광고주들은 항상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광고가 되기를 원합니다. 디지털 광고 매체는 굉장히 많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에도 광고가 있고, 최근에는 모바일 카카오톡에도 광고가 새로 등장했죠. 언론사 웹사이트 뉴스면에 보이는 수많은 광고도 이제 익숙합니다.


앞서 광고주는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광고를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광고할 매체는 많지만 그만큼 넘치는 광고 탓에 대중이 온전히 ‘우리 브랜드’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원하는 것이죠. 그런데 포털과 모바일에서 광고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간혹 관심이 있어 클릭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 또 광고네’ 하고 넘어가 버리죠. 일반적인 대중은 광고에 대한 태도가 수동적, 피동적이라는 겁니다.


마지막 퍼즐: 대중이 원하는 것

토스 행운 퀴즈는 광고를 귀찮아하던 대중에게 능동적인 관심과 행동을 만들어냅니다. 사용자가 퀴즈를 풀기 위해서는 일종의 힌트를 찾아야 하는데, 힌트를 찾기 위해 직접 포털에 브랜드를 검색하도록 유도한 것이죠. 퀴즈를 맞힌 사용자에게는 일종의 보상으로 약간의 금액을 랜덤하게 지급했습니다.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는 광고를 보는 게 사용자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면, 행운 퀴즈는 실제적인 체감 혜택을 제공한 것입니다.


일반적 광고 운영 구조가 광고비를 내는 광고주와 광고비를 수익으로 취하는 매체의 형태였다면, 이제는 매체 수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나눠 서로 상생하는 광고가 만들어진 것이죠. 사실 사용자가 광고를 보거나 걷기만 해도 보상을 해주는 리워드형 광고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토스는 여기에 ‘사용자 검색’이라는 재료를 더해 ‘실시간 검색어’ 마케팅을 완성했습니다.

광고 기피하던 대중, ‘브랜드 메신저’ 되다

광고를 할 때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과 주지 않는 것의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그냥 전단만 나눠줄 때와 물티슈를 함께 줄 때 서로 조금 느낌이 다르죠. 굳이 비용을 들여 물티슈를 주는 것은 작은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한 번이라도 브랜드를 생각해달라는 속뜻이 담겨 있습니다. 전단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서 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런 작은 차이가 사용자의 관심과 반응을 기다리기만 하는 일반 광고와 다른 행운 퀴즈의 차별점입니다. 포털에서 자주 보셨듯이 행운 퀴즈의 진짜 힘은 바로 ‘실시간 검색어‘입니다. 토스와 광고주는 총 1,300만 명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하는 것이지만, 실시간 검색어에 노출되는 순간 나머지 3,700만 명에게도 광고가 된다는 것이죠.


포털은 디지털에서 활동하는 누구나 방문하기에 사용자들의 능동적인 행동이 모여 만드는 ‘실검’ 효과는 곧 전 국민을 대상으로 광고해주는 것과도 같습니다. 결국 토스 행운 퀴즈는 그동안 광고를 기피해오던 대중의 관심과 행동을 유도하는 장치를 통해, 사용자 스스로가 ‘브랜드 메신저’가 되어 많은 브랜드의 광고를 해주는 셈입니다.

이해관계가 얽혀 이룬 결과, ‘실시간 검색어’

토스: 새로운 고객과 트래픽 원해요


결국 플랫폼 비즈니스란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유인해야 하며 많은 사용자 수와 트래픽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모델입니다. 비록 금융과는 전혀 상관없는 퀴즈를 매일 내지만, 토스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볼 게 없는 것이죠. 오히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접목해서 계속해서 신규 고객을 접목하고 많은 사람에게 화제성,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됩니다.


브랜드: 광고 효과와 규모감 원해요


브랜드들은 단순히 포털과 모바일 광고에 자신의 광고를 ‘걸어놓기만’하는 형태에서 더 나아가서 고객의 능동적인 관심과 행동을 유발하는 마케팅에 지속해서 높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온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고객: 관심에 대한 보상을 원해요


광고가 귀찮은 것으로 여겨진 이유는 그동안 광고를 봐서 무언가 얻는 이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광고의 시청과 소비가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돌아오며 유튜브의 경우 크리에이터가 광고 수익을 가지지만 보상형 광고는 대중에게 수익을 제공합니다.

마치며

금융 앱 토스가 매일 행운 퀴즈를 내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당분간은 토스와 같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 브랜드, 그리고 고객이 서로 윈윈할 마케팅 구조가 지속되겠지만, 아무리 고객에게 꾸준히 혜택을 제공한다 한들 대중이 피로도를 느끼고 노이즈로 인식하는 순간 그 수명은 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광고에서 도망치던 대중이 다시 광고의 메신저가 되기도 하는, 디지털 시대의 시선이었습니다.

필자 곽태영 (블로그)

9년 차 현업 디지털 마케터 곽팀장입니다. 마케팅, 기획, 직장 고민, 진로 고민, 삶의 여러 이야기를 함께 나눠요!

2019.09.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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