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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

byㅍㅍㅅㅅ

※ 이 글은 ALTAS OBSCURA에 실린 「THE CONTAINER SHIP TOURISM INDUSTRY」를 번역, 필자의 의견을 덧붙인 글입니다.

 

유일하게 한국을 떠나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바로 유럽 대륙입니다. 그러나 유럽 대륙은 아프리카나 남미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한국이 영국 옆에만 있었어도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유럽 여행을 자주 했을 것 같네요. 우리가 유럽을 여행하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동 수단은 여객기입니다. 여객기는 빠르고 편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쌉니다. 따라서 유럽 여행 경비 중 여객기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갑니다.

 

이럴 때면 배나 기차를 타고 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차는 북한 때문에 애초부터 실현이 불가능하고 배는 그나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호화 여객선을 타고 크루즈 여행을 하는 가격도 상당히 비싸죠. 그런데 아주 저렴하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콘테이너 화물선에 타서 해외 여러 곳을 여행하는 것입니다.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컨테이너 화물선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이라고 말을 하면 밀입국이라도 하는 것처럼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서 먹고 자고 하는 줄 알죠. 아닙니다.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화물선들은 승무원과 함께 일반 승객을 태울 수 있습니다. 물론, 화물 운반을 목적으로 설계된 배인 만큼 많은 일반 승객을 태울 수는 없고 몇 명은 태울 수 있습니다. 이 소수정예로 끼어 들어가서 화물선 승무원들과 함께 먹고 자며 길고 긴 바다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을 자세히 다룬 글을 소개합니다.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2013년 6월 Rieffel씨는 유튜브에서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을 하는 영상을 보고 컨테이너 선박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아주 박진감 넘치는 여행이죠. 화물선은 밀항자를 경계하지만 Rieffel씨 같은 민간인은 요금을 지불한 손님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선 여행은 20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선박 여행을 주선하는 여행사도 전 세계에 존재합니다.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호주에서는 연간 100~200개의 컨테이너 선박 여행 상품이 열립니다. 호주에서 20년 째 컨테니어 선박 여행을 주선하고 있는 여행사 Freigter Expedition 같은 회사들도 많죠.

 

여객선이 아니라서 많은 사람을 태울 수는 없고 보통 10명 정도의 승객만 태울 수 있습니다. 일정은 일주일부터 60일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여객선과 달리 승객이 가고자 하는 나라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화물선의 이동 경로에 승객이 여행지를 맞춰야 합니다. 즉 화물선이 가는 나라 중에 내가 여행하고 싶은 곳이 있으면 그곳에서 내려서 여행을 하는 것이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잠은 컨테이너에서가 아니라 승무원들처럼 방에서 잡니다. 방은 개인용 욕실, 화장실도 제공합니다. 식사는 제공하지만 빨래는 직접 자기가 해야 합니다. 방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청소를 해줍니다. 여행의 목적지가 아닌 화물선이 서는 기착지에 승무원들이 내리면 따라서 내려서 시내 구경을 했다가 화물선이 떠나는 시간 전까지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하룻밤 자는 요금은 120달러 정도입니다. 약 10만 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아주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라 간 이동에 양질의 숙식까지 제공하고 항상 바다를 볼 수 있는 조망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싼 편입니다.

 

다만, 긴 시간 망망대해를 지나가면서 토가 나올 정도로 바다를 많이 보게 된다는 것. 저 같이 지루함을 잘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이 바다만 가득한 풍경을 친구 삼아서 책이나 음악 듣기나 영화 보기로 지루한 시간을 달랠 수 있습니다만, 지루한 것을 못 참는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여행이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은퇴한 수학 교사인 Rieffel은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이 크루즈보다는 긴 항해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승객 대부분은 독신 남성입니다. 호화 여객선은 매일 밤 파티에 마술쇼가 펼쳐지지만 화물선은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만, 많은 화물선들이 수영장, 사우나, 탁구대, DVD 플레이어, TV 등의 라운지 시설이 있습니다. 이런 정도의 시설을 하루에 120달러에 이용한다? 비싼 가격은 아닌 것 같네요.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4~12명 정도의 일반인 승객을 화물선에 태우는 이유가 뭘까요? 이렇게 일반 승객을 태우면 승무원들과 긴 항해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말동무 역할이 될 수 있고 승무원들도 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화물선 여행을 담은 한 블로거의 글에 따르면, 정박하는 항구에서 승무원들과 노래방과 술집도 갔고 배에서 럼주 파티도 했다고 하네요. 배에서 술을 아주 자주 마시나 보네요. 또한, 승무원들이 배 구석구석을 소개해 주면서 사진도 함께 촬영하고 책도 읽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지루할 때도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생 경험하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식사는 그 배의 승무원들의 국적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승무원이 많은 화물선은 우크라이나 식사가 나옵니다. 먹고 싶이 따로 있다면 배가 정박해 있을 때 항구 근처의 면세 상점에서 술이나 과자나 음료수 등을 사서 먹을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 화물선은 가끔 폭풍우 속을 뚫고 지나가야 하는데 이럴 때는 선반에 올려 놓은 짐이 굴러 떨어질 정도라고 합니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겠네요.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freightercruises 라는 곳은 컨테이너 화물선 여행을 주선해주는 여행사 사이트인데, 다양한 컨테이너 선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 CMA CGM 화물선은 밴쿠버에서 출발해서 부산을 들렸다가 수에즈 운하를 지나서 바로 미국 서부에 도착하네요. 부산에 정박할 때 타면 미국 뉴욕으로 갈 수 있겠네요.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색다른 추억이 매력인 컨테이너 화물선

위 사진은 컨테이너 화물선 내부 사진입니다. 여객선 못지 않게 잘 꾸며 놓았네요. 가족들을 다 데리고 떠나기는 힘들 것 같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분이나 사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울릴 여행이네요. 주로 은퇴한 독신 남성이나 은퇴한 부부가 함께 이용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단순히 이동하는 비용이라 생각하고 비교해 보면, 컨테이너 화물선을 타고 유럽을 가면 비행기 타고 가는 것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겠네요. 어떤 분은 이 컨테이너 화물선 타고 프로그램 개발을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영감을 필요로 하고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소설가 같은 프리랜서 분들에게는 여행도 하면서 작업을 하는 용도로 활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영어가 가능하다면 여러 나라의 관광객과 이야기하는 재미도 있겠네요.

필자 썬도그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IT와 사진 예술을 좋아하는 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