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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전쟁영웅 드골급 인기몰이...지지율 30%대 정당의 '의회 독재' 우려도

프랑스 총선 휩쓴 '마크롱마니아'...역대 최저 투표율

by프레시안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와 입소스 등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와 민주운동당(MoDem) 연합이 최소 400석에서 최대 445석을 휩쓸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선을 통해 하원에서 최대 77%(577석 중 445석)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구조사대로라면, 마크롱은 의원 한 명도 없는 당을 만들어 사실상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지난달 7일 프랑스 5공화국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 여세를 몰아 한 달만에 사상 최대의 의석수를 확보한 '정치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에서 프랑스 현대정치를 좌·우로 양분해온 사회당과 공화당은 완패했고, 특히 지난 대선 직전 지지율 4%를 기록한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이 소속된 사회당은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했다.  

 

공화당 계열은 지난 의회 의석 215석에서 최악의 경우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정부 제1당이었던 사회당 계열은 315석에서 이번 총선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몰락을 앞두고 있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은 2석에서 5~15석을 늘리는 것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극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지난 대선 전후 인기가 급상승하며 대선 1차투표에서 4위를 한 장뤼크 멜랑숑 대표에 힘입어 15∼2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 총선 휩쓴 '마크롱마니아'..

프랑스 총선이 치러진 11일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투표하고 있다. ⓒAP=연합

사상 최저 투표율 속 득표율 30% 정당이 '의회독재' 가능해져

프랑스의 총선은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결선투표제가 적용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지역구에선 당선자가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는 곳에선 12.5% 이상 득표한 후보자만 따로 모아 오는 18일 결선투표를 한다. 결선엔 보통 두세 명의 후보가 진출하는데, 마크롱의 인기에 힘입은 중도신당 후보라면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 곧 당선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프랑스의 정치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급조된 신당이 내세운 후보들은 대부분이 정치신인들이며, 0석에 불과한 중도신당이 최대 77%에 달하는 의석을 가져가는 충격적인 정치개편 뒤에는 프랑스의 '정치혐오'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1차투표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중도신당에 대한 정당 지지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앙마르슈과 민주운동당 연합이 32.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고 공화당이 20.9%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13.1%를, 전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9%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표율도 저조하다. 엘라베는 이번 총선의 투표율을 49.5%로 지난 2012년 총선 57.2%에 비해 크게 낮아져 역대 총선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예상했다.

 

입소스 역시 여당이 최종 확보할 수 있는 의석수를 380∼430석으로 하면서 1차 투표에서 앙마르슈과 민주운동당 연합이 32.2%의 투표율로 1위를 차지하고 공화당이 21.5%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14%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마크롱이 선택한 후보면 무조건 지지하는 심리를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약대로 '남녀 동수ㆍ좌우 혼합' 원칙에 기반해 공천자를 발탁했다. 공천을 받은 후보의 절반 이상이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시민단체쪽 사람들이고, 또 절반은 여성들이며, 기존 의원이 재공천을 받은 경우는 5%에 불과하다. 사회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참패한 브누아 아몽은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이어지는 마크롱의 돌풍을 '마크롱마니아'라고 명명하며 '의회 독재'에 대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이제 프랑스 총선 결과에 대한 관심은 1968년 6월 당시 여당이었던 샤를 드골의 공화국민주연합(UDR)이 전체 의석의 72.6%를 차지한 기록을 마크롱의 중도신당이 깨느냐에 쏠려 있다. 

 

프랑스를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한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드골은 집권 후 '68혁명'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지자 1968년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 유권자들의 안정 희구 심리에 힘입어 압승했다.  

 

이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