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쫄깃한 케이크, 평창에서 맛봤네요”

[푸드]by 리얼푸드

- 평창 방문한 외국인들 한국 식문화에도 매료

- 한식 전시ㆍ채험공간 ‘케이푸드 플라자’ 북적

- 한국 식재료 이용한 음식 만들기도 인기


[리얼푸드=(평창) 박준규 기자] “이렇게 쫄깃쫄깃한 케이크는 처음 먹어보네요.”


폴란드에서 온 제리 카르봅스키 씨는 쌀떡을 씹으면서 놀랍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가 떡볶이를 만들 때 쓰는 쌀떡은 영어로 ‘라이스 케이크(rice cake)’.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그에겐 한국 라이스 케이크의 식감은 생전 처음하는 경험이었다.

지난 14일 강원도 평창 케이푸드 플라자에서 진행된 쿠킹 클래스. [사진=테이스티코리아]

지난 14일 강원도 평창 케이푸드 플라자에서 진행된 쿠킹 클래스. [사진=테이스티코리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이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 한국의 맛에도 푹 빠졌다. 지난 14일 평창에서 만난 외국인들의 이야기다.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는 한국의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문화 갈래 가운데서도 먹거리는 이방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좋은 주제다.


정부와 지자체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강원도는 올림픽 기간(패럴림픽 기간 포함) 내내 외국 손님들이 한식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한다. 이달 5일, 평창 2018 페스티벌 파크 안에 문을 연 ‘케이푸드 플라자(K-Food Plaza)’는 핵심 시설이다. 전체 면적이 4000㎡(약 1200평)에 달하는 케이푸드 플라자는 홍보관과 식품관으로 나뉜다. 개막식이 열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걸어서 3분이면 닿는다.


기자가 평창을 찾은 지난 14일, 영동지방엔 강풍주의보가 떨어졌다. ‘이러다 성화가 꺼지진 않을까’하는 걱정마저 들 정도로 바람이 강했다. 올림픽 스타디움을 나와 케이푸드 플라자로 이어지는 횡계길 가로등에 내걸린 올림픽 배너기가 세차게 흔들렸다. 올림픽 현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모자를 눌러쓰고, 옷깃을 단단히 여몄지만 표정에선 즐거움이 묻어났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9일까지 케이푸드 플라자를 다녀간 관람객은 5만여명. 이 가운데 대략 3000명 이상이 외국인 손님이다.

관람객들은 쌀떡을 활용한 강정을 직접 만들었다. [사진=테이스티코리아]

관람객들은 쌀떡을 활용한 강정을 직접 만들었다. [사진=테이스티코리아]

▶7분만에 배우는 한국 먹거리 = 케이푸드 플라자 홍보관을 찾은 외국 손님들은 전통그릇과 토종 식재료, 김치를 비롯한 발효음식, 전통주 등 한국 식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홍보관에서 만난 한 진행요원은 “경기나 훈련이 없는 각국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다녀갔고 외국 친구들을 데리고 온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고 일러줬다.

쿠킹 클래스를 찾은 외국인들. [사진=테이스티코리아]

쿠킹 클래스를 찾은 외국인들. [사진=테이스티코리아]

홍보관 안에서는 한국의 밥상 예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특히 인기였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직접 밥상이 차려진 온돌에 앉아서 테이블맵핑 기술을 적용한 안내 영상을 보면서 젓가락과 숟가락 사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미셸 린지 씨도 밥상 예절을 체험한 관람객 중 하나였다.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하러 왔다는 린지 씨는 “캐나다에도 한국 레스토랑이 꽤 많아졌는데 음식이 맵다는 것 빼고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이라며 “이곳에서 젓가락 쓰는 방법을 비롯해 한식을 대하는 태도도 살짝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푸드 플라자 홍보관에서 식사예절을 체험하는 관람객들

케이푸드 플라자 홍보관에서 식사예절을 체험하는 관람객들

홍보관 한 켠에 마련된 키친에선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쿠킹클래스도 펼쳐졌다. 14일 오후엔 ‘쌀 가공식품을 활용한 간단한 먹거리 만들기’를 주제로 수업이 열렸다. 키친에는 전기레인지가 설치된 테이블 6개가 놓였다. 내국인과 외국인 관람객들이 빈 테이블 없이 채웠다. 


클래스는 최지형 셰프가 진행했다. “전통 한국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요리를 연구하고 만든다”고 자신을 소개한 최 셰프는 관람객들에게 쌀떡을 활용해 매콤한 강정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쌀떡을 충분히 볶은 뒤 당근, 파프리카, 고추장 소스를 넣어서 마무리하는 간단한 레시피였다. 완성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케이푸드 플라자 홍보관에선 한국 각 지역의 대표음식이 소개됐다. 도토리묵말이 전시품.

케이푸드 플라자 홍보관에선 한국 각 지역의 대표음식이 소개됐다. 도토리묵말이 전시품.

수업에 참여한 션 콜글래지어 씨는 최 셰프의 시연을 유심히 살피며 레시피를 따라했다. 중간중간 셰프에게서 도움을 받아 쌀떡강정을 완성했다.


콜글래지어 씨는 “빨간 소스가 내 입에는 조금 맵기는 하다”면서 자기가 만든 강정을 먹었다. 기자에게는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에 떡볶이라는 게 있다는데 이것보다 맵나”고 묻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자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쿠킹 클래스를 총괄한 김유경 테이스티코리아 디렉터는 “12일부터 14일까지 쌀 가공식품을 이용한 6가지 음식을 9번에 걸쳐서 클래스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쌀떡강정을 비롯해 쌀비빔면, 갈비볶음면, 한우참깨죽 등이다. 김 디렉터는 “쌀떡강정과 한우참깨죽이 호응이 특히 좋았다. 쌀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이 없고 식감이 독특하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플라자 인근에 조성된 ‘평창 페스티벌 파크’. 케이푸드 플라자는 이 안에 마련됐다.

평창 올림픽플라자 인근에 조성된 ‘평창 페스티벌 파크’. 케이푸드 플라자는 이 안에 마련됐다.

▶“현지 음식 먹는 건 축복” = 케이푸드 플라자 홍보관 옆에는 식품관도 자리하고 있다.  6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됐다. 여기에선 지역을 아우르는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강원도 내 26곳의 외식업체와 영농법인들이 저마다 부스를 차리고 갖은 먹거리를 조리했다. 곤드레국밥, 메밀전, 닭갈비, 오징어순대, 감자옹심이 등 강원도를 대표하는 먹거리는 물론이고 불고기, 비빔밥, 설렁탕, 떡볶이 등 비교적 잘 알려진 한국 음식들이 차려졌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올림픽 주경기장이 있는 평창 올림픽 플라자 안에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대형 관중식당이 있지만 음식의 다양성, 규모, 가격 면에서 케이푸드 플라자 식품관이 더 경쟁력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온 로버트 젠틴 씨는 일행과 함께 닭갈비 덮밥을 골라 먹고 있었다. 그는 “여기에 와보니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한국 음식 종류는 일부에 그쳤다는 걸 깨달았다”며 “한국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을 먹어볼 수 있는 건 여행자에겐 작은 축복”이라고 이야기했다.


nyang@heraldcorp.com

2018.02.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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