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자야 보약 ①] 한 번 깼다 다시 잠들기 힘들다면 불면증 의심

[라이프]by 리얼푸드

- 16일은 ‘세계 수면의 날’…12~18일은 ‘세계 수면 주간’

-‘잠이 보약’이란 말처럼 잠은 회복ㆍ성장 촉진 등 역할

-“잠 청하는 강박증도 불면증 야기…수면 환경 바꿔야”


#대학생 우모(27) 씨는 반년 가까이 지속된 불면증 때문에 최근 들어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특히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우 씨의 불면증을 부추겼다. 자다가 한 번 깨면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다 아침을 맞는 일이 점점 늘었다. 처음에는 ‘며칠 이러다 말겠지’ 생각했던 증상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나타나게 되면서 학업에도 문제가 나타났다. 고민 끝에 그는 불면증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도 있을 정도로 잠은 인간에게 절실하고 소중하다. 세계수면학회(WASM)는 2008년부터 매년 3월 둘째 주 금요일(올해는 16일)을 ‘세계 수면의 날’로 정했다. 이를 기념하고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 수면 주간(올해는 12~18일)’도 지정해 기념하고 있을 정도다.


인간의 삶의 3분의 1은 수면으로 구성돼 있다. 양이나 질적으로 수면을 잘 취해야 낮에 정상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 발생하는 질환이 수면장애다. 인구 중 3분의 1이나 경험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수면장애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은 물론 당뇨 등 전신 질환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잠의 후반부인 렘수면 때 대부분 꿈 꿔”=고대(古代)에는 잠이란 대부분의 두뇌 기능이 정지된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953년 미국 시카고대 생리학자 유진 애스린스키와 나다니엘 클라이트만이 렘(REMㆍ Rapid Eye Movement)수면을 처음 발견하면서 수면 중에도 무엇인가 활동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수면은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는 렘수면과 비(非)렘수면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체 수면 시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 비렘수면 중에는 뇌의 일정 부분만 기능을 해 뇌의 에너지 소비가 적어지며 뇌가 일종의 휴식 상태에 빠져 있게 된다. 그러나 나머지를 차지하는 렘수면 중에는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으로 되며 에너지 소비도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함을 발견했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수면학회장)는 “수면 후반으로 가면 렘수면의 양이 점차 늘어난다”며 “대부분 꿈은 렘수면 때 꾼다. 새벽녘에 꿈을 많이 꾸는 것도 렘수면에 새벽에 증가하는 것과 연관된다”고 말했다.


잠의 기능은 크게 회복, 학습 내용 기억, 성장 촉진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윤 교수는 “깨어 있을 때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자유 라디칼(반응성이 강한 분자종)이 많이 생겨 여러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된다”며 “비렘수면기에는 깨어 있을 때에 비해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 온도가 낮아져 손상된 세포가 회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면은 깨어 있을 때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 단계에 따라 기억되는 내용이 약간 다르지만, 렘수면 시에는 시각적ㆍ감정적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고, 비렘수면시에는 단편적ㆍ객관적 사실이 잘 기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호르몬도 비렘수면기 중 깊은 수면에서 가장 많이 분비된다. 때문에 어린이는 적절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시간에 걸쳐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 심리적 스트레스, 가족 내 불화 등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 신장 발달에 장애를 받게 된다.


▶”스마트폰 수십초 동안만 봐도 수면 호르몬 분비 줄어”=불면증이란 환자 자신이 잠이 불충분하거나 비정상적이라고 느끼는 상태로, 전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잠이 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 시간이 짧다고 느끼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다 깨서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보는 것도 불면증에 해당한다. 때문에 빨리 이 같은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몸의 생체시계는 빛에 의해 조절된다”며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만드는 호르몬 멜라토닌은 단 수십초 동안이라도 강한 불빛에 노출되면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불면증 환자의 50% 정도는 3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우울증, 기억력 저하 같은 정신 질환뿐 아니라 면역 기능 저하, 당뇨, 고혈압 등 신체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윤 교수는 “불면증은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기에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표적인 원인 혹은 동반 질환으로 우울증을 들 수 있다. 이 밖에 수면 무호흡증(코골이), 하지불안 증후군, 약물 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이 있다”고 했다.


잠을 자다 깨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단 자는 방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잠을 자려는 강박증 역시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며 “20분 정도 자 보려고 노력하다가 안 되면 일단 잠자는 방을 나오라”고 조언했다.


불면증에 대한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의 경우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한 달 미만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생활 습관 중 수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찾아 제거하고 수면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는 과정이다. 약물치료와 반드시 병행돼야 약물에 대한 의존을 줄여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윤 교수는 “수면 관련 약물의 부작용이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강조돼 불면증 환자가 약물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효과와 부작용을 고려해 개인에게 적합한 약을 선택해 소량을 사용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2018.03.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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