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빰치는 가짜의 반격③]‘우유 아닌 우유’ 전쟁!

[푸드]by 리얼푸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새롭게 등장한 ‘가짜 우유’들이 진짜 우유처럼 불리고 있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미국 낙농업자협회가 식물성 우유의 ‘밀크’(milk) 단어에 반발하고 나섰다. ‘진짜’ 우유에서만 문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식물성 우유’는 모순된 말이다. 소의 젖을 짜야만 나오는 우유가 식물에서 탄생될 리 없다. 하지만 우유의 정체성 논란보다 주목할 것은 낙농업자협회가 이토록 반발하고 있는 배경이다. 바로 식물성 우유의 빠른 성장에 대한 위기감이다. 


미국 식물성식품협회(Plant Based Foods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식물성 우유 매출액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반면, 전통 우유는 6% 감소했다. 지난 5년 간 식물성 우유의 매출 성장은 61%나 된다. 


유제품 없이 식물성 재료를 주원료로 하는 ‘데어리 프리’(Dairy Free)의 성장도 식물성 우유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체 데어리 프리 시장에서 식물성 우유 시장은 약 89%를 차지한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그야말로 ‘우유 아닌 우유’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식물성 우유 업체들은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우유 문구를 사용한다. 실제로 식물성 우유는 다양한 곳에서 우유처럼 사용되고 있다. 버터나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도 만들어진다. 특히 유당이 없어 소화가 잘되고, 식물의 풍부한 영양소까지 얻을 수 있다.


‘우유 아닌 우유’들의 자리싸움도 치열하다. 식물성 우유는 소에서만 나오는 우유와 다르게 콩이나 견과류, 곡물 등 꽤 다양한 종류로 만들어진다. 그 가운데 가장 대중성을 가진 것이 두유다. 하지만 현재로선 두유의 위치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두유도 트렌드에 맞춘 변신을 시도 중이다. 


정식품은 첨가물을 넣지 않고 단백질 함량을 높이거나 비타민 D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설탕을 전혀 넣지 않은 ‘매일두유 99.89’를 내놓으며 웰빙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고소하기만 했던 두유 맛도 달라졌다. 베리류가 들어간 매일유업의 ‘매일두유 베리믹스’나 애플망고를 넣은 정식품의 ‘베지밀 과일이 꼭꼭 씹히는 애플망고 두유’등 다양한 맛이 선보여지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의 매일두유는 전년 대비 30% 매출 성장을 이뤘다”며 “최근 식물성 음료 시장의 성장과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진=다양한 식물성 우유 제품]

[사진=다양한 식물성 우유 제품]

특히 가파른 상승세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것은 아몬드 우유다. 아몬드 우유는 지난 2017년 식물성 우유 전체 시장에서 6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아몬드우유 전문브랜드인 더닐크팩토리 관계자는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은 대략 20% 증가했다”며 “초기에는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으나 건강한 아몬드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판매에서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송석호 마켓컬리 상품기획자는 “올해 3월 식물성 우유의 상품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판매 수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늘어난 수요에 따라 아몬드밀크나 코코넛밀크 등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두유 업계 점유율 1위인 정식품도 두유 외에 ‘리얼아몬드’, ‘리얼월넛’, ‘리얼코코넛’을 출시하며 식물성 우유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정식품 관계자는 “식물성 우유의 시장성을 확인한 자사는 이색 원료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더닐크팩토리’의 아몬드우유 제품]

[사진=‘더닐크팩토리’의 아몬드우유 제품]

최근 핫한 트렌드는 귀리우유이다. 슈퍼푸드 귀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귀리우유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뉴욕 내 수 백개의 카페에서 귀리우유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스타벅스도 귀리우유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스타벅스의 귀리우유 도입은 식물성 우유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SPC 그룹 스페셜티커피 브랜드인 ‘커피앳웍스’가 오트 라떼 2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라떼 주문시 귀리우유 옵션도 추가할 예정이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해 선보인 ‘콜드브루 오트 라떼’와 ‘카페 오트라떼’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외에 슈퍼곡물을 이용한 퀴노아나 햄프 우유도 등장했으며, 마카다미아나 캐슈넛 등의 견과류, 완두콩 등의 다양한 식재료들이 우유로 개발되고 있다. 민텔의 음료 전문 애널리스트인 메건 햄블턴은 “각종 슈퍼푸드로 각광받는 식재료가 활용되면서 식물성 우유의 종류와 시판 브랜드는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orgeous@heraldcorp.com

2019.04.0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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