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연 닥터키친 대표 “당뇨환자도 먹는 즐거움 누려야”

[라이프]by 리얼푸드

-닥터키친, 국내 대표 식이요법 기업으로 ‘급성장’

-컨설팅ㆍ대기업ㆍ사모펀드 거친 박재연 대표

-“건강하고 맛있고 풍요로운 식생활 돕는 게 목표”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수십 년간 즐겨온 식습관을 한 순간에 바꿀 수 있을까요? 당뇨환자도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맛있게 먹을 권리가 있어요.”


식이요법 전문 연구기업 닥터키친의 박재연 대표는 “당뇨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야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닥터키친 제공]

[닥터키친 제공]

2015년 7월 설립된 닥터키친은 당뇨ㆍ암 질환 등으로 식이요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맞춤 식단을 제공한다.


저염식 위주의 싱겁고 맛없는 식사에 지친 환자를 위해 예전에 먹던 밥상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설탕과 백미, 밀가루는 빼고 천연재료를 활용해 식단을 구성한다.


닥터키친은 당뇨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검증된 약 520개의 식단을 제공하는 등 그 기술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대표적인 식이요법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닥터키친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기업도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닥터키친은 국내 의료ㆍ식품 시스템에 문제의식을 갖고 ‘왜’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고 했다.


“국내 당뇨 환자가 500만명에 달해요. 하지만 당뇨 예방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증상이 심각해져야 치료를 받는데 완치가 어렵고, 병원에서도 수가체계 등 영향으로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어요. 결국 각 개인이 식이요업으로 신경써야 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당뇨환자들의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닥터키친 제공]

[닥터키친 제공]

실제 환자들이 제대로 된 당뇨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국내 대학병원과 진행한 연구 결과 등을 정리한 책 ‘닥터키친의 맛있는 당뇨밥상’을 지난해 출간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와 효성그룹 전략본부 경영혁신팀장,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 디렉터를 거쳤다.


“컨설팅 회사에서는 답을 찾아내고 그 답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요. 일종의 ‘해설자’라고 할 수 있죠. 기업에 가면 직접 뛰는 ‘선수’가 됩니다. 논리를 따지기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강약조절’이 중요해져요. 펀드에서는 명확한 목표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일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런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통찰력은 직접 창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자신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던 외삼촌을 보면서 창업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졌다.


“당뇨 때문에 식이요법을 하는 외삼촌은 가족 모임에서 늘 메뉴 선택이 어려웠어요. 당뇨환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봐도 쉽지 않았죠. 당뇨 환자가 매 끼니 혈당을 안정화시키는 식단을 챙겨먹는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제가 직접 당뇨식단을 바꿔보기로 마음먹게 됐어요.”


창업에 뛰어든 박 대표는 의료진을 직접 찾아다니며 닥터키친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에 공감한 대형 병원들과 잇따라 임상시험을 진행해 당뇨ㆍ암 맞춤 식단의 과학적 검증을 받았다. 이에 기반한 영양 분석을 통해 호텔 셰프 출신의 요리 연구팀이 레시피도 개발했다. 

[닥터키친 제공]

[닥터키친 제공]

닥터키친의 가능성을 보고 벤처캐피탈사도 적극 투자에 나섰다. 설립 이후 카카오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지금까지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박 대표가 주목하는 경영인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다. 그는 아마존이 글로벌 유통ㆍ물류를 장악하기 이전인 6,7년 전부터 베조스를 눈여겨봤다고 했다. 아마존은 드론 배송,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끝없는 혁신을 진행 중이고, 베조스는 최근 세계 최고의 부호로 떠올랐다.


“제프 베조스는 빅픽처(큰 그림)를 그리는 사람입니다. 게임의 법칙을 알아요. 승부수가 어디서 나오는지 예측하고 때가 되면 쭉쭉 밀고 나가는 사람이죠.”


닥터키친도 식이요법 분야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올해부터 요양원, 병원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뛰어들고, 해외 진출을 노리는 등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식이요법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친환경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아이스팩을 친환경으로 바꾸고, 스티로폼 상자도 에코 제품으로 연구 중에 있다.


박 대표는 “환자들이 우리 제품을 쓰지 않더라도 질환 정보 제공 등 여러 도움을 주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면서 “한 사람이 건강하고 맛있고 풍요로운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mss@heraldcorp.com

2019.04.1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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