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엔 ‘커피냅’…커피 마신 뒤 15분간 잠을 청하면?

[푸드]by 리얼푸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수은주가 올라가는 계절이 시작되면 피로한 현대인에겐 난데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습격하는 춘곤증, 식사 이후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식곤증이다. 이럴 때엔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15분~20분간 낮잠을 청하면 좋다. ‘커피냅’ (Coffee Nap)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Coffee)와 낮잠(Nap)은 분명 낯선 조합이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다. 

최초의 ‘커피냅’ 실험은 1997년 영국 러프버러대학 정신생리학과 루이스 레이너(Louise Reyner) 교수에 의해 소개됐다.


루이스 레이너 교수 연구팀은 24명의 피실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커피와 수면의 관계를 조사했다. 각각 커피만 마신 그룹, 15~20분간 낮잠을 잔 그룹, 커피 한 잔을 마시고 15분간 낮잠을 잔 그룹으로 나눈 뒤 이후 피실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운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커피와 낮잠을 함께 한 그룹은 커피만 마시거나, 낮잠만 잔 그룹보다 더 나은 주행 집중력을 보였다. 커피를 마시고 짧은 낮잠을 잔 그룹이 집중력을 요하는 운전 등에서 커피만 마셨거나 낮잠만 잔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비슷한 연구는 또 있다. 미국 라이트주립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수면 장애가 있는 24명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그룹에는 200㎎의 카페인을 투여한 뒤 낮잠을, 한 그룹은 카페인 없이 낮잠을 자게 했다. 이후 피실험자들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카페인과 낮잠을 함께 한 그룹이 이후 활동에서 더 높은 활력과 집중력을 발휘했다.


일본 히로시마 미츠오 하야시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냈다. 연구에선젊은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200㎎을 복용한 뒤 20분간 낮잠을 자게 했다. 그 결과 커피와 낮잠을 함께 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이후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루이스 레이너 교수에 따르면 ‘커피냅’ 효과는 카페인 때문에 나타난다. 카페인은 우리 몸에서 피로감을 유발하는 아데노신과 아데노신 수용체의 결합을 막아준다. 체내에 흡수된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최소 15분 이후. 때문에 커피를 마시고 바로 잠들면 카페인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푹 잘 수 있는 데다, 낮잠을 자는 동안 ‘피로 물질’인 아데노신이 분해돼 개운한 상태로 일어날 수 있다. 낮잠에서 깨어난 20분 뒤에는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시작되니, 이후 수행하는 업무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커피냅’의 원리다.


커피냅은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람, 낮잠을 잘 못 자는 사람에게서도 효과가 나타난다. 15분간 깊은 잠을 잘 필요도 없다. 선잠에 들었다 깨거나, 잠깐이라도 누워 온몸을 쉬게 하면 아데노신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20분 이상 깊은 잠에 빠지면 ‘커피냅’ 효과를 볼 수 없다.


‘커피냅’ 효과를 보기 위해선 섭취량도 중요하다. 연구에서 요구된 카페인은 커피 1~2잔 정도의 양인 200㎎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기준 톨(355g)사이즈의 아메리카노엔 카페인이 150㎎, 드립커피(오늘의 커피)엔 260㎎, 카페라떼와 카라멜마끼아또엔 각각 75㎎이 들어있다.


shee@heraldcorp.com

2019.04.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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