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영동 반야사의 문수전

[여행]by 오마이뉴스

백화산 벼랑 끝에 지어진 전각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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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반야사 항공사진 ⓒ CPN문화재TV

충청북도 영동군에는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백화산이 있다. 요즘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라서 그런지 산은 한창 푸른 빛을 내뿜고 있다. 영동 반야사는 이 백화산 한 자락에 위치한 사찰이다.


통일신라시대 원효대사 혹은 의상대사의 제자로 유명한 상원스님이 720년(성덕왕 19)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다. 반야사는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다.


앞쪽으로는 험한 산세에서 내려오는 석천계곡이 흐르고 있어 백화산이 둘러싼 사찰을 감상하기에 좋다. 마치 자연과 혼연일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백화산의 경치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영동 반야사, 초여름의 기세 좋은 나무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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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전으로 오르는 길 ⓒ CPN문화재TV

반야사에는 숨겨진 보물이 있다. 바로 백화산 자락에 숨겨진 '문수전'이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본 반야사의 모습도 볼만하지만, 백화산에 숨은 문수전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문수전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대웅전 뒤쪽으로 난 길을 통해서 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 길은 석천계곡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갈 수 있다.


문수전은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모습을 숨기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없다. 산길을 따라 만들어진 돌계단을 한걸음씩 오르면 백화산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전각이 하나 보인다. 그 전각이 반야사의 보물 문수전이다.


처음 오르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 산길을 힘들어 한다. 특히 대웅전 쪽으로 난 길을 오르다 보면 계단이 끝난다고 생각할 법한 장소에서 꺾여진 계단이 한번 더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단이 더 있다고?" 하는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오르기 힘들어도 이 돌계단들을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 문수전의 아름다움은 그만큼이나 특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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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반야사 문수전 ⓒ CPN문화재TV

문수전이 위치한 곳은 망경대라고 하는 곳으로 이곳에는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재밌는 설화가 전해진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는 피부병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미대사의 말을 듣고 반야사로 갔다고 한다. 이곳에서 세조 앞에 문수보살이 나타나서 망경대 아래 영천에서 목욕을 하라고 했다. 세조는 문수보살이 시키는 대로 영천에서 목욕을 했고 신기하게도 피부병이 다 나았다고 한다.'

직접 문수전에서 망경대 아래로 흐르는 영천을 바라봤다. 과연, 이런 곳에서 목욕을 하면 만병이 나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문수전에서 바라본 경치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백화산과 그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을 보고 있으면 그 모습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옥빛으로 흐르는 굽이진 계곡, 한창 푸르게 빛이 오른 산과 산의 모습들은 환상적이다.


김민석 기자(kemenes@naver.com)

2020.06.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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