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곳곳의 소박한 맛집따라 발걸음도 며칠을 쉬어가는 곳

[푸드]by 로드프레스

삼척의 바다는 참으로 아름답다.

삼척… 가만 보면 여행으로 삼척을 즐겨 찾는 이들을 거진 본 일이 없다. ​물론 강원도 동해안 라인을 저어기 고성군부터 훑어 내려간다면 고성군 밑의 속초, 양양, 강릉, 동해 다음이 삼척이다. 그 밑으로는 경상북도 울진군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 경계치가 주는 애매함이 분명 존재한다.


오히려 그래서 더욱 때묻지 않은 바다와 넉넉한 인심이 살아있다. 굽이마다 펼쳐지는 바다가 주는 아름다움도 두 말할 필요 없지만 시내에서 맛 보는 다양한 음식들도 그만치나 수수하면서도 풍족하다.


해파랑길 29코스에서 32코스까지 안은 삼척의 바다, 가끔은 긴 여정을 편하게 쉬어가며 몸과 마음을 충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역시나 삼척이 그런 충분한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다고 생각한다. 삼척시에서 맛 볼 수 있는 소박한 맛집들을 소개한다.

1. 칠보식당 (칼국수)

작지만 단단한 식당, 칠보식당

삼척고등학교 인근에 있는 이 작은 식당은 정말 말 그대로 “현지인의 맛집”이다. 삼척까지 와서 누가 칼국수를 먹겠냐고 할 지 몰라도 그 한 그릇이 주는 기분좋은 만족감은 쉽게 볼 것이 아니다.


​훤하게 뚫려있는 주방에서는 연신 젊은 사장님과 일손을 돕는 아주머니의 웃음이 오간다. 엉거주춤 앉아 “칼만두”를 주문하려 하니 벌써 만두가 다 떨어졌단다. 큼지막한 김치만두 세 개가 들어간 칼만두는 그 만두가 주는 특별한 구수함이 굉장한 별미로 알려져 있다. ​어쩔 수 없이 칼국수를 주문한다.

칼국수 5,000원!

칼국수가 한 그릇 가득 나온다. 그 양에 놀라고 근래 보기드문 “정석적인 꾸미”에 놀란다. ​먼저 국물을 떠 먹어본다.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곱게 푼 계란이 주는 구수함과 부드러움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김가루와 양념장을 푸니 간이 더해져 약간은 더 자극적인 맛으로 변한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양념장은 따로 달라 하여 먼저 반드시 그 원형의 맛을 즐겨보시길 추천한다.


​함께 나온 무채와 김치는 이 기본을 제대로 지키는 칼국수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그 자체만으로도 한도 끝도 없이 면이 들어간다. 이렇게나 가득 나왔는데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다. 남은 면과 국물에 밥을 비빌듯이 말아 김치와 무채를 얹어 먹어제낀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알 바 아니다.


그래, 칼국수는 이 맛이다. 누가 뭐라한들, 그 어떤 장식과 부산물을 더 한들 기본을 제대로 지키는 것 만큼 만인의 사랑을 받는 법은 없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만난 이 “진짜 칼국수”가 너무나 반갑다. ​멀리서 와서 한 그릇 잘 비우고 간다. 그 사이 가득 들어찬 손님들은 죄다 동네 주민, 학교 직원 및 관공서 직원들이다. 과연 그럴 만 하다.

  1. 칠보식당 : 강원도 삼척시 사대안길 28 / 033-573-7510
  2. 메뉴 : 칼국수 코스 5,000원, 칼만두 6,000원
  3. 영업시간 : 10:00 ~ 16:00 ※재료 소진시 마감
  4. 주차가능

2. 번개시장 회 좌판

06시부터 10시 남짓까지, 짧게 여는 번개시장

삼척에 와서 번개시장을 안 가봤다면 큰 것을 놓친 셈이다. 새벽녁부터 여는 번개시장은 간 밤에 잡아올린 생선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새벽같이 열어 아침시간이 좀 늦을때 즈음 거진 다 문을 닫기에 정말 “번개”같이 사라진다 하여 번개시장이다.


이른 아침 찾아가보면 정말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결코 큰 규모의 시장은 아니지만 해산물에 관해서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말이 사실이다. 바구니 가득 담은 가자미가 만원, 새우 한 무더기도 만원, 통통한 생대구 한 마리도 만원이다. 잘 말린 반건조 생선도 크기에 따라 3~4마리에 만원이다. 여기가 만원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이구나.

모든게 만원 한장!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회 좌판이다. 아나고(붕장어)회, 가자미 세꼬시(뼈째 자른 회), 오징어회, 부시리회, 광어회 등 모두 한 팩에 만원이다. 갓 손질해 바로 팔리기에 신선도 또한 문제 없다.


질과 양으로 본다면 역시 가자미 세꼬시가 일등으로 꼽힐 만 하다. 숙소를 잡았다면 한 팩 사서 즐겁게 돌아갈 일만 남았다. (여기서도 팁! 번개시장에서 회가 아닌 생선을 산다면 사고나서 시장 내의 진미식당을 찾아가자. 대구를 사간다면 대구탕을 끓여주고 구이용은 구워주고 조림용은 졸여준다. 인당 백반 값에 생선 요리비 5천원을 내면 내가 산 생선을 그 자리에서 맛 볼 수 있다.)

인생 최고의 회덮밥

숙소에 와서 이 회를 가장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먼저, 적당히 식은 밥! 거기에 회를 사면 함꼐 주는 채소를 넣고 상추를 손으로 찢은 다음 밥보다 훨씬 많은 양의 회를 얹는다. 여기에 참기름을 두르고 초고추장을 뿌리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회덮밥이 완성이다.


뼈째 썬 가자미의 달디 단 감칠맛은 정말 동해안에서 맛 봐야 할 필수적인 맛 중 하나이다. 여기에 새콤매콤하게 비벼진 채소와 밥이 어우러지니 한도끝도 없이 들어간다. 종내 소진된 기력을 단 한 번에 되찾아주는 맛이다. ​회 한 팩이면 넉넉히 성인 남자 세 명이 배불리 먹고 남을 정도의 회덮밥이 만들어진다. 그 맛은 정말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 잊을 맛이다.

  1. 번개시장 회 좌판 : 강원도 삼척시 중앙로 10
  2. 메뉴 : 가자미회, 붕장어회, 부시리회, 쥐치회, 광어회, 오징어회 등 한 팩 1만원
  3. 영업시간 : 06:00 ~ 10:00
  4. 주차가능

3. 초롱식당

삼척항의 끝에 자리한 초롱식당

삼척항의 분주함을 지나쳐 삼척항 대게거리를 빠져나간다. 그 항구의 번잡함이 사라지고 다시금 삼척 바다의 고요함이 찾아오는 곳에 위치한 초롱식당 또한 앞서 소개한 곳들과 마찬가지로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주 메뉴는 생선구이, 생선조림, 곰치국 등이다.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이 맛있고 식당이 넓고 쾌적하여 편안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아침 07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근의 항구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관광버스의 기사분들 또한 많이 찾는 곳이다.

생선구이 小, 23,000원

생선구이 小를 시킨다. 가자미 두 마리와 고등어 자반 한 마리(두 토막), 미처 물어보지 못 한 생선 한 마리(생선의 종류는 바뀔 수 있다.)가 구워져 나온다. 보기보다 크기가 크고 두꺼워 성인 셋이서도 충분히 먹을 만 하다. (小는 2인 기준으로 공기밥 2개가 기본으로 나온다.)


함께 나온 미역국의 진득한 맛은 그대로 몸 속으로 들어가 피를 타고 돈다. 속이 풀린다는 것이 이런 말이렷다. 화려한 가짓수의 찬은 아니지만 무엇하나 입맛에 안 맞는 것이 없다. 기본적인 손맛이 확실한 곳이다.

이만한 아침상도 받기 힘들다.

이른 아침, 항구의 밥상으로 여행자들에게 이만한 것도 드물 것이다. 겨울이 되어야 맛이 배가되는 곰치국이나 도루묵 조림이기에 다른 메뉴를 맛 보기 힘들다는 것이 아쉽지만 구워져 나온 생선의 맛, 구운 정도와 밑반찬의 맛으로도 무엇을 선택하건 후회없을 집이라는 확신이 든다.

  1. 초롱식당 : 강원도 삼척시 새천년도로 119 해원아파트상가 2층 / 033-573-5990
  2. 메뉴 : 생선구이 小 23,000, 中 30,000, 大 40,000 / 생선모듬찜 小 30,000, 中 35,000, 大 45,000 / 곰치국 15,000, 생태탕 10,000원 등
  3. 영업시간 : 07:00 ~ 22:00
  4. 주차가능

by 장재원

2020.08.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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