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과 온갖 렌즈가 우리를 감싸는 ‘빅 브라더’ 시대, 네모난 프레임에 갇힌 사진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사진은 객관적으로 무엇인가를 재현한다’라는 말은 지금도 통용되는 명제일까. 과거보다 ‘셔터 욕구’를 자극하는 사건·사고가 줄어든 데다 초상권까지 강화된 오늘날, ‘역사의 한 장면’을 남기겠다는 사명감은 여전히 보도사진가의 클리셰로 존재하고 있을까. 포털사이트 검색 한 번이면 비슷한 사진 수백 장이 나타나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과연 어떤 보도사진이 우리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보도사진을 보며 들었던
비엔나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헝가리 국경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 마을 로켄하우스. 매년 여름 이곳에서는 <로켄하우스 실내악 축제>가 열린다. <로켄하우스 실내악 축제>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Gidon Kremer)가 1981년 창설한 축제다.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음악 축제는 깊은 우려를 딛고, 많은 이의 관심 속에 열흘 동안 하루에 최소 2회, 많게는 4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연주 없이 몇 달을 견뎌온 음악가들과 관객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었다. 1812년,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그것이 민초(民草)였고, 시대를 발전시킨 힘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敵)과의 사투로 모두가 지친 2020년도 마찬가지다. 고단한 일상에서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서로를 다독이는 사람들. 그 모두를 위한 희망의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예상치 못한 역병 앞에 가혹한 시기를 나고 있는 연극계가 ‘2020 연극의 해’를 맞아 스스로에게, 그리고 함께 역경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선물, 연극 <레미제라블>이다. 오는 8월 7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개
코로나19가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초기만 하더라도 한두 달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대면 접촉을 통한 라이브 공연이 기본인 공연계는 특히 그 변화의 폭이 크다. 지금까지 서서히 변화 발전했던 공연계의 흐름은 코로나19라는 문턱에 걸려 급격한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현대 공연의 대표적인 경향인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은 관객들과 친밀감을 유지하는 형식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코로나19 이후 바로 그 친밀한 형식 때문에 제
우리가 몰랐던 명성황후와 고종의 이야기, 간결하되 무게감 있는 이미지의 미장센, 중독성 강한 음악과 에너지가 응축된 군무. <잃어버린 얼굴 1895>(이하 <잃얼>)는 서울예술단이 추구하는 ‘창작가무극’의 정의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다. 2013년 초연 이후 네 번째 공연을 준비 중인 새로운 명성황후 박혜나와 ‘고종 장인’ 박영수를 만났다. 박혜나: 서울예술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심도 깊은 군무의 완성미를 좋아해서 즐겨 보러 오던 관객이었다. <잃얼>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무대와 군무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명성황후라고 하면 “나
쥘 마스네의 <마농>은 19세기 프랑스가 탄생시킨 가장 기념비적인 명작이다. 무릇 프랑스 오페라는 감각적인 세련미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목소리에 집중하는 이탈리아 오페라나 강력하고 논리적인 관현악 전개가 중시되는 독일식 음악극과는 달리, 프랑스의 오페라는 언어 자체의 정묘한 울림을 중시한다. 감미롭게 울려 퍼지는 낭송조의 대사가 있고, 오케스트라 음악 또한 극의 전개와 장면을 장악하여 해설하기보다는 인물이 처한 정황과 섬세한 내면 심리를 목탄화처럼 조심스레 묘사한다. 아름다운 아리아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탈리아처럼 귀에 착
요즘 큰 인기를 끄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발견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했던 연기파 배우들의 면면이 눈에 띈다는 것. 언론에서는 이들을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숨은 실력자들의 발굴’ 등의 수식어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미 연극·뮤지컬 무대를 통해 연기의 경험치와 폭을 끊임없이 넓혀왔던 배우들인 경우가 많다. 특히 1988년 개관해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켜온 예술의전당은 모든 배우들이 꼭 한 번쯤 오르고 싶어 하는 무대이자, 오랜 시간에 걸쳐 걸출한 스타 배우들을 다수 배출해
이번 연재는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소개하는 ‘내 인생의 공연’을 다룹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관객분들께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기획했습니다. 예술가들의 인생에서 크게 힘이 되었던 공연이나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공연을 소개함으로써 위기 극복에 대한 희망이 여러분께 전해지길 바랍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무용가 박지선이 ‘한국춤’이라는 같은 길을 걷는 두 모녀가 함께 공연한 <모전여전>을 돌아보았습니다. 인간이 첫 말문을 트며 내는 소
이번 연재는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소개하는 ‘내 인생의 공연’을 다룹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관객분들께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기획했습니다. 예술가들의 인생에서 크게 힘이 되었던 공연이나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공연을 소개함으로써 위기 극복에 대한 희망이 여러분께 전해지길 바랍니다. 이번 호에서는 해금 연주가 천지윤이 해금과 현대음악, 그리고 시의 만남을 시도한 <천지윤의 해금 : 관계항3 : 시(詩)> 공연을 돌아보았습니다. 기존
이번 연재는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소개하는 ‘내 인생의 공연’을 다룹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관객분들께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기획했습니다. 예술가들의 인생에서 크게 힘이 되었던 공연이나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공연을 여러분께 소개함으로써 위기 극복에 대한 희망이 여러분께 전해지길 바랍니다. 이번 호에서는 유럽과 한국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바리톤 이응광이 드라마틱하게 유럽 무대에 데뷔하는 계기가 된 오페라 <라 보엠> 공연을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