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예전 씨의 아카데믹한 하루

[컬처]by 예술의전당

나예전 씨 가족의 생활은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와 함께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들이 한두 가지씩 강좌를 듣고 그 강좌를 통해 알게 된 공연과 전시들을 함께 보곤 한다. 보고 싶은 공연 전에 강좌를 통해 기본 지식을 배우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공연을 보면 감동이 훨씬 커진다. 예술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나예전 씨의 아카데믹한 하루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날, 나예전 씨는 서둘러 설거지를 마치고 외출 준비를 한다. 오늘은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특강 강좌가 있는 날이다. 오페라 입문자를 위한 강의로, 이 강좌를 듣고 난 뒤 스스로 유튜브를 찾아보거나 DVD를 구입해 오페라를 감상할 정도가 됐다.

 

나예전 씨는 매주 목요일 예술의전당으로 수업을 들으러 간다.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오늘 나예전 씨가 오페라강좌에서 배울 작품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다. 대형 강의실에서 엄선된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오페라는 한 주의 피로를 씻어준다. 이 오페라는 한 달 뒤 공연도 예매해 두었기 때문에 미리 배우고 공연을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터다.

 

처음 아카데미 강좌를 알게 된 것은 첫째 아이를 어린이미술아카데미에 보내면서부터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났기에 ‘광클’을 해야만 수강신청에 성공할 만큼 인기 강좌다. 미술을 좋아하는 딸이 창의적인 커리큘럼으로 진행되는 어린이미술아카데미를 아주 즐거워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꼬박 3년을 빼놓지 않고 다녔다. 그 영향인지 딸은 지금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있다.

나예전 씨의 아카데믹한 하루

오늘은 함께 오페라를 공부하는 같은 반 수강생들에게 시아버지의 전시회 초대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나예전 씨의 시아버지는 이미 20년째 서예아카데미를 다니고 계신다. 정년퇴직 후 서예와 함께 사군자도 섭렵해 동호인들과 함께 1년에 한 번씩 여는 그룹전에도 참여하신다. 이번 전시에는 세 작품이나 출품하셨다고 한다.

 

나예전 씨의 친구들은 평소 예술의전당을 자주 드나들며 늘 문화생활을 하는 나예전 씨를 몹시 부러워한다. 오늘은 그 친구들에게 아카데미의 강좌들을 알려주기 위해 홍보용 책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인문아카데미, 공연·음악 감상아카데미, 미술실기아카데미, 어린이미술아카데미, 음악영재아카데미, 서예어린이아카데미 등 6개 아카데미에 강좌 수가 거의 150개에 이른다. 아카데미 담당직원에게 물어보니 수강생 수는 무려 4000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거의 시민예술대학이라고 일컬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다.

나예전 씨의 아카데믹한 하루

나예전 씨는 아카데미와 함께하는 생활이 몹시 만족스럽다.삶이 여유로워지고 가족 간 대화가 늘어나며 일상 속에 문화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을 느낀다. 마침 3월부터 시작하는 정규강좌 접수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와 나예전 씨는 다음 학기에는 어떤 강좌를 들어볼까 고민 중이다. 이번 기회에 예술의전당 아카데미를 궁금해하는 친구들과 성악아카데미를 들어볼까? 15주 강좌 후에는 작은 음악회도 있다고 하니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설수도 있겠다. 아니면 날씨 좋은 날 이젤을 펴고 야외스케치도 할 수 있는 미술실기프로그램을 들어볼까? 사업에 바빠 매일 퇴근이 늦는 남편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우리 땅 지리여행> 강좌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나예전 씨의 즐거운 고민은 끝날 줄을 모른다.

 

* 본 칼럼의 ‘나예전’은 가상의 인물임을 알려드립니다.

 

글 손미정 예술의전당 교육사업부장

 

위 글은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2019년 3월호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2019.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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