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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뚱뚱한 사람 안뽑아요"...일본 기업에서 살찐 직원을 싫어하는 진짜 이유

by살구뉴스

"뚱뚱한 사람 안뽑아요"...일본 기업에서 살찐 직원을 싫어하는 진짜 이유  

연합뉴스 / SBS

연합뉴스 / SBS

일본 사람 중 스모선수를 빼고는 살찐 사람을 보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글이 많이 올라오곤 합니다. 실제 일본은 세계 선진국 중 비만율이 가장 낮습니다. 30세가 넘는 성인으로 체질량 지수(BMI)를 비만으로 정의하는 국제 표준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미국인은 36.2 %가 비만인데 비해 일본인의 비만은 4.3% 미만입니다.


우리에게 체형을 선택할 권리가 있을까요? 내 몸이니 당연히 내 마음대로 가능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저희는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압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외모지상주의를 넘어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라는 편견까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살찌는 것에 대해 법적 제재까지 가한다면 더 이상 우리에게 '뚱뚱할 권리'는 남아있지 않은 것이겠죠.

일본의 경우 비만 방지를 위해 보다 급진적인 방식으로 시행 중인 법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뱃살 '뚱뚱'...일본은 법으로 관리

최근 가수 김정민의 일본인 아내 루미코는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일본은 각 기관에 근무하는 남녀가 40세 이후 복부비만이 되면 회사와 정부 기관이 벌금을 내야 한다"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루미코가 소개한 법은 지난 2008년 제정되어 현재까지 일본에서 시행 중인 일본식 비만금지법, 일명 '메타보법'입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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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은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메타볼릭 신드롬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법인데, 국제 당뇨병 연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허리둘레의 기준을 정한 것입니다. 직장인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허리둘레를 측정해서 남성은 89.98㎝(35.4인치), 여성은 78.74㎝(31인치)를 초과하면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 소속기관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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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둘레가 남성은 85cm, 여성은 90cm를 초과할 경우 3개월 이내에 사이즈를 줄여야 합니다. 만약 3개월이 지나도 사이즈 관리에 실패한 경우 음식 조절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6개월이 경과 후 실패할 경우 재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스모선수는? 이들은 예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비만 예방을 위한 제재를 담은 법이 존재합니다. 어린이 식생활안전 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교내에서는 고열량, 저 영양 식품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고, 어린이 기호식품 중 고열량 저 영양 식품 등에 대하여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텔레비전 방송광고를 제한하는 규정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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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2004년에 이미 모든 학교에서 탄산음료 자판기 판매를 금지했고, 2017년부터는 탄산음료의 무제한 리필을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그 외 전 세계적으로 42개 국가가 비만율 억제를 위해 각 당 음료, 탄산음료, 과자, 정크푸드 등에 비만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앞서 비만예방을 위해 법을 시행 중인 다수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비만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탄산, 설탕 등의 판매에 제재를 가하고 세금을 부과한 반면 일본의 '메타보법'은 복부비만이라는 결과 자체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무척 급진적인 방식으로 보입니다. 어떤 이유로, 무엇을 먹고 살이 쪘는지는 모르겠으나 살이 쪘으면 그 살 자체가 문제라는 것.

”개인의 선택과 사적인 영역을 사회가 침범할 수 있는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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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정크푸드에 적용하는 '비만세' 도입이 세계적인 대세가 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의 메타보법은 '개인의 선택과 사적인 영역을 사회가 침범할 수 있는가'하는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이번에 루미코가 방송을 통해 해당 법에 대해 소개할 당시에도 진행자인 김원희는 ”어떻게 보면 좀 언짢을 수 있지 않냐, 내 몸은 제가 관리해야 하는 것인데”라고 반박의견을 내놓았는데요. 이에 대해 루미코는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비만 기준치를 초과한 개인은 의료기관으로부터 맞춤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후지TV

후지TV

뚱뚱하다는 이유로 핀잔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지나칠 정도로 마르든 아니면 살이 찌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체형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개인의 선택과 사적인 영역을 사회가 침범할 수 있는가’라는 논란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나 비만인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일본 사회 전반에 더 큰 불안을 야기할 지도 모릅니다.

 

다만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입장에서는 정부 방침에 따르는 것이 불이익이 덜할 것이고 이를 따르자면 복부비만을 관리하지 않은 직원으로 인해 벌금을 낼 수도 있는 상황. 결국 복부비만을 가진 당사자가 자연스럽게 회사의 눈치를 보게 되지 않을까요?


김진갑 기자 dhksgh1212@salgo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