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로만 만든 자장면을 파는 곳이 있다. 돼지비계의 녹진한 기름 맛이 아닌 야채의 담백함으로만 맛을 낸 곳 말이다. 채식을 하는 이들에게는 보석 같은 곳이 40여년 동안 여의도를 지키고 있다. 서울에 살다 보면 즐겨찾는 자신만의 벚꽃 명소가 있다. 지금은 많은 곳에 벚꽃 거리가 조성돼 흐드러진 벚꽃의 정취를 쉽게 느낄 수 있지만 예전에는 벚꽃을 보려면 오랜 시간 전철을 타고 가야만 했다. 바로 인파 속에서 떨어지는 꽃잎을 보던 여의도다. 어머니 집 오래된 앨범 안에는 지금은 사라진 여의도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며 제법 멋진 포즈를 취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음식 중 하나를 꼽자면 바로 간장게장이다. 게장의 녹진한 맛과 간장의 달큰한 맛, 따끈한 밥에 비볐을 때 올라오는 풍미는 진정 우리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의 깊이가 아닐까 싶다. 맛의 기억은 오래간다. 군대시절 처음 먹어보았던 포항에서의 과메기는 지금까지도 서울에서 맛보지 못하는 깊은 맛으로 기억되고 있고 어린 시절 처음 먹었던 간장게장의 비린 맛은 상당히 오랫동안 내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어린 시절 바닷가 갯벌에서 바카지라 불리는 돌게를 잡아다 게장을 담그시는 어머니를 보며, 어머니의 어떤 음식도 주
오래된 시장엔 그 역사만큼 오래된 맛집들이 있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로 우림시장에서 30년간 자리를 지킨 해물요리 전문점 ‘양미’는 그 맛집들 중에서도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음식점이다. 장을 본 후 먹는 양미의 해물찜은 추운 겨울에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1970년 골목길에서 시작한 우림시장은 어느덧 50년이 넘는 세월을 자랑하는 동네에서 사랑받는 재래시장이 됐다. 꽤 멀리서도 장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은 우림시장은 동네 시장치고는 드물게 소 곱창 같은 특수재료나 산지 재료들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 어머니는 종종 버스를 타고 우림시
북적이는 시장 골목, 지하 식당가에는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안동국수집이 자리하고 있다. 부드럽게 삶은 수육, 반죽이 쫄깃한 배추전은 안동집 손칼국시와 함께 경동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한끼를 선사해 준다. 평생을 재단사로 일한 아버지의 마지막 공장은 서울 제기동의 어느 2층 건물이었다. 1층에는 1970~1980년대엔 성행했을 법한 작은 시장터가 있었고 그 2층에는 원단이 가득 쌓여 있는 공장들이 삼삼오오 모여 미싱소리와 함께 적막한 골목길을 밝혀 주었다. 요리학교를 다니던 때라 부모님 공장에 들러 직접 양념한 불
만성리 해변의 바닷바람은 여느 해변보다 따뜻하게 다가온다. 횟집들 가득한 바닷가에서 오롯이 따뜻한 전골을 끓여 내는 곳이 있다. 12월. 예년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가 크게 싫지만은 않다. 오랜만에 찾은 여수 만성리 해변의 날씨는 늦가을보다는 초봄 같은 포근한 바닷바람이 불었다. 장인이 여수에 자리를 잡은 지 어느덧 15년이 넘어간다. 산을 깎고 도로를 정비하고 건물을 지어 만성리 해변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있는 장인의 펜션은 해돋이를 보기에 정말 최적의 장소다. 아침잠이 없는 아들과 함께 해변 나들이를 나섰다. 햇살이 비추는
배우 한예슬이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유튜버 고(故)김용호를 언급했다. 8일 한예슬은 유튜브 채널 ‘한예슬 is’에 ‘Long Time No See 오랜만이에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그는 “그동안 미국에 오래 있었다. 올해 작품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작품에 들어가기 전 힐링이 필요할 거 같았다”며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한예슬은 “SNS에 일상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SNS의 노예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좋은 곳을 가도 포토 스팟부터 찾게 됐다. 힐링하는 시간에 이렇게 하는게 유익할까 싶어 유튜브 및
어릴적 스스로 식사 챙기며 요리에 흥미 日 가이세키 요리 배우며 스타일 만들어 요리 준비하는 전 과정 손님들에 오픈해 바삭한 식감의 금태구이 시그니처 메뉴 조리과정 하나하나 집중하며 디테일 살려 맛·서비스·분위기 3박자 맞아야 만족 커 와쇼쿠예인의 우예인 셰프를 만났다. 우 셰프는 일본 ‘긴자 시노하라’와 코우지 계열의 ‘호시노소라’ 출신이다. 어릴 때는 부모의 맞벌이로 스스로 식사를 챙겨먹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어린 우 셰프가 만든 음식을 먹어본 어머니의 맛있다는 칭찬 한마디가 지금의 우 셰프를 만들어 주었다. 맛있게 식사하는
가파른 계단 올라 출렁다리 건너면 ‘짜릿짜릿’/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린 소금잔도 ‘간담 서늘’/국내 최장 404m 울렁다리 서면 가슴이 ‘울렁울렁’/치악산둘레길 ‘싸리치옛길’에선 고즈넉한 힐링 즐겨 “휘이익∼ 휘이익∼.” 구멍이 숭숭 뚫린 다리 발판 밑으로 마치 잡아먹을 듯이 굉음을 내며 사납게 달려드는 매서운 바람. 갑자기 하늘마저 컴컴해지더니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눈보라. 더구나 이름처럼 울렁다리마저 엇박자로 요동치니 건장한 사내도 몸을 가누기 쉽지 않다. 날씨도 안 좋은데 괜히 왔나. 그렇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리를 반쯤
작은 바 테이블로 시작 2년전 확장 이전 국물 끓는 시간엔 창문 가득 뿌연 김 서려 맑은 국물에 대파·숙주·양지 가득 올라간 육향 가득한 양지쌀국수 추위 녹이기 제격 고수 추가해 올려 먹으면 맛도 향도 두배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다. 특히 이렇게 추운 계절에 말이다. 하마 쌀국수는 깊은 맛의 국물이 가득한, 추운 겨울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오랜만에 회기동에 방문했다. 2015년 처음 가게를 차렸던 회기동은 3년 전 가게를 이전하고 난 후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터줏대감 같던 오래된 가게들도 팬데믹(
일반 명의 카드를 전씨가 가입비 1000만원 블랙 카드로 래핑 피해자들 투자금 입금 통로, 벤틀리 대금 계좌도 경호팀장 명의 35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27)씨에 이어 그를 경호해온 경호팀장도 최근 구속된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또 형법상 사기, 공문서 위조, 위조공문서 행사,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전씨를 구속기소했다.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30억원을 건네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