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훔친 청년과 경찰이 맺은 '2만원의 연(緣)'

[이슈]by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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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등을 훔쳐 절도죄를 저질렀던 A(28)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모 경사에게 2만원을 받았고, 돈을 벌어 갚으려 경찰서에 다시 찾아갔다는 취지로 적은 글.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누리집 갈무리

돈이 없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등을 훔치다 검거된 청년에게 한 경찰관은 2만원을 건넸고, 이 청년은 구직 후 첫 월급을 받자마자 돈을 갚겠다며 경찰관을 찾아갔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A(28)씨는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는 이 사건 닷새 전에도 이 편의점에서 조각 케이크 하나를 훔쳤었다.


이에 A씨는 절도죄로 검거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가 이 편의점에서 훔친 삼각김밥과 조각 케이크의 가격은 모두 4500원이었다.


당시 취업 면접을 준비 중이던 A씨는 “생활고로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끼를 하지 못해 배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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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은 절도 혐의로 A씨를 입건한 뒤 편의점 업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바람에 선처를 해달라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이모 경사는 A씨의 사연을 들은 뒤 그에게 2만원을 건넸다.


그로부터 한 달 후쯤인 지난 17일 A씨가 경찰서를 스스로 찾아왔다.


한 달 사이 구직을 해 첫 월급을 타게 된 A씨가 이 경사에게 돈을 갚겠다며 음료수를 사 들고 온 것.


당시 외근 중이었던 이 경사는 A씨와 전화 통화를 통해 ‘마음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돌려보냈다.


A씨는 이 같은 사연을 경찰서 누리집에 적어 알렸다.


그는 “담당 형사님께서 ‘아무리 힘들어도 범죄는 안 된다’는 깊은 뉘우침을 느끼게 해줬다”며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거라며 2만원을 주셨고, 그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경사는 “별것도 아닌 일로 이렇게 고마움을 전달받으니 쑥스럽기도 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사건 관계자들의 마음을 살피는 경찰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2019.04.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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