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정상회담 111분 지각한 푸틴…자정 넘겨 새벽 회담

[이슈]by 세계일보

'비핵화 실질적 진전'에 공감 / 문 대통령 "건설적 역할 지속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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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한 호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한·러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번째다.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두 시간 가까이 늦게 나타났다.


이날 회담은 당초 28일 밤 10시 45분부터 리가로열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앞서 잡혔던 푸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길어지면서 무려 111분이나 순연됐다. 결국 이튿날인 29일 새벽 0시 36분에서야 ‘새벽 회담’이 시작됐다. 회담장에는 푸틴 대통령이 먼저 도착했고 곧바로 문 대통령이 입장했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현시점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진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했다. 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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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진전과 한반도평화·번영을 위한 우리측 노력에 대해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를 표하면서 4·25 러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보여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 교역량도 작년에 31% 증가했고, 작년 양국 간 인적교류도 7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푸틴 대통령과 다섯 번째 만났는데 만난 횟수만큼 한러 관계가 발전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동료국 중가장 핵심적인 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과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에 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작년 같은 경우 교역은 29% 증가했고 올해도 1∼4월 39% 증가하는 등 교역이 늘고 있다”며 “러시아에는 150개 한국 기업이 활동 중이고 러시아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액도 27억불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회담에서는 이런 쌍방의 실무 문제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를 서로의 관심 문제로 토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가 지난 4월 말 북한 지도자와 만난 것 고려하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그 회담에 대한 제 인상을 공유하고 정세를 전반적으로 토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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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번 회담에 대해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 양국 관계 발전방안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늦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계기에 이뤄진 두 정상의 첫번째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34분 지각했다. 2018년 6월 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 때는 푸틴 대통령이 공식환영식에 52분이나 늦으면서 이어진 정상회담도 40분 늦게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과 2016년 9월 러시아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때도 각각 40분, 1시간 45분이나 지각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의 회담에도 늦는 사례가 적지 않아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는 4시간을 늦었고, 2016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는 2시간을 늦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2019.06.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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