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신창원 “용변 보는 모습까지 감시… 인권 침해” 진정

[이슈]by 세계일보

인권위 “사생활 비밀 등 침해”… 개선 권고

세계일보

‘희대의 탈옥수’로 불린 신창원이 재판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1990년대 후반 탈옥한 뒤 장기간 수사망을 피해 다녀 ‘희대의 탈옥수’로 불렸던 무기수 신창원(53)이 교도소 측이 폐쇄회로(CC)TV 등을 이용해 지나치게 자신을 감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조사 끝에 신씨가 교도소에서 받는 처우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교도소 등에 개선을 권고했다.


이날 인권위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5월 낸 진정서에서 “20년 넘게 독방에 수감돼 있고,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씨는 “독거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 노출되고 있다”며 “독거 수용과 전자영상장비를 통한 감시가 20년 넘도록 지속되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신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1997년, 교도소를 탈옥해 수사망을 피해 다니다 2년6개월 뒤인 1999년 7월 검거됐다. 이후 그는 20여년간 독방에 수감돼 CCTV를 통한 ‘특별 계호’를 받아왔다. 신씨가 복역 중인 교도소 측은 “신씨가 장기 수형생활로 인한 정서적 불안으로 언제든 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할 수 있고, 다시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특별 계호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에서 신씨는 3년마다 실시되는 교정심리검사의 공격성향·포기성향·자살성향 등의 점수가 일반 수형자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인권위는 신씨가 오랜 시간 동안 교도소에서 모범적으로 지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교도소 측이 신씨를 독방에 수감하고 CCTV 등으로 감시한 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크게 제한한 행위라고 부연했다. 인권위는 “신씨가 1997년 교도소를 탈주하고, 2011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자살 시도를 한 것 외에는 현재까지 징벌을 받는 일 없이 생활하고 있다”며 “교도소 측이 신씨에 대한 특별 계호 지속 여부를 결정할 때 신씨의 인성검사 결과나 수용 생활 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등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권위는 신씨가 수감돼 있는 광주지방교정청 산하 교도소와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교도소장에게는 교도소의 지나친 감시로 신씨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다며 특별 계호 지속 여부 등을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 장관에게는 유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별 계호의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 등을 권고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2020.02.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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