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침범 러 군용기는 ‘전략폭격기’…무력시위 가능성도

[트렌드]by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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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TU-95 전략폭격기. AP 연합뉴스

중국 정찰기와 러시아 폭격기가 23일 오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폭격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 시켜 차단 기동을 하는 한편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했다. 중국 군용기는 ‘Y-9 정찰기’, 러시아 군용기는 ‘TU-95’ 전략폭격기로 각각 추정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아침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KADIZ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4분경 중국 군용기 2대가 이어도 북서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오전 7시 14분쯤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쪽에서 비행하다가 7기 49분 울릉도 남방 약 76마일(140㎞) 근방에서 KADIZ로 재진입했다.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올라가던 중국 군용기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지나 오전 8시 20분쯤 KADIZ를 이탈했다.


KADIZ를 이탈한 중국 군용기는 오전 8시 33분에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러시아 군용기 2대와 합류해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이어 오전 8시 40분 울릉도 북방 약 76마일 근방에서 KADIZ로 재진입했다.


이어 최초 KADIZ에 진입했던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는 오전 9시 4분쯤 울릉도 남방에서 KADIZ를 벗어났다.


기존 러시아 군용기 2대와 별개로 동쪽에서 TU-95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용기 1대도 KADIZ에 진입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는 즉각 차단 기동에 나서 폭격기가 오전 9시 9분에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플레어를 투하하고 경고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를 했다.


러시아 군용기는 오전 9시 12분에 독도 영공을 벗어났다.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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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K. 연합뉴스

독도 영공을 침범했던 러시아 군용기 1대는 오전 9시 15분에 KADIZ를 이탈했다가 오전 9시 28분에 KADIZ에 재진입했고, 오전 9시 33분에 독도 영공을 2차 침범했다.


이에 공군 전투기가 다시 경고사격을 하자 오전 9시 37분 독도 영공을 이탈해 북상했다. 2차 영공 침범은 오전 9시 33분부터 37분까지 4분간이었으며 이 러시아 군용기는 오전 9시 56분에 KADIZ를 이탈했다.


군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상공에서 합류해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러 간에 합동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동해 상공 합동비행이 다음 달 5일부터 3주간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일종의 대미 압박 형태의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진입,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행위에 대해 이날 오후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엄중 항의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9.07.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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