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지연- 한번쯤 경험했을 법 하지만 그 누구도 즐기지 않는다. 환승 실패, 기후로 인한 항공편 취소 및 장비 문제는 여행의 피로를 더한다. 하지만 공항에서의 경험이 썩 나쁘지 않게 느끼게 해주는 공항들도 있다. 최근, 유명 건축가들은 공항 디자인이 실용적이고 혁신적일 수 있으며, 승객들의 여행 경험을 향상시켜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들을 소개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아름다운 국제 공항이 국내에도 있다. 미국의 펜트레스 건축(Fentress Architects)이 설계 디자인한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한 이례 세계 최고의 공항 순위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마치 미래의 우주 정거장처럼 보이는 건축 내부에는 찜질방,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 영화관, 쇼핑몰, 무료 샤워 등 다양한 시설들을 누릴 수 있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공항 내부의 한국문화 박물관에는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전통 문화 및 역사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 바라하스 국제공항

위치: 마드리드, 스페인

 

바하라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천장부터 봐야할 것이다. 물결 모양의 높은 드높은 천장은 사람들을 압도 시킨다. 빠르게 유럽의 주요 여행 중심지가 되고 있는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국제 공항은 승객 친화적이면서도 역동적이고 아름답다. 거대한 규모의 제 4 터미널은 유리로 되어 있으며, 대나무로 만든 천장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대나무로 만든 천장을 강철빔이 지지하는데, 길게 늘어선 이 빔들은 점차 변해 가는 다른 색들로 채색되어 있어 마치 무지개 안에 있는 것 같다.

2.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위치: 베이징, 중국

 

2008 년 올림픽에 맞춰 개장한 베이징 서우두 국제 공항의 거대한 제 3 터미널은 총길이 2.9키로미터, 93만 제곱미터 면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이다. 중국의 상징인 용을 테마로 지어졌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붕은 용의 비늘, 순환도로는 수염을 연상시킨다. 중국의 특색을 살린 두 가지 색상인 붉은색과 옅은 금색의 기둥으로 제3터미널의 지붕을 만들었고, 155개의 채광창이 뚫려 있다. 또한 터미널 전체가 색으로 구분되어 있어 승객들이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3. 카라스코 국제공항

위치: 몬테비데오, 우루과이

 

우루과이 태생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Rafael Viñoly)에 의해 건축되고, 2009년에 개장한 새로운 터미널은 1960년대의 제이에프케너디 공항과 비슷하다. 에로사리넨(Eero Saarinen)이 설계한 TWA 터미널같으면서도,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 메릴(Skidmore, Owings & Merrill)이 디자인한 제이에프케너디 공항의 arrival hall과 유사하다. 우루과이 해변의 사구와 같은 지형을 본뜬 만곡한 둥근 365미터 길이의 지붕은 마치 아이가 상상하는 공항의 이미지처럼 심플하고 우아하다. 탁 트인 공항 내부는 마치 옛날 기차역과 같고, 꼭대기 층의 테라스는 활주로의 광범위한 전망을 보여 준다.

4. 덴버 국제 공항

위치: 덴버, 미국

 

비즈니스 여행객들에게서 북미 최고의 공항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덴버 국제 공항은 흰 눈에 덮인 록키 산맥을 연상케 하는 지붕으로 사랑 받고 있다. 테플론 코팅 기법으로 특별히 설계되어 거대한 천막촌 같기도 한 지붕은 겨울철 태양의 열기를 최대한 흡수하고, 실내도 별도의 조명 없이도 훤하다. 저녁 석양이 질 무렵 독특한 디자인의 지붕들과 노을빛이 어울려 마치 하나의 예술품 같다. 또한 공항 내에는 회화, 공예, 공예품 등 흥미로운 예술 작품들이 많이 있어 환승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5. 손디카 공항

위치: 빌바오, 스페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의 야심작인 손디카 공항은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연상시켜 “La Paloma” 혹은 비둘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철과 콘크리트 구조는 빌바오 주변의 녹색 언덕과 잘 어우러지고, 터미널 안은 많은 장식 및 조각품이 설치되어 화려하고, 자연스러운 채광이 비추고, 콘크리트 리브가 리드미컬한 물결 패턴을 만든다. 마치 현대 가우디의 건축을 연상케 하는 이 건축물은 스페인, 바스크, 카탈란 전통의 현대 바로크 스타일을 지키고 있다.

6. 마라케시 메나라 공항

위치: 마라케시, 모로코

 

마라케시 메나라 공항은 어떻게 모더니즘과 전통 이슬람 건축 양식이 서로 융합하여 극적인 스타일을 창조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카사블랑카를 소재로 한 건축가 팀 E2A가 디자인하고 2008년에 완성했다. 건물의 외형과 내형은 흰색 마름모꼴 콘크리트로 골격을 만들어 어찌보면 투박하고 강인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건물의 유리에 아라베스크 패턴이 새겨져있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햇살이 비치면 공항 밖에는 멋진 아라베스크 그림자가 드리우고 공항 내부는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면서 아름다운 빛을 선사한다. 빛에 따라 일렁이는 아라베스크 무늬가 마치 수영장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7.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위치: 싱가포르

 

도시적이면서도 자연이 풍부한 싱가포르의 특색을 공항에 들어서면서부터 느낄 수 있다. 900여개의 채광창은 자연광이 실내로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한편, 위 아래로 움직이는 패널로 날개 움직임에 따라 직접적인 햇빛을 막아준다. 밤이 되면 인공 조명으로 채광창이 빛난다. 5층 높이의 수직 정원, 녹색벽, 약 1,000마리의 나비가 살고 있는 나비 정원 등 공항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자연들은 공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승객들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저자 : Hyunah 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