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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핵ZONE맛집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년회식의 절대지존, 삼겹살 목살 맛집

by스포츠서울

바야흐로 새해까지 불과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연말 중 연말이다. 곳곳에서 송년 회식이 열린다. 한국인의 회식 아이템 중 1위는 예상하다시피 삼겹살이다. 우리 민족에겐 언젠가부터 죽은 가축의 뱃살을 먹으며 한 해를 보내는 풍습 아닌 풍습이 생겨났다.

 

아랫사람이 고기를 뒤집어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차가운 소주와 함께 즐기는 지글지글 잘 익은 삼겹살은 온기와 뿌듯함을 남긴다.분홍색 살과 새하얀 비계가 얽힌, 그 고운 살점을 씹으며 새로운 해를 맞는다는 것. 왠지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수한 고기 내음 가득한 삼겹살(목살)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효자동 목고기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효자동 목고기 제주산 목살을 쓴다.

주의사항 하나. 효자동 목고기는 효자동에 없다. 종로 3가 뒷골목에 있다. 제주산 목살과 오겹살이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다. 고기를 무척 사랑하고 연구한 형제가 직접 운영하는 곳(또다른 하나는 강남에 있다)이다.

 

층층 선명한 색이 아로새겨진 오겹살도 있고 가브리살도 있다. 오겹살은 씹는 맛과 부드러운 비계 맛이 어우러진 콤비내이션이 환상적이다. 가브리살은 모양새부터 좌중을 압도한다.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효자동 목고기 가브리살.

목고기란 결국 목살인데 엄청나게 두툼하다. 숙성과 두께 덕에 ‘소롱포’처럼 뜨거운 육즙을 품었다. 바싹 구워도, 슬쩍 익혀도 모두 괜찮다. 살은 부드럽고 비계 부분은 크리스피하다. 삼겹살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은 목살은 더 진한 맛을 낸다.

 

이집은 특별히 앤초비(멜젓과는 또 다르다)를 곁들여 먹을 수 있어 좋다. 처음엔 그냥 순수한 고기 맛을 즐기다 스페인산 앤초비를 얹어 함께 먹으면 다시금 새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효자동 목고기=제주산 목고기, 오겹살, 가브리살(각 200g) 1만6000원 엔초비 6000원. 김치찌개(소) 9000원. 라벨라로라 맥주 1만원.

이태원 나리의 집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냉동삼겹살로 유명한 이태원 나리의 집.

과거부터 ‘핫’한 곳이다. 한때 이태원을 드나들던 한량들은 죄다 이집 고기를 먹었다. 대패까지는 아니고 냉동삼겹살 집이다. 이태원이 나이트클럽의 명소로 뜨거울 당시부터 이미 나리의 집은 유명했다. ‘날나리의 집’이란 별명이 붙었다. 새벽까지 잘 생기고 예쁜 선남선녀들이 들끓었다.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나리의 집.

냉동삼겹살이지만 선홍빛 살이 척 보기에도 근사하다. 개업 때부터 변하지 않은 비주얼이다. 고기가 익으며 채도가 떨어지더니 곧 맑은 물을 흘린다. 한번 뒤집었다 먹으면 된다. 바삭할 정도로 익힌 식감이 냉동삼겹살의 장점이다. 노릇노릇 구우면 기름이 빠져나가고 바삭한 맛을 낸다.

 

고소한 참기름장도 이집의 매력이다. 누구나 주문한다는 청국장과 김치섞어찌개도 일품이다.

이태원 나리의 집=삼겹살 1만2000원(150g). 청국장백반 7000원. 된장찌개 7000원. 순두부 7000원. 김치섞어찌개 7000원.(02)793-4860.

서울 마포 도적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서울 마포구 도적의 고추장 삼겹살 15000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서울 마포구 성수역에서 홍대에 이르는 밀접한 거리에 ‘도적(盜賊)’이라는 음식접이 있다. 말 그대로 도둑처럼 손님의 입맛을 훔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붙여진 이름이다. 벌써 개업 14년이나 될 정도로 홍대거리 명물로 자리 잡았다. 메인 메뉴는 ‘고추장 삼겹살’과 ‘칼 삼겹살’이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맵고 달콤함, 그리고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고추장 삼겹살의 특징은 숙성 소스에 있다. 고추장에 파인애플과 양파 등을 섞어 3일간 숙성시킨다. 고기 또한 3일 동안 냉장 숙성시켜 텁텁함을 없앤다.

 

3일 후 식탁에 놓일 때는 소스의 깊은 맛이 숙성된 고기에 골고루 밴다. 특유의 누린내는 찾아볼 수 없다. 미리 준비된 상추와 마늘을 섞어 먹을 수도 있지만 그냥 먹어도 침이 돌 정도다. 절로 와인을 콜하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로 고급스럽고 맛깔 나는 고추장 삼겹살이다.

 

칼 삼겹살은 고기에 정밀하게 칼집을 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 고기를 3일 동안 숙성시킨다. 칼집은 고기 전체를 골고루 익히게 하고 잡내까지 잡아준다. 맛은 ‘고소함 100%’다.

고추장 삼겹살 15000원(1인분) 칼 삼겹살 15000원(1인분)

광화문 이층집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광화문 이층집 꽃삼겹살.

한마디로 회식에 최적화된 가게다. 넓고 높은 천장에 많은 이들이 모여 오손도손 고기를 구울 수 있다. 그렇다고 두서너 명이 즐기기에 나쁘지도 않다.

 

연분홍 예쁜 고기, ‘꽃고기’란 말을 많이들 붙인다. 하지만 정말 꽃처럼 생긴 것을 기준 삼자면 이 집 고기가 제일 닮았다. 교대이층집에서 시작해 광화문 이층집을 냈다. ‘이층’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삼겹살집을 표방한다. 빙빙 돌려 얇게 썰어낸 암퇘지 꽃삼겹살과 서비스로 내는 해물냄비가 있으면 다른 것에 눈이 가지 않는다.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핑크색 꽃삼겹살, 입안에서 비로소 피어난다.

신선한 냉장육을 동그랗게 말아서 얼린 다음, 얇게 썰어 내면 핑크색 꽃삼겹살이다. 불판에 올려 한번 지지면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서 피어난다. 꽃처럼.

 

취향대로 소금이나 장에 찍어 고추냉이를 올린 후, 파조리개와 함께 얇은 꽃삼겹살로 싸먹는다. 기름이 빠져 바삭하지만 비계 부분은 꼬들하다. 명이나물에 싸서 먹어도 좋다.

 

얼추 손가락 한 마디가 넘도록 두툼한 통생삼겹살도 인기가 만만찮다. 생배추와 꽃게, 홍합 등을 넣고 맑은 탕으로 끓여낸 해물냄비는 서비스라 여기기엔 황송하다.

광화문이층집=통삼겹(180g) 1만4000원. 통목살(180g) 1만4000원. 꽃삼겹(150g) 1만4000원. 한우 차돌박이(150g) 2만3000원.

서울 망원동 ‘고기도 국수면’

'고기를 먹어야 새해가 밝아온다' 송

고소한 지방층과 담백한 육질이 일품인 고기도 국수면의 ‘생삼겹 갈비(뼈삼겹갈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울 망원동 우체국 사거리 인근에 자리한 ‘고기도 국수면’은 돼지고기 맛집이다. 보통 줄여서 ‘고수’라고 부른다.

 

이 집은 시그니처 메뉴는 이름도 생소한 뼈삼겹 갈비다. 뼈삼겹 갈비는 갈비 아랫부분의 뼈와 함께 붙어있는 삼겹살 부위를 말한다. 지방층이 골고루 퍼져있어 갈비보다 훨씬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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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망원동 ‘고기도 국수면’의 생삼겹 갈비(뼈삼겹 갈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주문과 동시에 초벌구이가 시작되고 잠시 후 기다란 갈비뼈에 두툼한 살코기가 붙은 뼈삼겹 갈비가 불판 위에 오른다. 겉이 어느 정도 익을 때쯤 홀연히 나타난 주인장이 현란한 가위질을 뽐낸다. 능숙한 가위질로 뼈를 발라내고 살코기를 먹기 좋게 썰어낸다. 화력 좋은 참숯으로 구운 고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하다. 또한 육즙이 살아있는 고기는 진한 육향과 함께 부드럽고 고소해 뼈삼겹 갈비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일명 실실이 불판’은 고기가 들러붙지 않는다.

가격=생삼겹갈비 1인분(180g) 1만2000원(이 집은 뼈삼겹갈비를 편의상 생삼겹갈비로 부른다.)

스포츠서울 글·사진=이주상·이우석·황철훈기자 demor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