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숙박 예능을?…'윤스테이', 흐름 읽고 편견 깼다

[연예]by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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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예능계는 대세였던 야외 버라이어티를 줄이고, 스튜디오나 비대면 포맷으로 돌리는 추세다. 그런 가운데, 외국인 투숙객을 상대로 하는 숙박 예능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tvN '윤스테이' 이야기다.


tvN 새 예능프로그램 '윤스테이'가 지난 8일 처음 전파를 탔다.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석이 뭉쳐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라남도 한옥에서 숙박을 운영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숙박 예능이 들어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윤스테이'는 론칭 소식부터 논란거리였다. 전 세계에 코로나가 창궐한 가운데, 스타 PD 나영석이 유명 배우들과 숙박 예능을 론칭한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 '윤스테이'는 이러한 의혹을 대부분 씻어낸 분위기다.


'윤스테이'는 본격적인 내용 전개에 앞서 전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코로나 검사 이후 방역수칙을 준수해 촬영했다는 것을 설명했다. '윤스테이'는 오프닝에서 "이 프로그램은 11월과 12월 두 차례로 나뉘어 전남 구례에서 촬영됐다"고 운을 뗐다.


또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해 한옥 민박부지 외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했으며, 특히 구례지역 코로나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 2차 촬영 시에는 전 스태프, 출연자 그리고 외국인 투숙객까지 사전에 코로나 검사를 했으며 전원 음성 확인 후 촬영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국 속 야외 예능을 선보이는 것에 죄송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스테이'는 "그런데도 모든 국민이 가능하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기에, 외부 활동이 주가 되는 콘텐츠를 선보이게 되어 송구스런 마음"이라며 "하루빨리 이 위기의 터널을 잘 지나, 따뜻한 봄날의 나들이가 가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로 인한 제작진의 고심 흔적은 방송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출연진은 마스크 착용은 물론, 투숙객이 한옥에 입장할 때마다 온도 체크와 손 소독을 진행했다. 또 외국인 투숙객들이 체크인할 때도 외국인 등록번호을 꼼꼼하게 기재하는 등 방역 지침을 최대한 반영했다. 방송 중간중간에도 한옥을 포함한 촬영장 전체를 구석구석 소독하는 장면이 등장하곤 했다.


시국에 맞는 PPL도 눈길을 끌었다. 출연진이 사용하는 손 소독제를 광고로 넣은 것이다. 보편적으로 예능 방송에서 프로그램 취지와 동떨어진 PPL 제품이 나오면, 시청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윤스테이'는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손 소독제 사용 장면을 삽입해, 코로나에 충분히 경계하는 촬영 환경을 노출했다. "최대한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겠다"는 제작진의 포부가 드러난 PPL 선정이었다.


이 밖에도 제작진의 섬세한 준비는 여기저기서 빛이 났다. '윤스테이'는 친환경 소비를 조성하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했다. 일회용 봉투나 플라스틱 용기 대신, 다회용 용품인 허니랩봉투를 사용했고, 투숙객들에게도 재활용 용기를 이용한 씹는 고체 치약과 플라스틱 튜브가 필요 없는 고체 샴푸 등을 어매니티로 제공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 선정도 시선을 사로잡는 부분. 콩고기를 이용한 떡볶이를 준비하는 배려를 선보였다.


이러한 제작진의 고민은 첫 방송 이후 호응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누리꾼들은 '윤스테이'의 방역 지침 준수나 제로 웨이스트 실천 등을 주목하며, 칭찬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프로그램의 신선함과 재미에 대한 의견도 나오는 중이다.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시청률도 전국 8.21%, 수도권 9.82%(닐슨코리아 제공)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동시간대 MBC '트로트의 민족' 결승과 TV조선 인기 예능 '사랑의 콜센타'가 겹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괜찮은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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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작진은 '윤스테이' 론칭을 두고 고심해 왔다. '윤스테이'는 해외에서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판매하는 '윤식당' 시리즈였지만, 코로나로 해외 촬영이 불가해졌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해외 배경 대신 전남 한옥을 선정했고,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 한국의 정취를 즐기는 한옥 체험을 제공하는 포맷으로 변경했다. 단, 외국인 투숙객은 국내 1년 미만 거주를 조건으로 걸어, 코로나로 국내를 관광하지 못한 외국인들에게 본격적인 한국의 맛과 문화를 알리려 했다.


'윤스테이' 연출을 맡은 김세희 PD는 "'윤식당'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19가 점점 심해졌다. 고민이 많아지던 와중에 학업이나 업무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들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한 외국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좀 더 좋은 시기에 입국했더라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을 그들에게 한국의 미와 운치를 제대로 알려주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촬영을 완료했으니, 많은 시청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2021.01.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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