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작은 가방 하나만 달랑 메고 창원 주남저수지로 향합니다. 새를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조류학자가 된 듯 걸음은 사뭇 진지한데 저 문만 열면 사랑하는 사람이 짠하고 나타날 듯 설레는 마음 번집니다. 사계절 넘치는 생명력으로 주남저수지 SRT창원중앙역에서 3000번 급행버스를 타고 20분이면 주남저수지에 도착합니다. 그런 날이 있다면, 모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빈 하루가 생긴다면 주남저수지를 마음에 새겨보세요. 꽉 찬 추억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경남 창원은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최대 집적지로 울산·부산·사천을 연결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3가지 핵심 요소 ESG.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는 관광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사전에서 ‘여행’이라는 단어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르죠. 다음 세대를 위한 녹색 여행을 만들어갑니다. 이번 달은 유유자적 흐르는 도시 충주로 떠납니다. ESG여행의 세 가지 요소는 아래와 같이 표기했습니다 ⓔ 환경(Environment)을 생각하는 여행 ⓢ 지역사회(Social)를 생각하는 여행 ⓖ 정책·제도(Governance)로 만들어가는 여행 충주의 별명이 ‘물의 도시’라는 말에 고
서늘한 바람이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나무들은 잎을 단장하며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지만, 마음 한편에는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쓸쓸함이 찾아온다. 그러나 경북 김천에는 마음을 어루만져줄 따뜻한 가을이 기다린다. 경북 김천에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한 인물의 지극한 충혼이 깃들어 있다. 바로 조선의 승려이자 승병장이었던 사명대사다. 진리를 찾아 수행하던 승려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망설이지 않고 전장으로 향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무자비한 만행을 저지르는 왜군과 맞서 백성을 지키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호국불교
조선시대에 전라병영이 설치되며 도강군과 탐진현이 통합되니, 각각의 이름에서 하나씩, 강진(康津)이 되었다. 한자를 풀이하면 편안한 나루터다. 나루터라고 하기엔 너무도 큰 강진이지만, 선비의 18년 유배 생활을 견디게 한 편안한 숨결이 곳곳에 배어 있다. 남포호전망대에 오르자 강진만생태공원의 광활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에는 비 소식이 있던 시간, 강진의 하늘은 공활하다. 구름에 닿을 듯 키가 큰 황금 갈대, 먹색의 갯벌 , 갈 대밭 사이로 쉼터와 산책로, 백조 다리 등의 조형물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꽉 찼으나 여유롭고, 눈과
와인 향이 감도는 도시 포르투에서는 포트와인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포르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웰컴 와인 드시겠어요?” 우선 와인부터 권하는 호텔 직원의 인사에 ‘와인의 도시’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났다. 직원이 건넨 달콤한 포트와인 한 잔을 마시자, 인천 출발 후 20시간 동안 쌓인 피로가 조금 녹는 듯했다. 당장 ‘와인 투어’를 떠난다면 전 세계 어느 곳을 고르겠는가? 프랑스 부르고뉴, 미국 나파밸리, 이탈리아 토스카나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포트와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역사적 와인 성지, 포
제 무역항으로서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개항한 목포는 파도치는 근현대사의 주 무대가 되었다. 가을이 시작되고 진해지는 9월~10월에 4개의 큰 축제도 열리니 언제가도 좋은 목포, 더욱 보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이 시들 보고 눈물짓는 분도 계세요.” 정오의 햇살이 내려앉은 골목의 담벼락에 직접 쓴 시와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이 골목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던 문화활동가 정태관 선생이 벽에 쓰인 시를 가리킨다. 80세 어르신의 시는 ‘큰딸 서울 딸 그렇게 이뻐 죽것소’로 시작한다. ‘결혼해 갓고 살믄 좋을 것인디’, 좋은 사람
두륜산 높은 곳에 오르며 나를 사로잡은 글귀를 만났고,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을 분주히 좇느라 불쑥불쑥 솟아난 욕심을 한반도의 시작과 끝이 되는 이곳에서 잠재웠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사건을 겪는다. 우리가 삶을 통틀어 겪을 만한 큰일을 번번이 치러 낸 주인공은 성장한다. 사건이 없는 주인공을 관객은 응원하지 않는다. 그가 겪는 시련에 마음 아파하며, 그가 시련을 헤쳐나가는 용기와 지혜에 감동한다. 하여 주인공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일은 사건으로 여기지 않는다. 살아가며 기도하는 것 중 하나가 큰일을 겪지 않는 것이다. 나를 흔드
크고 작은 만과 반도를 품은 여수는 마치 은하수 같아요. 푸른 바다에 점점이 박힌 365개 섬이 별처럼 쏟아지지요. 우주 같은 망망대해가 펼쳐지는 거문도등대에서, 동백으로 붉게 물든 오동도에서 여수에 깃든 낭만을 곱씹어봅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한 섬의 속삭임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아요. 섬·바다는 보석처럼 빛나고 도시의 야경은 눈부십니다. 빛의 도시 여수가 화려한 불꽃축제로 가을밤을 물들일 준비를 마쳤어요. 10월 28일, 우리나라 4대 불꽃축제로 꼽히는 여수밤바다불꽃축제가 여수 앞바다를 수놓을 예정입니다. ‘섬·바다 그리고
섬진강 흐르는 구례와 곡성에는 수달이 사는 커다란 습지와 기차가 사는 마을이 있다. 장성의 황룡강에는 출렁다리, 소설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웅 홍길동이 활약한다. 남한의 5대 강으로 꼽히는 섬진강은 길이 212.3km. 유역면적 4896.5㎢로 전북 남동부에서 시작해 전남 구례를 중류로 하여 곡성을 지나 남원 시내를 관통하는 요천과 합류한다. 17번 지방도의 섬진강 변에 직선으로 600m에 달하는 구례의 섬진강 대나무숲길은 일제강점기에 사금을 채취한 금광촌이 있던 곳으로 모래가 유실되고 샛강이 황폐해지는 것을 안타까이 여긴 주민들이
무릉도원(武陵桃源)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별천지를 뜻한다. 그러나 여행으로 무릉도원에 닿는 법이 있다. 바로 영월로 향하는 것. 영월군에는 실제로 무릉도원면이 있기 때문. 언제, 누구에 의해 불리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 정도의 비경이라면 무릉도원이라는 이름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으리라. 우아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영월의 산과 계곡, 그 아름다움에 마음껏 취할 시간이다. 누가 이리도 정성껏 빚어놓았을까? 영월을 여행하다 보면 자연 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경관을 곳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