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더 우먼' 이하늬의 속 시원한 원 우먼 쇼

[컬처]by 테일러콘텐츠

[펜트하우스]가 시즌 3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후, 새 드라마 여러 편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중 [원 더 우먼]은 [열혈사제]와 [극한직업]으로 흥행 배우 반열에 오른 이하늬가 1인 2역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9월 17일 첫 방송부터 준수한 성적표를 받은 드라마는 점점 인기를 얻으며 지금은 동시간대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가장 많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은 [원 더 우먼]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미지: SBS

검사 조연주는 검사 세계와 권력을 잘 알고, 적당히 출세지향적이며 부패했다. 그가 3년 전 사라진 사기꾼을 쫓은 것도 상사의 미제사건을 대신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으면서 조연주는 강미나라는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강미나는 재벌집 막내딸이자 또 다른 재벌 한주그룹 회장의 며느리이지만, 양쪽 집안사람들의 학대와 멸시를 견뎌왔다. 어쩌다 미나가 된 연주 또한 그들에게 핍박받지만, 연주는 본래의 불같은 성격대로 화통하게 맞받아친다. 말없고 속을 알 수 없던 사람이 완전히 바뀐 것에 모두가 당황하는 가운데, 미나의 첫사랑이자 지금은 사촌 아주버니인 승욱만이 그가 미나가 아님을 알아챈다. 두 사람은 사라진 미나를 지키고 한씨 가족의 음모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는다. 


사이다를 마신 듯한 통쾌함이 [원 더 우먼]의 가장 큰 매력이다. 기억은 잃었지만 성격은 그대로인 연주는 주위 사람들의 부당한 압박을 참지 않는다. 엄숙한 추도식마저 엎어버리는 연주의 거침없는 말과 행동은 재벌가의 위선, 이기심, 비양심적인 태도를 모두 저격한다. 연주의 타깃은 시댁인 한주가에 그치지 않는다. 신분과 성별을 문제 삼아 미나를 깎아내리는 유민그룹 사람들, 돈과 권력에 아부하는 검찰,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법률과 재판의 온도마저 거침없이 지적한다.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던 말을 속 시원하게 내뱉은 연주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통쾌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이미지: SBS

연주의 활약상이 주를 이루지만, 드라마 속 다른 스토리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미나가 왜 사라졌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연주는 왜 검사가 됐고 스스로 부패검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는지, 무엇보다 20년 전 승욱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공장 화재 사건이 사고가 아닌 방화라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밝혀간다. 오랜 비밀을 풀기 위해 연주는 승욱과 손을 잡고, 검사 후배 유준의 도움을 받는다.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묘한 감정도 또 다른 볼거리다. 연주와 승욱은 의심하면서도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고,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되면서 동지애를 넘어선 감정이 생긴다. 아직 감정을 자각하지 못하는 둘 사이에 연주를 좋아하는 유준이 끼어들면서 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연주와 승욱은 모르지만 이들은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이 사실들은 앞으로 두 사람 사이에 큰 충격을 줄 거라 예상된다.


[원 더 우먼]은 결국 코미디, 사회비판, 미스터리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연출과 각본 모두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잘 버무리는 건 배우들, 특히 주연 이하늬의 연기다. [원 더 우먼]은 사실상 이하늬의 원 우먼 쇼다. 연주와 미나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잘 소화한 점도 그렇지만, ‘연주’라는 인물의 해석과 표현이 더 놀랍다. 연주는 생기가 넘치지만 속을 내보이지 않으며, 계획적이고 인내심 강하지만 성질을 죽이지는 못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이하늬는 연주의 모든 면모를 균형 있게 표현하는 데다가 배우가 확신을 가지고 즐겁게 연기하는 듯해서, 안방 1열에서도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드라마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잠적한 미나와 연주의 수사가 한씨 가족의 과거 행적과 관련 있음이 드러났고, 승욱 아버지의 죽음에 연주의 아버지가 연루되어 있음도 암시되었다. 연주는 자신의 기억을 찾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당분간은 미나로 살아가기로 한다. 이제 남은 건 연주가 한주가에 시원한 한방을 날리고, 적절한 형벌을 받게 함으로써 고통받은 사람들이 조금은 위로받는 것이다. 결말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 한 가지 바람이라면 모든 일이 끝난 후 연주가 그만의 행복을 찾았으면 한다. 

2021.10.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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