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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by테크홀릭

이젠 스마트폰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프로세서 처리 속도나 성능에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서 제품간 하드웨어 구성이 엇비슷해지면서 성능도 상향평준화 경향을 보이기 때문. 이런 이유로 이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감성적 기술에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웬만한 제품 성능에는 둔감해졌지만 대신 목적에 따라 즐겁고 편하게 쓸 수 있는 UX가 소비자 시선을 끄는 가장 큰 무기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3.5인이 터치스크린을 얹은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화면 터치’라는 직관적 인터페이스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고 따른 기기에선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얻은 게 대표적인 예다. 터치로 제품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게 1세대 UX라면 목소리를 인식해 전화를 걸고 음악을 재생하는 음성 인식으로 원활한 상호작용을 통한 편의를 끌어올린 게 2세대 UX라고 할 수 있겠다.

 

3세대 UX는 방대해진 스마트폰 기능과 상이한 구성을 효율적이고 편리한 UI로 처리,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간단한 제스처나 손동작만으로 카메라 같은 스마트폰 주요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손동작 인터페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손가락 제스처로 셀카 촬영이 가능한 레노버 바이브X2 프로

얼마 전 중국 ZTE가 선보인 누비아 Z9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활용한 손동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베젤리스 디자인 떡에 폭을 68.3mm로 줄인 이 제품은 본체를 2번 쥐면 화면 잠금이 해제된다. 디스플레이와 프레임 사이를 누르거나 드래그하면 특정 기능이나 앱을 실행한다.

 

바이브UI 2.0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레노버 바이브 X2 프로는 셀카 동작에 손동작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촬영 버튼 대신 화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손바닥을 슬쩍 지나치면 사진을 촬영해주는 식이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손동작 인터페이스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전자다. 소니가 오래 전부터 크로스 믿디어 바를 통해 소니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제공했듯 LG전자는 G2 이전에는 제각각이던 UX를 통합했다. 최근 선보인 G4는 이런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아이덴티티를 완성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단순하지만 막상 없으면 불편한 손동작 인터페이스에 공을 들였다. 시작은 노크온과 노크코드다.

잠금 해제, 이젠 두드려라

노크온은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려 간단하게 켜거나 끌 수 있는 기능이다. 여느 스마트폰이 화면을 끄기 위해 스마트폰 위나 옆에 있는 전원 버튼을 눌러야 하는 걸 뒤집은 것이다. 노크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지 않고도 화면을 켜거나 끌 수 있게 만들어준다. 메시지나 알람 확인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화면을 톡톡치면 잠금 해제되는 노크코드. 8만 가지 이상의 암호 설정이 가능해 보안측면에서도 안심이다.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전원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2∼8곳을 톡 치면 홈 화면을 보여준다. 이런 제스처 기능은 한 번 익숙해지면 없으면 불편해진다.

화면을 톡톡 두드리는 것만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켜거나 끌 수 있는 노크온 기능에 잠금 코드라는 보안 기능을 접목한 게 바로 노크코드다. 화면을 켜는 것과 잠금 화면을 해제하는 걸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숫자 입력이나 패턴 그리기 같은 기존 방식보다 편의성이 뛰어나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 특정 영역을 1∼8까지 숫자가 부여된 가상 4사분면으로 나눠 사용자가 터치하는 순서대로 접속 방식을 달리 설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화면을 터치하는 동작 자체가 잠금 코드가 되는 셈이다. 코드 설정은 2자리에서 8자리까지 가능하다. 노크코드로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경우의 수는 8만 가지 이상에 달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하루에도 많게는 100회 이상 화면을 켜고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해제한다. 이런 점에서 노크코드는 편의성과 보안 2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셈이다.

손가락 인터페이스 끝판왕, 제스처샷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작업 가운데 하나는 셀카다. 제스처샷은 손가락 인터페이스의 끝판왕쯤 된다. 일명 잼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기능은 사용자가 화면을 향해 손을 보였다가 주먹을 쥐면 3초 뒤 촬영해준다. 화면에 나타난 하늘색 박스 표시가 손바닥을 인식, 사진을 찍어주는 방식이다.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셀카 촬영에 특화된 손동작 인터페이스 제스처 샷. 잼잼하면 셀카가 찍힌다.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여러 표정, 포즈로 재미있는 셀카를 찍을 때 편리한 제스처 인터벌 샷.

제스처샷에 상황별 촬영이라는 재미를 떠한 제스처 인터벌샷도 있다. G4에 들어간 이 기능은 손을 2번 연속으로 폈가 쥐면 2초 간격을 두고 셀피 4컷을 연속 촬영해준다. 중간에 2초 간격을 둔 건 포즈나 표정을 바꿀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이다.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얼굴을 뽀얗게 만들어주는 셀피 뷰티샷과 곁들이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또 요즘 제조사마다 전면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편리한 셀카 촬영을 위한 손동작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것을 보인다.

 

G4는 또 본체를 쥐었을 때 검지가 자연스럽게 놓이는 위치에 전원과 볼륨 버튼을 배치, 편안한 사용을 유도한다. 사진 촬영도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사진 촬영을 위해 화면 크기에 관계없이 양손이 필요한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이 제품은 5.5인치 큰 화면엗도 불구하고 다양한 구도의 사진을 검지 하나로 쉽고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뒷면 볼륨 조절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사진이 찍히는 퀵샷 기능도 곁들였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카메라 앱을 실행해야 하는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간단한 손동작 하나로 순간을 잡아낼 수 있게 돕는다.

이젠 ‘손동작 인터페이스’ 시대

순간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면 뒷면 볼륨 버튼을 살짝 누른다. 0.6초 만에 카메라 앱이 실행되는 퀵샷을 이용할 수 있는 것.

UX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상호 작용을 통해 경험하는 상황이나 환경, 문화를 포함한 모든 것이다. 결국 사람의 모든 걸 탐구하고 만들어야 좋은 UX로 인정받을 수 있다.

 

UX 개념을 대중화시킨 애플은 초기 미니멀리즘과 스큐어모피즘으로 대변되는 철학과 함께 새로운 기술보다는 개별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후에는 사용성 철학에 맞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도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여 인식하던 지문인식을 버튼을 누르는 간소화로 바꾸거나 여기에 카드 결제를 곁들여 사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되면서 성능만 높이던 단순 경쟁에서 탈피해 어떻게 해야 사용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익숙해지면서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손동작 인터페이스는 손동작이라는 가장 직관적인 편의를 만들어줄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