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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1억배 빠른 양자컴퓨터는 어떤 구조?

by테크홀릭

1억배 빠른 양자컴퓨터는 어떤 구조?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를 훨씬 능가하는 성능을 지닐 가능성을 갖고 있다. 지난 12월 초에는 구글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양자 인공지능 연구소 QuAIL(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를 설립하고 세계 첫 상용 양자컴퓨터로 불리는 디웨이브가 개발한 디웨이브2((D-Wave 2)를 운용,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신 양자컴퓨터 모델인 디웨이브 2X((D-Wave 2X)를 이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최대 1억배에 달하는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어떤 게 다를까. 인류의 뇌는 계속 진화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는 기계가 진보를 시작하면서 더 강력해져갔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한계가 발생한다. 기존 컴퓨터 구성 요소는 기억, 연산, 제어 장치 등 단순한 형태다.

또 컴퓨터에는 칩을 구성하는 모듈인 논리 게이트 트랜지스터가 있다. 트랜지스터는 간단한 스위치 격으로 정보를 흘리거나 멈추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흐르는 정보는 데이터 최소 단위인 비트로 표시한다. 또 0이나 1이라는 값을 취한다. 비트는 이렇게 0이나 1 가운데 하나로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여러 개가 있다면 더 복잡한 정보도 나타낼 수 있다.

 

논리 게이트는 간단한 연산을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AND 게이트는 모두 1이라면 1을 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0을 보내는 등 단순하다. 하지만 이를 결합하면 덧셈이 가능해진다. 덧셈이나 곱셈도 가능하게 되면서 모든 계산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단순한 계산의 모임일 뿐이다. 마치 7살짜리 어린 아이가 모여서 계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숫자가 늘어나면 물리학이나 복잡한 게임 플레이까지 가능하게 된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스위치다. 전류는 전자의 움직임이며 스위치는 이 흐름을 차단한다. 현재 트랜지스터 크기는 14nm로 HIV 바이러스의 8분의 1 크기다. 적혈구의 500분의 1 수준.

 

그런데 이 크기가 더 작아지면 전자는 터널 효과 탓에 벽 바깥쪽으로 빠져 나와 버린다. 기계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얘기다.

 

양자컴퓨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기존 컴퓨터는 앞서 설명했듯 비트를 이용한다. 양자컴퓨터는 2가지 상태를 취할 수 있는 입자인 양자의 특징을 이용한 큐비트를 이용한다. 0과 1 상태가 광자의 편광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양자 비트는 한 가지 상태가 아니라 한 번에 2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를 중첩이라고 한다.

광자는 편광판을 통과하는 순간 수직 편광 혹은 수평 편광인지 여부가 결정된다. 관측되지 않는 양자비트는 0과 1을 갖고 있는 중첩 상태이다가 특정 상태를 관측한 순간 결정된다. 보통 4비트 정보를 나타내려면 16가지 중 하나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양자비트는 16가지를 한 번에 나타낼 수 있다. 이런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큐비트 20개를 이용하면 무려 100만 개를 병렬할 수 있다.

 

또 양자 얽힘 현상도 있다. 큐비트 2개가 떨어져 있어도 동시에 같은 상태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한쪽만 봐도 다른 쪽 상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양자비트 구현은 쉽지 않다. 논리 게이트는 입력 하나당 출력 하나지만 양자컴퓨터의 양자 게이트는 입출력이 복잡한 중첩 형태로 나타난다. 큐비트에 넣은 입력이 양자 게이트를 통해 얽힌 상태를 관찰한다면 이곳에서 가능한 계산이 모두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중 얻고 싶은 결과는 하나인 탓에 이를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그럼에도 양자의 성질을 잘 이용한다면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진다. 일상 생활에선 양자화가 필요하지 않지만 일부 영역에선 중요하게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데이터베이스 검색이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검색은 모든 요소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조사한다면 일일이 데이터를 하나하나씩 대조해가면서 참조하는 탓에 표시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양자 알고리즘은 이보다 훨씬 빠르다. 예를 들자면 100만 초 걸리던 검색이라면 양자 알고리즘으로는 불과 1,000초면 끝난다. 12일 걸리던 작업이 16분 40초면 끝난다는 얘기다.

 

정보 보안 문제도 마찬가지다. 현재 인터넷이나 은행은 공개키 암호화를 이용해 정보를 암호화해서 보호한다. 하지만 공개키 암호화는 연산하면서 해독을 하는데 기존 컴퓨터는 몇 년이 걸린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를 쓰면 순식간에 끝난다.

 

또 양자컴퓨터는 시뮬레이션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은 방대한 계산이 필요한 분야다. 양자 역학 자체 연구에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으며 의학 분야에서도 비약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혁명을 안겨줄 수도 있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신철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