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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TF현장

'심기불편' 김미화,
이명박 전 대통령 고소 의지 '확실'

by더팩트

'심기불편' 김미화, 이명박 전 대통

'어두운 표정의 김미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방송연예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방송인 김미화가 피해자 조사를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미화(53)가 이명박 전(前) 대통령에 대한 고소 의지를 확실히 했다. 전날 배우 문성근이 검찰 조사 예정 시간보다 17분 이른 시간에 출석해 취재진에 입장을 표명했던 것과 달리, 김미화는 출입 절차 등을 고려해 오전 10시 출석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19일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나타난 김미화는 블랙 계열의 세미 수트를 입고 있었다.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선 김미화는 "2010년에 KBS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 받은 이후 다시 법원에 출두했는데 심경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번 사건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프레스 라인에 선 김미화는 말을 길게 하기 보다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답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심기가 불편해도 담담한듯 보였지만 김미화는 동료 연예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냐고 묻자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김미화는 "왜 하필 저냐고 어제 밤에 생각해 봤다"며 잠시 울컥한 뒤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을 하려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로서 이 자리에 기꺼이 서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심기불편' 김미화, 이명박 전 대통

김미화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이 현실이 어이상실"이라고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문병희 기자

'MB 블랙리스트'라고 명명될 정도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함께 비난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이)부끄럼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는 이 현실이 어이상실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에서 국정원에 하달하고 실행하면 방송국에 있는 많은 간부, 사장님이 지시대로 이행하고 국정원이 다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게 이번 국정원 사건 조사에서 나왔지 않느냐. 실행하도록 시킨 대통령은 요즘 말로 '실화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통령이 국민을 적으로 돌리면 누가 대통령을 믿고 활동을 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미화는 1983년 KBS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 이후 '젊음의 행진' '유머 1번지'를 거쳐 '쇼 비디오 자키'에서 김한국과 '쓰리랑 부부'를 연기하며 '순악질 여사'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개그맨 활동 외에도 소셜테이너로서도 자기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2003년에는 배우 정진영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슈 중심에 섰고, 2010년 SNS인 트위터를 통해 KBS 내 출연금지문건, 즉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폭로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김미화가 KBS2 '연예가중계'에 자신의 남편 윤승호 교수를 출연시켜달라고 이현숙 작가에게 부탁하던 과정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고, 해당 작가는 이를 부인했으며 KBS는 김미화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대응했다.

'심기불편' 김미화, 이명박 전 대통

김미화는 취재진의 질문 중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 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문병희 기자

그때의 생각이 떠올랐는지 "(취재진 앞에 서는)트라우마가 있다"는 김미화는 "괴롭고 힘든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지난 9년간 이런 일들이 실행됐다는 점에서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고 누구든 경험할 수 있는 거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다시 한 번 속내를 내비쳤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 고소 건에 대해 "변호사와 상의 중인데 고소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어느 범위까지 갈지 고민 중이다. 개인적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김미화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2011년 4월 MBC 시사 라디오방송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김재철 사장이 '(김)미화 씨는 다른 프로로 가도 되지 않느냐'고 퇴출 압박을 줬다"고 폭로했다. 김미화는 또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법적 싸움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인 바 있다.

 

한편 문성근 김미화 외에 김제동 윤도현 등이 이명박 정부 시절 또다른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지목돼 있는 상황이지만, 다음 조사 대상자는 아직 미정이다.

 

더팩트|서울중앙지검=권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