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3000원으로 추석상 차려봤습니다" 추석 상차림 노리는 HMR

[비즈]by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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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식 수요 증가로 HM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절을 겨냥한 가정간편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수연 기자

'경제(經濟)'라는 말은 때로는 너무 멀게, 때로는 매우 가깝게 느껴집니다. 알고 보면 경제는 일상 속에서 쉼 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활동들의 집합입니다. 우리가 마주치는 평범한 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야말로 가장 생생한 경제의 민낯일 겁니다. <더팩트> 경제부에서는 직접 체험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경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부지런히 발품 팔아 겪은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식품업계, 추석 앞두고 냉장·냉동 HMR 판매 박차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1인 가구 증가세에 올해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도 앞다퉈 HMR 제품 출시 경쟁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올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냉장·냉동 가정간편식이 '명절 식탁'까지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일상에서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간편식' 정도로 여겨지던 HMR은 꾸준한 품질 개선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면서 업체별 명절을 겨냥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식품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HMR 제품들이 음식 장만, 요리 등 명절 노동을 줄여줄 수 있는 '실용성 있는 대체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다가온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지역의 대형마트, 전통시장을 방문해 만두, 잡채, 동그랑땡, 소고기무국, 생선구이, 떡갈비 등 명절 음식 재료와 HMR을 직접 구매하고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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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은 추석 연휴 특수를 누리기 위해 명절용 HMR을 내세워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수연 기자

잡채부터 산적까지…대형마트 식품코너 메운 HMR "찾는 고객 많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매장 곳곳에서는 명절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이 한창이었다. 식품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벌써 식품업체들이 내놓은 HMR을 한 데 모아두고 판매하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명절 특수를 겨냥한 HMR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올해 처음으로 잡채와 같이 명절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한 '비비고 한상차림' 등 HMR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HMR 선물세트에 포함된 CJ제일제당의 제품은 대형마트에서 할인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비비고 왕교자'는 840g에 8480원, '비비고 잔칫집 모둠잡채'는 644g에 6980원, '비비고 도톰동그랑땡'은 850g에 7980원, '비비고 소고기무국'은 500g에 3480원, '비비고 임연수구이'는 60g에 2980원, '비비고 남도떡갈비'는 450g에 7980원에 판매됐다.


동원F&B와 오뚜기 역시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CJ제일제당보다 명절 음식 품목이 적었지만, HMR 코너를 구성해 고객들 발길 잡기에 나섰다. 만두류와 각종 국·탕 등 구성도 제법 다양했다. 동원F&B의 경우 '개성 왕교자 만두' 1482g에 7980원, '동그랑땡'은 2550g에 1만4500원, '소고기무국'은 450g에 3480원에 판매했다.


오뚜기는 'X.O 교자 만두'가 648g에 880원, '서울식 쇠고기보양탕'이 500g에 4480원, '고등어구이'가 70g에 2980원, '갈비산적'이 800g에 7480원이었다.


특히 CJ제일제당과 동원F&B의 경우 추석 연휴인 10월 2일까지 동일 브랜드 행사품목 3만5000원 이상 구매시 5000원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아울러 명절음식 HMR을 한군데 모아 판매하며 구매의 편리함도 높였다. 판촉 직원은 "HMR만으로도 명절 상을 차릴 수 있을 만큼 제품이 다양해진 데다, 직접 음식을 만들 때보다 시간도 단축되고 가격도 저렴해 세트로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마트를 찾은 고객 김 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 추석은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보낼 예정이기 때문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HMR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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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을 만들기 위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동일한 재료를 구매한 결과 전통시장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낫다. /문수연 기자

'해 먹자' vs '사먹자' HMR, 가격 경쟁력은?

대표적인 추석 HMR 인기품목 가운데 냉동만두와 잡채, 동그랑땡, 소고기무국, 생선구이, 떡갈비 등 6개 메뉴를 골라 직접 재료를 구매해 요리할 때 드는 비용을 비교해봤다.


6개 음식을 '한상' 기준으로 가정했을 때 대형마트의 경우 해당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 가운데 두부(1모 1000원), 당근(1개 1400원), 부추(1단 2280원), 달걀(1판 5780원), 양파(1망 3280원), 대파(1단 4800원), 마늘(300g 2880원), 자반(1마리 3980원), 무(1개 3280원) 등을 사는 데 약 2만8680원(돼지고기, 국거리용 소고기 제외)이 들었다. 여기에 소고기무국과 동그랑땡에 필요한 소고기(600g) 가격 1만9800원을 추가하면 4만8480원이다.


인근 전통시장의 경우 장소에 따라 약간의 가격 차이를 보였지만, 같은 재료를 살 때 약 2만1480원(두부 1모 980원, 당근 1개 500원, 부추 1단 3000원, 달걀 1판 3000원, 양파 1망 3000원, 대파 1단 2500원, 마늘 300g 3000원 자반 1마리 3500원, 무 2000원)으로 대형마트와 비교해 더 저렴했다.


CJ제일제당 HMR 제품을 기준으로 6개 품목을 구매하면 총 3만7880원으로 페이백 행사를 적용하면 3만288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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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잡채, 동그랑땡, 소고기무국, 생선구이, 떡갈비를 HMR 제품으로 구매해 직접 조리한 결과 총 조리 시간은 25분이 소요됐다. 1인 가구나 2~4인 가구가 간소하게 명절상을 차린다면 HMR도 꽤 효율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수연 기자

간편한 HMR, 먹을만 할까?

만두, 잡채, 동그랑땡, 소고기무국, 생선구이, 떡갈비를 HMR 제품으로 구매해 직접 상차림을 해봤다.


소고기무국, 임연수구이는 전자렌지만으로도 1~2분 내에 조리가 가능했고, 만두, 잡채, 동그랑땡, 떡갈비는 프라이팬으로 각각 5분 내로 조리가 가능했다. 총 조리 시간은 25분이었다. 타파웨어 브랜즈 코리아 조사 결과 명절 기간 주부들이 음식 만들기에 할애하는 시간이 평균 4.1시간으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시간이 소요됐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잡채의 경우, 냉동식품이 재료가 부실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고기, 버섯, 당근, 양파 등 고명 양이 상당했고, 조리용 소스가 포함돼 있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었다. 소고기무국도 측정 결과 총량 500g 중 건더기양은 120g으로 제법 구성이 알찼다.


HMR의 경우 대량으로 조리할 경우 금액 상승 폭이 커졌지만, 1인 가구나 2~4인 가구가 간소하게 명절상을 차린다면 HMR도 꽤 효율적이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살 경우 남은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명절 때 많은 가족들이 모이는 경우라면 직접 만드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 다만, 요리할 때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HMR 쪽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더팩트|문수연 기자] ​munsuyeon@tf.co.kr

2020.09.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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