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Choice 5

[컬처]by 디아티스트매거진

6월은 우리나라에게 각별하다.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이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 6월 6일 현충일 그리고 1950년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한국에서의 전쟁이 발발한 날짜, 6월 25일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구체적인 날짜도 존재하고 구체적인 사건이 발발한 6월 25일, 6.25 전쟁은 현재까지도 어떤 분야에서든 영감과 소재를 부여하고 있다. 역사학계에도 아직까지 6.25 전쟁에 대해 끝없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국방부에서도 여전히 활발한 유해발굴을 계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계에서도 어떤 의도에서든 작품을 내놓고 있었다.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표현법으로 작품의 소재가 되어왔던 6.25 전쟁, 6.25 전쟁을 직접적으로 체감하지 못 한 우리는 작품을 통해서라도 아픈 역사를 잊지 않을 의무가 있다. 예술로써 6.25 전쟁을 담은 영화들을 다시 감상해보자.

남부군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Ch

'남부군' 스틸컷

한국영화사에서 정지영 감독은 현 우리나라 상황의 이면을 꼬집고 비판의식이 날카롭게 서있는 영화를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신호탄과 같은 영화가 ‘남부군’이었다. ‘남부군’에서는 비판의식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문화권이 가지고 있는 아픈 점을 들춰내고야 말아 대중들의 성숙한 인식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남부군’이 개봉된 1990년은 여전히 반공의식이 잔존했던 시기다. 이러한 시기 속에서도 정지영 감독은 6.25 전쟁을 소재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산당, 공산당 안에서도 빨치산을 주 소재로 삼아 영화를 만들었다. 소재는 물론 당시 대중들에게 거부감을 들게끔 했지만 그 안에서 표현되는 동일민족의식과 전쟁의 허무함, 전쟁이 가져다주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영화 속에서 재차 묻고 있다. 영화를 제작하는데 큰 지원도 없었을 시기에서 전쟁 영화를 만들어내고 대중들에게 자체적 치유를 성숙하게 이끄는 것, 영화를 넘어 예술계의 긍정적 기능이 아닐까 싶다. 이를 정지영 감독은 ‘남부군’이란 영화로 해냈다.

태극기 휘날리며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Ch

'태극기 휘날리며' 스틸컷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2016년 중반기 현재까지 수도 없이 많다. 이 중에서 대중들이 어떤 영화를 가장 강렬히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많은 대중들이 기억하고 있는지는 일종의 역사영화들로써 중요한 점이 아닐 수 없다. 6.25 전쟁영화 중 가장 넓은 인지도,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다. 독보적인 미남스타 장동건과 원빈을 주연으로 배치해놓으며 상업흥행면을 당연히 확보해놓은 강제규 감독은 그 스타들에 걸맞은 영화를 내놓는데 성공했다. 전쟁이 가져다주는 가장 안타까운 현실인 가족과의 이별을 중심 이야기로 삼아 그 이야기를 꾸미는 전쟁의 가장 정확한 표현을 ‘태극기 휘날리며’는 담아내고야 말았다. 한국영화에서 표현되기 힘든 수준 이상의 체험적 전쟁장면도 영화에 담겼고 전쟁장면 뿐만 아니라 전쟁이 낳은 참혹한 전후 상황까지 세밀하게 담았다. 가히 한국전쟁영화사 정석적인 작품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웰컴 투 동막골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Ch

'웰컴 투 동막골' 스틸컷

한 가지 소재에 대하여 예술창작자들이 다르다면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예술이다. 그렇게 ‘웰컴 투 동막골’은 6.25 전쟁을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해석했다. 분명한 6.25 전쟁영화다. 하지만 뚜렷한 전쟁장면도 없고 유혈이 낭자하는 장면 또한 없다. 가장 중심이 되는 장면은 강원도 오지 동막골에서 강원도 방언을 쓰며 순수하게 살아가는 산골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 자체가 ‘웰컴 투 동막골’이 보여주는 전쟁의 이면이다.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 싸우는 여러 주체들이 있을 수 있고 또한 동시대에 전쟁 자체를 모르고 자기들의 삶을 문제없이 살아가는 순수한 존재들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겐 군인은 이방인일 뿐이다. 영화 속에서 국군이나 인민군이나 동막골의 순수성을 확인하며 다시 한 번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아니 ‘웰컴 투 동막골’을 관람하는 모든 대중들도 다시 한 번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하여 전쟁을 하는 것인가? 전쟁을 모르고도 전쟁을 하지 않고도 이리 문제없이 순수하게 살아갈 수 있는데. 이 자체를 표현하는데 성공한 또 하나의 6.25 전쟁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다.

고지전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Ch

'고지전' 스틸컷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서서히 많이 등장하고 작품 수 또한 상당히 쌓여갔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늘어만 가는 6.25 전쟁영화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경쟁력과 차이점을 잃어갔다. 그저 전쟁장면만 담고 주제의식 없는 영화들만이 생산되고 있었다. 하지만 2011년 7월 20일에 개봉한 ‘고지전’은 달랐다. 물론 전체적인 느낌은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이 전쟁이 주가 된 영화였다. 그 속에서 어떤 차이점을 ‘고지전’이 가졌냐면, ‘고지전’은 단지 남과 북이 싸우는 그러한 주제의식을 앞으로 내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쟁을 이어가며 휴전선언 전에 한 뼘이라도 더 많은 땅을 가지려는 각 군의 의도 속에서 국군과 인민군은 어느새 교감해 말 없는 교류를 소통하고 있었다. 표면적인 전쟁의 현실 아래 내재적인 민족의 합일이 ‘고지전’ 속에 표현되고 있었다. 전쟁영화지만 전쟁만을 표현하지 않은 영화, 전쟁과 함께 전쟁말고 다른 것도 표현하는데 성공한 영화, ‘고지전’이다.

오빠생각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Ch

'오빠생각' 스틸컷

전쟁은 참혹하다. 전쟁은 잔인하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이토록 전쟁은 부정적 개념만을 인간에게 심는다. 이를 인정해야한다. 본질이 그렇게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나서 후에 생긴 전쟁에 대한 인식을 달리 바라보고 싶은 영화가 하나 탄생했다. 2016년 1월 21일 개봉한 ‘오빠생각’은 6.25 전쟁을 달리 표현했다. 중심인물들도 군인이 아니었다.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고아들이었다. 중심 장면도 전쟁장면이 아니었다. 고아들이 음악을 배우고 노래를 부르는 그런 장면들이었다. 그렇다. ‘오빠생각’은 전쟁의 표면에 주목하지 않았다. 표면 속에 숨은 것을 주목했다. 잔인한 전쟁 속에 군인들만이 전쟁의 피해자가 아니고 다른 이들, 전쟁고아들도 있었다. 전쟁은 총칼로만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 전쟁고아들도 전투지역 뒷켠에서 일종의 기능을 했다. 이렇듯, 어느 누구도 바라보지 못 할 전쟁의 다른 면을 영화 ‘오빠생각’은 철저히 주시했다. 새로운 면을 밝히고야 만 6.25 전쟁영화의 한 작품 ‘오빠생각’이다.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7.06.2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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