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난 아직 너를 기억해

[컬처]by 디아티스트매거진
'인사이드 아웃' 난 아직 너를 기억

인사이드 아웃 ⓒ네이버 영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슬프다 그리고 아는 만큼 감동적이다. 인사이드 아웃. 말 그대로 내면을 꺼내 보이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영화는 모든 사람들의 머리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가 있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라일리'라는 소녀가 적립해야할 자아와 적응해야할 환경에 대해 본부의 다섯 감정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이 풀어내는 스토리. 그 과정 속에서 기억과 꿈, 무의식에 대해 논하며 삶을 담아낸다.

애니메이션은 이제 전 연령을 다룰 수 있는 영화가 되어가고 있다. 겨울왕국을 필두로 어린아이와 어른이 보는 시각의 접점이 관점이 달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지고 어른을 위한 동화가 이루어진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현학적인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이제는 보이고 이제는 느껴지는 것. 나에게 적용시킬 때 오는 감정이 밀려옴을 말한다.

삶이라는 성장

애니메이션을 그래도 보기 꺼려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어린아이를 위한 것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관객 타켓팅은 기본적으로는 어린이, 더 나아가면 여성과 어린아이를 둔 부모 정도. 주인공도 초등학생 여아로 조금 더 정서의 복잡함이나 감정의 발현을 원했지만 이 정도에서 멈춘 것은 사실 방점을 찍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때까진 단일한 감정, 행복이나 슬픔을 느낀다. 누구나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유대.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관객의 공감을 더 살 수 있고 주인공의 앞으로의 삶에 대해 관조적으로 상상을 투여할 수 있다.

복합적인 감정

영화가 흐름도 매끄럽고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소재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심리와 기억에 관한 묘사로 잊혀지는 것들과 잊은 것, 잊으려는 것, 복합적인 감정을 풀어낸다. 이제는 행복뿐인 행복 슬픔뿐인 슬픔이 아닌 슬픔 속에 행복, 행복 속에 슬픔을 아는 우리가 되었다. 단일한 감정에서 나아가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그 폭도 깊어진 우리의 마음 속은 드러내기 싫은 회색 빛 같으나 사실은 더 다양한 색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 영화는 그 회색 문을 계속해서 두드린다. 사랑의 색이 빨간색이라면 한 때 첫사랑처럼 너무나 진홍빛이었던 빨강이 이제는 그 색을 잃어간다 하더라도 다시금 진해지고 진홍이 아니더라도 온전한 빨강이 되어간다. 영화를 보는 내에서도 밖에서도 관객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며 자신을 투사한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큰 힘이 아닌가 싶다.
'인사이드 아웃' 난 아직 너를 기억

빙봉(좌) 어린 시절 주인공의 상상속 친구. 슬픔(중) 행복(우) ⓒPixar post

기억이라는 소재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잊고 살아왔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든지 이미 무엇을 기억 못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 놓여있는 기억, 그리고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잊으려는 기억.

빙봉은 주인공이 만들어낸 유년시절 상상속의 친구로 겨울왕국의 올라프 같이 매력 넘치는 캐릭터. 이 캐릭터의 죽음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보통 어떤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 때에는 그 사람의 소중함을 이야기해주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해준다. 빙봉은 유일하게 영화 내에서 주인공과 기쁨을 둘다 도와주는 존재다. 존재 자체가 소중하고 빙봉은 라일리의 어린시절 그 자체다. 빙봉의 죽음은 단지 무의식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 외에도 그 시절의 기억과 나를 위해 헌신해주는 사람들을 생각나게하고, 그것들이 잊혀져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사라지는 것에 대한 상실감은 때론 그 크기가 감당할 수 없이 크다.

빙봉의 마지막 대사 "Take her to the moon for me..."

이 장면이 주는 상실감은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다른 행성에서 보낸 잠깐의 시간이 지구에서는 몇십년이 흘러 있었고 변해 버린 내 사람들을 보며 흘러 지나가버린 세월을 느낀다는 것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었고 상실감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겪었을 ‘내’가 없음은 형용하기 어렵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감정에 관한 것이고 인생이라는 과정 속에서 계속되는 성장이다. 그러나 조금은 더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기억에 관한 것이다. ‘너를 기억해’라는 말이 그 어떠한 말보다 크게 와닿을 때가 있었고 설령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라도 기억한다고 말하고 싶다. 잊혀짐 그것으로부터 오는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아니면 이제는 잊어내야 할 것들 것 대해 아직은 천천히 담담해 지고 싶기 때문에 말한다. 나는 아직 기억한다고.

디아티스트매거진=김혁준
2015.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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