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소

[여행]by 디아티스트매거진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수많은 여행지가 존재하지만 근래 제주도의 인기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이끌려 많은 연예인들이 제주도에 터를 잡고, 저렴한 비행기 항공료는 주말을 제주도에서 보내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수많은 올레길부터 조용하고 소박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분위기까지.  제주도는 다양한 매력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유네스코 3관왕을 석권한 제주도

그런데 이처럼 수많은 볼거리를 가진 제주도에 굉장히 특별한 장소가 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손에 의해 탄생한 공간.
 

바로 ‘지니어스 로사이’이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건축가 '안도 타다오'

라틴어로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뜻의 ‘지니어스 로사이’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명상센터를 표방한다. 안도 타다오는 공간체험을 통해 개개인이 마음에 남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건축을 했다고 전해진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섭지코지 바로 옆에 위치한 이 독특한 건축물의 대부분은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웬일인지 오히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건물 도처에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돌의 정원’을 지나 억새가 넘실대는 ‘바람의 정원’에서 바람의 소리를 듣고 나면, 관람객은 좌우에서 쏟아지는 폭포 가운데로 지나가며 ‘물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관람객은 유채꽃과 푸른 바다 그리고 성산일출봉을 마주하게 된다. 마치 자연이 액자 속에 들어가있는 듯한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자연을 두 눈과 마음속에 담게 된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풍경에 마음이 사로잡힐 즈음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된다, 아니 어쩌면 관람보다는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건물 내부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3가지의 작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문경원 작가의 ‘Diary’와 ‘어제의 하늘’ 그리고 ‘섭지의 오늘’이 바로 그것이다. 

 

문경원 작가의 ‘Diary’는 나무가 피고 지는 짧은 영상물이다. 앙상했던 나무에 풍성한 잎사귀와 꽃이 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 둘 잎사귀는 떨어져나가고, 나무는 자연스레 다시금 앙상해진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이 작품은 나무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고 한다. 나무가 성장하고 소멸하는 과정이 우리네 역사와 닮아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전시, ‘어제의 하늘’은 매일매일 녹화된 하늘의 이미지를 다음날 동일한 시간에 보여준다. 우리는 어제의 하늘과 마주하며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비단 지나간 시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모든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여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마지막 전시인 ‘섭지의 오늘’은 섭지코지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빔프로젝트로 차가운 시멘트 외벽에 쏘아 만들어낸 성산일출봉의 풍경은 낯설지만 익숙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재를 강고하고 싶었다고 한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사실 지니어스 로사이는 마음만 먹으면 30분 안에 관람이 가능할 정도로 ‘볼 거리’가 많은 공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유와 명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지니어스 로사이를 관람하며 우연히 만난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지니어스 로사이는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죠.”

 

그녀의 말을 듣고 문득 정처 없이 돌아다니며 3시간 동안이나 관람했던 마크 로스코 전시회가 떠올랐다.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관계자의 말처럼 ‘지너어스 로사이’는 화려한 볼거리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도처에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으며, 무엇보다 나 자신과 깊게, 오래도록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화려한 볼거리와 수 많은 인파에 지쳤다면, 자신의 인생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이곳에 들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제주도에서  가장 재미없는 장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디아티스트매거진=김성현] 

2015.08.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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