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기

[여행]by 디아티스트매거진

혼자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길을 헤매는 것이다. 처음 와보는 곳, 기댈 사람도 없는 이 곳에서 혼자 마음껏 길을 헤맸다. 물론, 반드시 묘미라고 할 수는 없었다. 고생을 미화한 단어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명소보다는 명소 주변의 길들을 더 많이 다니는 것'이, 평소 지도와 친하지 않은 내가 혼자 여행하는 방식이었다. 사람이 붐비는 관광지도 좋지만, 그보다는 살짝 변두리인 한적한 길을 걸었던 경험과 사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St. Paul 성당 근처의 골목

이곳에서 밀레니엄 브릿지, 테이트 모던 미술관까지는 아주 가깝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기 전, 주변 곳곳에 있는 예쁜 골목과 길가의 정원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더욱 흥미로웠다.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길을 걷다 보게 된 정원의 웨딩 촬영 모습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Portobello Market, Notting Hill 주변의 골목

영화 <노팅힐>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 곳, 토요일마다 문을 여는 포토벨로 마켓은 정말 '미치도록' 붐볐다. 동네가 정말예뻤지만 사람들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파스텔 톤의 건물들만 담아보려 해도, 자꾸만 사진의 프레임에는 지나가는 행인들 중 몇몇의 머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가볼 만한 재미있는 장소이지만, 가급적 사람이 적은 아침 시간에 가는 것이 좋겠다.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포토벨로 스트리트의 거리 공연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붐비는 거리에서, 사진의 프레임에는 의도와 달리 행인들의 얼굴이 종종 등장하곤 했다.

그런데 포토벨로 스트리트에서 한 블록만 옆으로 벗어나도, 의외로 한적한 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났다. 바로 옆 길에서는 발에 치이던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곳은 갑자기 인터넷이 끊기고 구글 지도를 쓸 수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걷자'하고 아무렇게나 걸어온 덕분에 발견한 길이다. 하지만 이번 런던 여행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집들을 보았던 길목이기도 하다. 이 집에사는 사람에게는 그저 일상이겠지만, 멀리에서 날아온 여행자의 눈에는 신기한 대상으로만 보였다. 염치 불구하고 계속 남의 집 사진을 찍어댔다.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옆 길, 눈에 띄게 줄어든 행인들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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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걷던 길의 이름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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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의 집들

Bermondsey 역 주변의 아무것도 없는 골목

이 날이야말로 정처 없이 길을 헤매고 다녔다. 본래의 목적지는 Design Museum이었지만, 이미 시간도 늦었으니 그저 '강가를 향해걷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일단 템즈 강 주변으로 가면 뭔가가 나오겠거니 하는 생각이었다. 본래 목적지는 내일 찾아가도 그만이다. 이런 게 모든 것을 마음대로 결정하고, 아무 곳으로나 움직일 수 있는 혼자 여행의 묘미다. 하지만 그 만큼의 '뻘짓'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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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mes 강변이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모습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색감이 아름다운 동네 길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결국 템즈 강까지는 도착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무언가'를 찾지는 못했다. 심지어 우리 나라에서 그토록 흔한 카페조차도 없었다.다시 원래 있던 역으로 돌아오면서, 영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주 조용한 동네를 구경하고 왔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달랬다. 관광코스가 아닌 평범한 길들, 혼자가 아니었다면 보지도 못했을 이 변두리의 조용한 길을 걷는 것은 색다른 여행이었다.

Tower Bridge 근처의 골목

런던의 날씨는 대부분 흐리다. 흐린 날씨에도 화사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인지, 런던의 골목 골목마다 화려한 색들이 넘쳐난다. 낡은 벽돌과 새로 칠한 듯한 선명한 페인트 색이 어우러진 모습에서, 오래된 것과 모던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섞인다. 컬러의 도시라고도 할 만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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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타워 브릿지

맑은 날이면, 런던은 본래의 색을 마음껏 드러내며 유독 아름답게 빛이 난다. 이 날 따라 유독 맑았던 런던의 타워 브릿지는 아주멋졌다. 그러나 그 주변의 골목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더욱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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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런던, 붐비는 명소 옆 한적한 길 걷

깊이 들어갈수록 또다른 모습을 모여주는 골목들 

관광 명소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다. 물론 사람이 많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에서 돌아오고 보니, 혼자이기 때문에 더 정처 없이 걸을 수 있었던 평범한 길들이 기억에 남는다. 특별한 목적 없이 길을 걷는 것은 멋진 여행에 빠져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디아티스트매거진=김명진]

2015.09.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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