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게

[여행]by 디아티스트매거진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오시게 시장에 들어서면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끔 거리가 한산할 때가 있다. 다들 건물 안으로 들어갔나 보다. 하지만 이쯤의 추위는 쉽게 비웃어버리는 곳이 있으니, 바로 부산 노포동의 오시게 시장이다. ‘오시게’라는 이름처럼 손님들께 오시라, 인사하는 이곳은 정겨운 오시게 시장이다.

 

부산을 방문할 때에 가장 처음 부산 땅에 발을 딛는 곳은 여러 곳이 있을 것이다. 기차를 타고 온다면 부산역이 될 것이고, 비행기를 타고 온다면 부산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인 김해일 것이고,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목적지 혹은 그 이외의 장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고속버스, 시외버스를 이용한다면 아마 노포동에서 부산의 공기를 처음 접하게 될 것이다. 부산의 길목에 위치한 노포동, 그리고 그 속의 정겨운,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오시게 시장’에 다녀왔다.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부산 지하철 1호선 첫 역인 노포동역에서 내려 횡단보도만 건너면 오시게 시장을 만날 수 있다.

처음부터 마음먹고 오시게 시장에 간 것은 아니었다. 노포동 근처에서 볼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추운 겨울임에도 노포동 역 맞은편 공간에는 사람이 넘쳐났다. ‘아, 저곳이 오시게 시장이구나.’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되돌릴 만큼 한눈에 오시게 시장의 공기는 매력적이었다.

 

우선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의 ‘오시게 시장’에 대한 설명을 인용하면, 조선 시대 후기 지금의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곡동의 동래 시장 자리에 오시게 시장[오일장]이 있었다. 오시게[烏시게]는 마을 이름인 ‘까막 고개’[까마귀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도심의 확대로 부산직할시가 오시게 시장을 폐지하기로 하자 1982년에 금정구 구서동 일대로 상인들이 옮겨와 장을 열었다. 1994년에 구서동의 시장은 폐지되고 오시게 시장은 노포동으로 이전되었다.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오시게 시장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오시게 시장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오시게 시장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오시게 시장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오시게 시장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오시게 시장

이토록 역사가 오래된 오시게 시장에는 정말이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었다. 한 쪽에선 생선을 팔고, 한 쪽에선 고기 덩어리를 팔았다. 한 쪽에선 막걸리에 파전을 팔고, 한 쪽에선 돼지 껍데기에 소주를 팔았다. 한 쪽에선 떡을 팔고, 한 쪽에선 도넛을 팔았다. 그리고 그 위로는 흥정하는 소리가 울려펴졌고, 장터 국밥 냄새가 흘러나왔다.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오시게 시장에는 먹거리가 참 많다. 미리 배를 비우고 가는 것은 필수!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오시게 시장에는 먹거리가 참 많다. 미리 배를 비우고 가는 것은 필수!

부산, '오시게 시장'으로 어서 오시

오시게 시장에는 먹거리가 참 많다. 미리 배를 비우고 가는 것은 필수!

마침 점심때에 방문했던 터라 사람들은 더욱 많은 듯했다. ‘보고 가이소~’하며 손님들의 눈길을 끌던 상인 아주머니들도 잠시 각자의 물건 뒤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 먹거나 장터 내의 국밥을 먹었다. 가격 흥정을 벌이던 손님들도 제각기 칼국수, 국밥, 치킨, 수수부꾸미 등 자신의 입맛을 찾아 끼니를 때웠다. 나는 ‘장터 국밥’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빈대떡까지 더하여 맛있는 소고기 국밥을 한 그릇 해치웠다. 그리곤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 한 손에는 빨갛게 익은 홍시 한 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붕어빵 한 봉지를 들고 오시게 시장을 나왔다.

 

나는 시장을 좋아한다. 어쩌면 장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재래시장도 좋아하고 대형마트, 집 앞 슈퍼마켓, 심지어 편의점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해외여행을 할 때에도 꼭 빼먹지 않고 시장에 갔다. 그런데 이러한 5일장에 방문한 것은 아주 어릴 때 할머니를 따라 갔던 기억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오시게 시장을 통해 방문한 5일장은 어딘가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매일 보는 것보다 가끔 보는 것이 더 애틋할까? 애틋할 수는 있겠지만 보면 볼수록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 보는, 5일마다 보는 5일장, 오시게 시장에는 그 어떤 시장과도 비교할 수 없는 반가움과 따뜻함이 녹아 있었다.

 

부산 ‘오시게 시장’에 한 번 쯤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도, 5일 뒤의 오늘도, 오시게 시장은 당신을 ‘어서 오시게~’하며 반겨줄 것이다.

 

[디아티스트매거진=정해림]

2015.12.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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