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by 디아티스트매거진
<모네, 빛을 그리다>전

ⓒTHE ARTIST MAGAZINE

2015년 12월 11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헤세와 그림들전, 반 고흐 10 년의 기록전에 이은 본 다빈치의 세 번째 기획작 <모네, 빛을 그리다전>이 개최되고 있다. 오프닝 이후 바로 다음날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기념관 매표소 앞에는 마치 오픈만을 기다려온 것처럼 수많은 인파들로 가득했다. 두 차례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러한 기획을 펼친 본다빈치 팀은 일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컨버전스 아트’라는 분야를 사람들에게 알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반 고흐나 클로드 모네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들여오지는 못하더라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 준다.

 

물론 여전히 백여 년 전 거장의 손으로 그려진 명작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이런 방향의 전시에 대해서는 여전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시장 내에 비치된 의자에는 “미디어 전시인 줄 몰랐다.” 라고 불만을 표하고 있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관심이 있어서 제대로 찾아보지 않으면,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로 전시가 진행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모네, 빛을 그리다전의 화제성은 더더욱 짙어져가고 있고,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면서 큰 역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늘 긍정적인 평가와 수익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오리지널’의 아우라가 완전히 사라져있는 상태에서,  <모네, 빛을 그리다전>이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모네, 빛을 그리다>전

ⓒTHE ARTIST MAGAZINE

독일의 미학자이자 매체 철학자인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은 현대 철학자들과 미학자들에 의해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인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서, 복제 기술의 발달이 예술 작품의 아우라를 몰락시키고, 전시적 가치를 증대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현대의 미술관 내에서 그런 그의 주장이 구체화된 가장 적절한 예가 컨버전스 아트이다. 우리는 더이상 ‘수련’을 보기 위해 프랑스의 오랑주리 미술관에 방문할 필요가 없다. 물론 진품을 직접 보는 것이 여전히  의미있는 것은 반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림을 보기 위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을 수 있는 여유를 지닌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는 게 현실이며, 그렇다고 해서 문화와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는 안된다.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술의 발달이 성경을 보급함으로써 기독교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처럼, 디지털 영상 기술의 발전이 예술, 그리고 미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컨버전스 아트는 우리에게 모네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미술관과 전시장이라는 환경까지 경험하게 해 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사실상 음악이나 공연, 영화 등의 타 예술 장르에 비해 ‘미술’은 비교적 대중들에게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주기적으로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 비해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미술관의 진입 장벽은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이와 같은 시도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작가인 ‘모네’를 편하게 만나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현대미술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아닌가 싶다. 클로드 모네가 물감을 통해 캔버스 위에 ‘빛’을 그림으로써 20 세기의 인상주의를 열었다면, 이 전시는 ‘빛’과 영상을 통해 벽 위에 모네의 그림을 그림으로써 21 세기의 미디어 아트, 그 중에서도 컨버전스 아트를 연다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모네, 빛을 그리다>전

ⓒTHE ARTIST MAGAZINE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2015.12.21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No.1 예술채널 "디아티스트매거진"
채널명
디아티스트매거진
소개글
대한민국 No.1 예술채널 "디아티스트매거진"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Copyright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