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 안식의 품

[컬처]by 디아티스트매거진

자연이 주는 특유의 공기는 늘 우리에게 안정감을 동반한 알 수 없는 침묵을 안겨준다.

자연, 그 안식의 품

김보라, Therapy series 2, pencil & oil on canvas, 2014

그 침묵은 때때로 벌어진 결핍의 틈을 채워주기도, 우리 안의 모난 가시를 감싸주기도 한다. 이는 어떤 특정한 곳에서부터 느끼는 것이 아니라 숨 쉬고 있는 자연에 대한 순간적인 포착이 이루어졌을 때, 어느 곳에서든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빽빽하게 솟은 숲에 둘러 싸여있지 않아도 지나가는 길에 우뚝 솟은 한 그루의 나무와 맞닥뜨렸을 때, 혹은 깊은 바다가 아닌 작은 물웅덩이에서 마저 그 ‘어떠함’을 포착하는 순간이 온다.

자연, 그 안식의 품

김보라, Circle 1, mix the materials, 2012

나를 품어줄 것에 대한 갈망, 그리고 소리 없이 나를 이해해 줄 것에 대한 소망.

자연, 그 안식의 품

김보라, Circle 2, mix the materials, 2012

이 모든 것에 대한 자각은 자신으로 하여금 끝없이 가라앉게 하기도, 허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고립이 되어 가는 와중에 조용히 그 자리에 존재하며 지켜보는 그러한 것, 그리고 그러함에 대한 인지. 이것은 복잡하며 시끄러운 제 안의 응어리들을 순간 하나의 작고 보잘것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며 말할 수 없는 위로를 안긴다.

자연, 그 안식의 품

김보라, Therapy series 1, pencil & oil on canvas, 2014

휘몰아치는 폭풍에도,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에도 요동치지 않고 굳건히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것에 대한 이 알 수 없는 광활함과 경외심. 그 순간 동시에 찾아드는 고요함. 잠깐이나마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연이 품어주는 공기에 몸을 맡기는 순간이면 충분하다. -적어도 발을 떼는 이 길이 혼자만이 걸어가는 길이 아니었던 것을 깨닫기까지 말이다.- 수많은 이들이 거쳐 지났을 이 자연에 나 역시 품고 있는 이 작은 응어리를 뱉어 내 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자연, 그 안식의 품

김보라_임해 (林海)_02, 2015

[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정] 

2016.03.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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