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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공연 신대륙 찾는다”

by벤처스퀘어

“공연은 하고 싶은 사람도, 보고 싶은 사람도 충분한데 무대가 부족하다. 국내 등록된 무대는 1천 개 정도인데 무대에 서려는 이들은 15만이 넘는다. 라이브 공연을 좋아하지만 정보를 찾기도 어렵고 대형 콘서트는 부담스러워 공연을 자주 즐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콜럼버스가 지금의 땅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신대륙을 찾아 떠났듯 먹스킹도 구대륙을 떠나 공연 신대륙을 찾으려 한다.”


먹스킹은 공연은 공연장에서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깨고 실력 있는 인디뮤지션에게 지역 카페, 음식점을 무대로 제공한다. 공간을 제공하려는 가게와 뮤지션을 잇고 공연 준비부터 컨섭 기획, 홍보, 진행까지 모든 과정은 올인원으로 지원한다. 굳이 멀리 찾아가야 하는 공연장 대신 로컬 가게를 택한 덕분에 이용객은 비용과 시간 부담없이 평일 저녁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 시간대에 손님이 붐비기 어려운 로컬 가게로서는 손님을 끌어오기에 좋은 기회다.


이성환 먹스킹 대표는 “소셜 다이닝이 요즘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퇴근 뒤에 가볍게 집 앞 와인바, 펍에서 공연도 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면 뮤지션이 합석해 같이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뮤지션이 사연에 따라 즉석에서 노래를 골라 들려주고 사연이 선정된 손님에게는 가게 시그니처 메뉴를 선물하기도 한다”며 “새로운 문화 경험을 고민하면서 반려동물 특집, 솔로 발렌타인데이 특집 같은 특집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연을 즐기려면 먹스킹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음식 가격을 포함한 공연티켓을 예매해야 한다. 이렇게 주문과 예매를 함께하면 상점에서 기존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저렴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뮤지션과 함께 뒤풀이를 보낼 수 있는 소셜 다이닝 서비스도 최근 시작했다. 상점으로부터는 일정 수수료도 받는다.


공연 장소는 테이블이 20개가 넘는 와인바, 펍, 레스토랑 위주지만 음식점뿐 아니라 책방,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해 볼 계획이다. 관객이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인디 예술을 보여주거나 보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든 서로 이어주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취지 때문이다. 뮤지션 섭외는 뮤지션으로 활동했고 관련 스타트업 근무 경험도 있는 운영이사가 맡고 있다.


“오픈 공연, 네이버 뮤지션 리그,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며 정예 뮤즈 20팀을 모으기 시작했다. 공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앨범 발매, 공연, 방송 출연, 입상 실적이 있는 이들을 선별했고 특히 무대가 절박한 이들에 집중했다. 이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면서 지원 메일이 먼저 들어오기도 했다”며 이 대표는 “지금 뮤즈는 40팀으로 늘었다. 앞으로는 공고를 통해 참여를 원하는 뮤지션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겠다”고 전했다.


관객과 뮤지션, 점포를 동시에 상대하다보니 그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이 대표는 전한다. “뮤지션만 늘리면 공연이 남고 관객을 늘리면 공연이 부족해진다. 이들을 동시에 끌어오는 것이 중요했다”며 “무엇보다 지역 상점 유치가 가장 어려웠다. 답사를 나가 가게를 분석한 다음 제안서를 써서 다시 찾아갔다. 가게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제안하겠다며 5분만 시간을 달라고 사장님에게 부탁하는 방식으로 섭외를 시작했다. 지금은 먼저 공간을 제안하는 가게도 많다”는 얘기다.


관객에 대해서도 처음 기대와 실제가 조금은 달랐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20대 중후반 대학생, 커플이 가장 크게 호응할 것이라 봤지만 막상 마케팅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니 40대 부부가 가장 유입률이 좋았다는 것. 돈을 따로 내더라도 근처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기꺼이 내겠다는 반응이 많다는 점도 의외였다. 때문에 먹스킹은 가게 매출에서 서비스 이용료를 수취했던 기존 수익모델을 티켓 판매 방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즉 관객이 식사를 하며 무료 공연을 즐기는 형태에서 돈을 내고 공연을 즐기되 할인된 가격에 메뉴를 즐기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로컬 가게로서는 먹스킹을 통해 손님을 끌어오더라도 매출액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존 수익모델은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우리 소셜 미션과 맞지 않았다. 관객 200명에 설문했더니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기꺼이 비용을 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무료 공연 방식 대신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은 지금도 테스트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먹스킹이 말이 되는 서비스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10만 원 넘게 마케팅을 집행한 적이 없는데도 관객, 뮤지션, 점포를 포함해 팔로워는 3,000명까지 확보했다. 공연 만족도는 94%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며 이 대표는 “지원금도 확보했고 투자 요청도 들어왔다. 이를 기반으로 이제는 공연을 열 수 있는 가게 풀을 키우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집행해 성장성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홍대 학생, 주민, 직장인을 대상으로 로컬 마케팅을 진행해 홍대 인근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서비스 매뉴얼 제작, 점포-뮤지션 자동 큐레이션, 관객용 어플도 구상하고 있다. 장비 설치와 수거, 매칭에 드는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공연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매뉴얼을 제작하고 매칭 데이터를 통해 가게 규모, 업종, 희망 관객층에 따라 뮤지션을 자동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 관객용 어플로는 이용자가 희망 지역, 장르, 메뉴를 필터로 체크하면 공연을 알맞게 제공하려 한다.


이렇게 홍대부터 신촌, 상수, 연남 일대에서 서비스를 검증한 다음에는 명동과 강남, 더 나아가 서울 모든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쌍문골목 축제를 도봉구와 기획해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지역 소상공인 상점에서 공연을 열었고 만족도도 높았다는 설명이다. “홍대, 강남, 이태원과 같은 핵심 상권뿐 아니라 어디서든 먹스킹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초기 진입 단계에서는 반값 할인과 같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영업 거래처를 확보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한편 지자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과도 논의하겠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공간과 사람, 예술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 영화를 보듯 공연을 보고 음식도 즐기는 문화 습관이 시민의 일상 속으로 자리잡고 그것이 ‘먹스킹한다’는 말로 정의되길 바란다. 그 다음에는 전시회, 마술를 포함해 영세 예술가를 위한 공간도 찾아주고 싶다”며 “관객도 좋고 뮤지션도 좋고 공간 공급자도 좋다. 누구든지 마음 편히 먹스킹의 문을 두들겨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민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