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분석’

[테크]by 버티컬플랫폼

들어가며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홀푸즈를 인수했고,월마트는 보노보스를 인수했다. 인수전을 통해 아마존과 월마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3월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에 대해 칼럼을 쓴 이후로 월마트의 2017년 1분기 온라인 실적 발표,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 월마트의 각종 기술관련 특허 출시 등 다양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칼럼은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을 더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내용과 최신 소식을 참고해 작성했다. 이번 칼럼은 2017년 6월 전자신문 주최로 진행됐던 컨퍼런스인 ‘코리아 커머스 비전 2017’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다.

미국 커머스 시장 동향

아마존과 월마트의 최근 실적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미국 커머스 시장에 대해 그래프를 통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프를 보면 2016년에 3,220억 달러를 기록했던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2020년에 4,8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과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의 동반 성장이 예측된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미국 내 Retail e-commerce 매출 예측 (2015년~2021년)

아마존의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2017년 3월 기준으로 약 1억 8천만 명에 달한다. 2위인 이베이와 3위 월마트의 방문자 수를 합쳐야 아마존 방문자 수와 비슷해진다. 아마존 웹사이트에 방문하는 숫자가 얼마나 독보적으로 많은지 알 수 있다. 방문자가 모두 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아마존 웹사이트를 찾는지 알 수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Retail 웹사이트 월 방문자수 (2017년 3월)

국내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이커머스 기반이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전체 거래액에서 모바일 쇼핑의 비중은 53.4%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 미국은 2016년 기준으로 29.1%였으나 매년 약 5%씩 성장해 2020년에는 48.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적으로 쇼핑의 중심이 PC 기반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는 추세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e-Commerce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 (2015년~2020년)

월마트는 최대 커머스 기업답게 굉장한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에 약 4,78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이 기록한 1,360억 원과는 3배가 넘는 차이를 보인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마트 매출 실적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아마존 매출 실적

하지만 온라인에서 실적은 아마존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아마존의 온라인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016년 96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월마트의 온라인 실적은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월마트의 온라인 시장에서의 노력은 효과를 보였다. 2016년 4분기 온라인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상승하면서 아마존의 22%를 넘어섰다. 2017년 1분기에는 무려 63%가 상승했다. 최근 월마트의 온라인 매출 실적을 보면 2016년 제트 닷컴 인수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아마존과 월마트의 온라인 실적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최근 월마트 온라인 매출 실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략

인수합병 전략

 

아마존과 월마트의 비즈니스 전략에서 인수합병은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커머스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을 인수했다. 2009년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던 온라인 신발 판매 기업인 자포스를 인수한 이후 아마존의 인공지능 사업에 날개를 달아준 알렉사, 물류 효율을 크게 향상한 키바 로봇 등이 대표적인 인수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아마존은 그동안 많은 기업을 인수했지만, 최근 홀푸즈 인수가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화로 15조5천억 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오프라인 거점을 새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인수합병 전략을 최근 들어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16년 제트 닷컴 인수 이후 온라인 커머스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 진출의 원동력으로 인수합병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온라인 패션/의류 기업들을 인수했고, 최근 남성 의류 보노보스를 3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패션/의류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월마트는 앞으로도 온라인 시장 강화에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비즈니스 전략

 

아마존은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아마존 고, 아마존 프레시 픽업, 아마존 북스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프라인 거점을 계속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전략의 중심은 아마존의 기술과 이를 통한 생태계 구축이다. 에코와 대시 버튼으로 대변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 외에 드론과 머신러닝 등 각종 기술은 아마존 생태계의 원동력이다. 물론 빠른 배송과 편리한 반품도 아마존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마존의 비즈니스 전략은 ‘Prime 멤버십’, ‘인공지능’, ‘옴니채널’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아마존의 전략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초기 온라인 판매와 멤버십 회원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 이후 킨들과 파이어 시리즈를 비롯한 하드웨어 출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뮤직과 같은 컨텐츠를 제공하며 아마존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인공지능 알렉사와 드론과 같은 최신 기술을 연구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 전략을 더욱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다.

 

아마존 전략의 핵심은 프라임 멤버십이다. 2005년 유료 회원제로 시작된 프라임 멤버십은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을 모으는 원동력이 됐다. 무료 배송과 반품은 물론 전자책 킨들, 아마존 비디오, AWS 클라우드 서비스 등, 프라임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하다. 고객이 제품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이라는 생태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프라임 멤버십의 현재 회원 수는 약 8,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구매액은 일반 회원의 2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방문율(Retention Rate)은 90% 이상일 정도로 프라임 회원은 아마존에 멤버십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최근 아마존은 신규 프라임 회원 가입자 수가 둔화하기 시작하자 저소득층을 새로운 고객 군으로 삼았다. 저소득층을 위한 프라임 멤버십 가격을 기존 월 $10.99에서 $5.99로 인하했다. 실제 미국의 저소득층 인구 중 미국 정부의 식료품 쿠폰인 푸드 스탬프를 발급받은 사용자의 18%는 월마트의 매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을 위한 멤버십 혜택은 신규 회원 모집뿐만 아니라 월마트의 고객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월마트의 비즈니스 전략

 

월마트는 아마존과 반대로 온라인 시장의 영향력을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잇따라 온라인 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면서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국에 자리 잡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마존의 오프라인 진출을 견제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을 다양하게 테스트하고 있다. 또한, 제트 닷컴 인수 후 가격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가격 할인 폭을 늘리고 무료배송 기준금액을 낮추는 등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마트의 비즈니스 전략은 ‘인수 합병’, ‘가격 경쟁력’, ‘오프라인 중심’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월마트의 전략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중심으로 미 전역으로 진출하면서 글로벌 최대 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다른 경쟁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매출을 내던 월마트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이유는 아마존 때문이었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아마존은 뜻밖의 경쟁상대였다.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해 월마트도 역으로 온라인 시장 공략을 추진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연구소를 통해 기술 연구에도 힘을 쏟기 시작했다. 온라인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 제트 닷컴을 필두로 다수의 온라인 기업을 인수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jet.com

월마트는 커머스의 본질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트 닷컴을 인수한 이후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화됐다. 제트 닷컴은 창업자인 마크로어가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격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바 있다. 월마트가 2016년 8월 제트 닷컴을 인수하게 된 결정적 계기 중에는 제트 닷컴이 자체 개발한 가격 알고리즘이 포함되어 있다. 고객에게 단순히 최저가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수량, 배송기간 등을 선택하여 조합하면 이에 따라 가격 할인 폭이 변동된다. 이른바 Pick and Mix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할인 제공 및 제품 추천을 할 수 있었다. 월마트 합류 이후 온라인 수장을 맡은 마크로어는 무료배송 기준도 기존 $50에서 $35로 낮추고, 가격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온/오프라인 커머스 혁신

오프라인 커머스 거점 분포 및 중요성

 

아마존은 현재 미국 전역에 창고/풀필먼트 센터를 갖추고 있다. 이외에 오프라인 거점으로는 시범 운영 중인 아마존 고와 아마존 프레시 픽업 매장밖에 없었다. 하지만, 홀푸즈를 인수하면서 미국 전역 특히 대도시 주변에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4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아마존은 오프라인 진출의 거점으로 삼게 되면서 더불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amazon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Whole Foods.com

월마트는 슈퍼센터 3,500여 개, 대형 할인상점인 샘스클럽 660여 개 등 미국 전역에 4,5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지만, 소비자 경험이라는 온라인에서 확인 불가능한 정보와 데이터는 오프라인에서만 얻을 수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가 오프라인에 집중하는 이유다.

아마존의 온/오프라인 혁신

최근 아마존이 홀푸즈를 인수하면서 얻은 효과와 전략적 의미는 남다르다. 오프라인 매장을 인수하면서 최대 고민거리였던 Last-mile의 여러 이슈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아마존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선식품, 식료품 사업과 연계가 이뤄지게 됐다.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홀푸즈는 판매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아마존이 구축해온 배송망과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기농 제품을 판매한다면 기존 홀푸즈 고객은 물론 기존 프라임 회원들을 더욱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오프라인 확장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미국 내 많은 오프라인 매장의 폐쇄가 예상된다. 아마존은 추가로 오프라인 기업을 인수해 오프라인 거점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매장은 홀푸즈, 소규모 매장은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점포 위주로 거점을 늘리는 모습을 예상할 수 있다. 아마존은 픽업이나 물류를 위한 목적만으로 오프라인 거점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보유 기술을 테스트하는 시험대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 경험을 얻으려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아마존은 홀푸즈 인수 이전부터 오프라인 거점을 만들고 있었다. 무인점포인 아마존 고(Amazon Go)는 모바일 앱은 물론 딥러닝과 각종 센서 등을 통해 구매부터 결제까지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고객이 매장에 방문해 쇼핑하고, 결제하지 않고 바로 매장을 떠날 수 있게 설계됐다. 아마존은 고객 동향 분석 및 머신러닝 기술을 시험하는 목적으로 아마존 고를 활용할 것이다.

 

아마존 북스(Amazon Books)는 현재 7개 매장이 있으며 올해 말까지 13개로 확장될 예정이다. 아마존 북스에서는 아마존의 베스트 셀러를 판매하고 있다. 책 정보를 QR코드로 검색하고 결제는 모바일 앱으로 진행한다. 아마존 북스 역시 수익성보다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의 소비패턴과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 프레시와 프레시 픽업(Fresh Pickup)은 아마존의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달하지만, 온라인 구매는 2%에 그치고 있다. 아마존 프레시는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식료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는 미국 소비자들의 행태를 바꾸기엔 어려웠다. 아마존은 최근 아마존 프레시 픽업이라는 매장을 2곳에 열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프레시 픽업에 고객이 방문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픽업할 수 있다. 향후 고객 차량번호를 인식하는 기술을 도입해 고객 주문을 자동으로 인식, 직원이 식료품을 건네주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홀푸즈 인수로 인해 홀푸즈 매장 한쪽에 프레시 픽업 매장 설치가 가능해졌다. 홀푸즈 인수가 갖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amazonfresh

월마트의 온/오프라인 혁신

 

월마트는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픽업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오클라호마시티에 24시간 식료품을 픽업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 후 발급받은 픽업코드를 키오스크에 입력해 수령하는 방식이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아마존 프레시 픽업과 유사한 형태다. 테스트로 설치한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의 주문, 픽업 형태 등의 자료를 수집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Business Insider

또한,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매장 내에서 픽업하도록 픽업타워를 설치했다. 현재는 2곳에서 시험 운영 중인 픽업타워는 마치 자판기와 같은 형태를 갖추고 있다. 키오스크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주문 후 픽업코드를 부여받으며, 픽업코드를 제시하고 물품을 받는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walmart

월마트는 위에서 살펴본 방식 외에 매장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장에서 온라인 전용 항목을 살 수 있는 터치스크린이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물품을 주문하고 배송받는 방식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온라인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매장 내 예약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약국이나 신선식품 판매대 등에 설치해 고객이 기다리지 않도록 했다. 예약 주문 후 다른 곳을 쇼핑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대형 프로젝션을 설치해 전시된 물품이 아닌 화면을 통해 다양한 물품을 검색, 확인해 볼 수 있다. 할인 가격이나 프로모션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전시하지 않으므로 고가의 물건이나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상품의 경우 도난이나 상품 파손의 우려가 없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Next Business

 

아마존과 월마트가 앞으로 맞붙을 전장은 크게 세 가지 분야다. 바로 패션/의류, 식료품/신선식품, 의약품 분야다. 식료품과 신선식품은 상술했듯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픽업, 혹은 온라인 주문 후 당일 배송 등의 형태로 맞붙을 전망이다.

 

패션/의류

 

아마존이 Next Business로 집중하는 분야는 패션과 의류 산업이다. 아마존이 카메라를 처음 탑재해 내놓은 에코 제품이 바로 에코 룩(Echo Look)이다. 에코 룩은 ‘스타일 체크’ 기능을 통해 인공지능이 고객에게 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분석 결과와 실제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을 결합한다.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에 카메라를 탑재한 이유는 방대한 이미지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amazon.com

사실 아마존은 이미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의류 리테일러 중 하나다. 미국 의류 시장은 2,25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아마존은 의류/패션 시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아마존이 온디맨드 의류 생산 특허를 가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의류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의류 산업에서 아마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엿볼 수 있다. 이미지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의 기호에 맞는 맞춤형 옷을 제작해 판매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 생태계에 의류/패션이라는 키워드로 고객을 더 깊숙이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아마존이 최근 발표한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Amazon Prime Wardrobe) 서비스는 이 모든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 전통적으로 의류/패션은 오프라인에서 판매와 구매가 이뤄진다. 온라인으로 옮기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분야 중 하나인데, 아마존은 프라임 옷장이라는 서비스로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옷을 선택하고 주문하면, 아마존은 반품 상자와 함께 옷을 배송한다. 고객은 7일 이내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무료로 반품할 수 있다. 옷을 구매하기로 했다면 구매 수량에 따라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나머지 옷은 반품하면 그만이다. 특히 아디다스, 리바이스와 같은 유명 브랜드가 이 서비스에 참여하면서 오프라인에서 판매 제품을 모두 온라인에서 체험 및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이 기존 공급망과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의류/패션 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장악해 나갈지 기대된다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진출하면서 여성 의류, 신발, 아웃도어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아마존이 홀푸즈를 인수하기로 발표한 같은 날 월마트도 온라인 남성의류 기업인 보노보스를 약 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발표했다. 홀푸즈 인수 소식에 묻힌 감이 있지만 보노보스 인수 역시 월마트의 주요 전략이다. 보노보스는 온라인 기업이지만 미국 유명 백화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일찍이 옴니채널을 구축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로부터 예약을 받는 특징이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우연히 들린 고객보다 예약 고객이 실제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객의 옷 치수, 선호 디자인 등에 대한 정보가 오프라인 매장에 제공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 정보를 참고해 방문한 고객에게 적합한 옷을 추천해주는 방식을 선보였다. 의류/패션 시장에서 아마존과 월마트의 전략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dappered.com

의약품

 

아마존과 월마트의 다음 전장은 약국이 될 수 있을까. 아마존은 의약품(Pharmacy) 시장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인재를 영입해 본격적인 진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미국 내 처방 의약품 시장 규모는 4,65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총 처방 의약품 매출액 중 약 106억 달러는 우편 주문(혹은 택배) 형태로 배달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오프라인 약국인 CVS와 월그린이 이러한 처방 의약품 우편 주문으로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다. 아마존이 처방 의약품 배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월마트도 매장 내 약국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프라임 나우(Prime Now) 배송의 목적으로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 약품에 대한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마존이 물류 네트워크와 배송 노하우를 통해 의약품 관련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2017년 1분기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체 Health & Personal Care 시장의 매출액은 806억 달러였다. 아마존의 매출액은 13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의약품 시장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아마존의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보인다.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주문하면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어떤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혹은 지병이 있는지를 직접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의약품 관련 데이터라면 충분히 고객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아마존은 개인 데이터 수집과 이를 통한 개인화 추천 등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됐다. 아마존은 의약품 배송뿐만 아니라 자체 신약 개발이나 의료 검사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최신 에코 제품인 에코 쇼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되어 있고 무료 화상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에코 쇼(Echo Show)를 통해 의사에게 진단을 받고 의약품 처방을 받는다. 집에서 음성으로 약을 주문하고 배송받는다. 이러한 모습이 실현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아마존이 의약품 시장에 접근하는 빠른 방법으로는 의약품/의료 관련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는 이러한 의약품 관련 스타트업이 많이 늘어났다. Alto Pharmacy와 같은 스타트업을 아마존이 인수할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기술 혁신

아마존의 기술혁신

 

아마존의 기술은 인공지능 알렉사와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로 잘 알려져 있다. 음성인식 스피커에 지나지 않고, API와 SDK를 공개해 에코 생태계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에코는 현재 약 12,000개가 넘는 기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약 1,0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2014년 처음 출시된 에코와 그 후속작인 에코 탭, 에코 닷 등의 음성인식만 가능한 스피커는 일명 에코 1세대다. 에코 2세대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에코 룩과 에코 쇼(Echo Show)가 있다. 에코 1세대가 음성 데이터만 수집했다면, 에코 2세대는 음성 데이터에 이미지 데이터까지 수집이 가능해졌다. 사생활 침해와 같은 문제도 제기되지만, 에코 2세대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개인화 추천과는 다르게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아마존은 대시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 2015년 출시된 대시 버튼은 사실 큰 이슈를 끌지 못했다. 브랜드마다 버튼을 보유해야 하는 문제점과 보안 문제도 제기됐다. 이후 아마존은 모바일 앱에 대시 버튼을 구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대시 완드(Dash Wand) 역시 출시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음성인식과 바코드 스캐너를 통해 식료품을 주문할 수 있다. 2017년 6월 아마존은 알렉사를 탑재해 새 대시 완드를 출시했다. 무료로 구매할 수 있으며 아마존 프레시 90일 무료 이용권을 함께 제공한 점이 눈에 띈다. 대시 완드를 통해 아마존 프레시를 경험해보고 지속해서 사용하라는 아마존의 속셈이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대시 완드가 아마존 프레시와 어떠한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amazon

아마존의 기술 혁신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드론이다. 드론으로 저렴하고 빠른 배송을 추구한다. 가정에 배달할 수 있는 가정용 드론과 물류센터 간 이동을 위한 공급망용 드론도 개발 중이다. 오프라인 거점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거대한 비행선에 판매 예상 물품을 싣고 다닌다. 비행선으로부터 물품을 배송하는 것은 바로 드론이다. 이밖에 접이식 날개가 있는 드론과 일정 높이에서 물품을 낙하산으로 투하하는 배송 방식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도심지에서의 드론 배송을 위해 아래와 같은 형태의 드론 배송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출처:upsto

월마트의 기술혁신

 

월마트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 기반 기업이지만 강력한 기술 연구조직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에 약 3,500명이 근무하는 월마트 랩스(Walmartlabs)는 월마트 최신 기술 개발의 선봉에 있다. 월마트 랩스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나 기술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다수 적용되고 있다. 월마트는 단기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은 월마트 랩스를 통해 진행 중이다. 이와 반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술 개발을 위해서 스토어 No. 8이라는 인큐베이터를 설립했다. 가상현실이나 드론과 같이 전자 상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올해 처음 설립된 스토어 No. 8에서 발굴되고 육성되는 스타트업이 월마트에 어떠한 혁신을 가져다줄지 기대가 된다.

 

최근에는 치약이나 기저귀 같은 정기적으로 주문되는 소모품에 센서를 부착해 모니터링 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제품의 센서를 통해 사용량, 사용빈도를 집안에 설치된 기기가 인식하고 자동으로 주문을 해주는 방식이다. 아마존 대시와는 다르게 자동으로 주문되는 특징이 있다.

 

월마트 기술혁신의 한 축은 바로 블록체인이다. 현재 두 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월마트는 IBM과 MIT 등과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을 제품 이력 추적 및 공급망 관리에 활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테스트 결과에 의하면 중국에서 돼지고기 도축 후 공급되는 이력을 추적하는데 보통 1주일가량 걸리던 시간이 2.2초로 단축됐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월마트도 아마존 못지않게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마트는 드론을 먼저 매장 내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중앙 시스템이 매장 내 재고를 파악하면 창고에 있는 제품을 드론이 지정된 장소로 운송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매장 내 직원들이 창고에 물건을 가지러 자리를 비우지 않고 지속해서 고객을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상으로 다니는 로봇이나 운송장치로도 가능한데 굳이 드론을 활용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매장 밖에서 드론을 활용할 목적이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삼을 경우 짧은 거리를 비행하는 이점이 있다. 드론을 활용해 고객에게 직접 드론으로 배송할 때 큰 이점이 있다. 미국 내 소비자의 대부분이 월마트에서 10마일 이내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매장 간 물류이동이나 긴급한 재고 공수에도 드론이 활용될 수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 ‘끝장

아마존이 시험비행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드론 배송이 현실화되면 커머스, 물류 산업에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먼저 드론 배송 시장을 선점할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마치며

아마존과 월마트,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사실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다. 아마존이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고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오프라인 매장의 패권은 월마트가 가지고 있다. 월마트도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승자를 예측하자면 아마존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의식주’라는 키워드에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 세 가지는 입고 먹고 자는 것을 뜻하는 의식주다 (영어로는 food, clothing and shelter로 표현). 아마존과 월마트는 각각 의류/패션 산업, 식료품 산업에 진출해 있다. 다만, ‘주’ 측면에서 아마존은 월마트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거주하는 집의 개념이 아닌 집안에서 커머스 활동을 생각하면 아마존은 에코와 대시 시리즈를 통해 이미 집안에 생태계를 구축했다. 아마존은 이미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월마트는 아직 이와 관련한 아이템이 없다. ‘의’ 와’식’에서 동등한 상태라고 해도 마지막 무기는 아마존이 가지고 있다.

 

물론 월마트가 예상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커머스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하기 자료는 윤준탁 버티컬 플랫폼 객원 컬럼니스트가 발표한 본 컬럼과 관련된 보고서입니다]

 

글. 윤준탁

2017.08.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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