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테크]by 버티컬플랫폼

지난해 말 대한민국의 고용 시장(Job Market)을 들썩이게 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다소 슬픈 사건과 재미있는 사건이 혼재해 있는데, 그 중에 슬픈 사건을 먼저 언급하자면 바로 두X 인프라코어라는 업체의 희망퇴직과 관련 된 내용이다. 아직 20대인 1~2년차 신입사원까지도 정리해고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중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인데, 뒤늦게 부랴부랴 신입사원은 제외하겠다는 회장님의 지시가 내려왔지만 이미 실추된 이미지를 주워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사건은 대기업 공채로 들어간 20대 신입사원들에게조차 절대 안전(?)하지 않은 곳이 바로 대한민국 고용시장의 현실이라는 경각심을 심어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건은 바로 유태형이라는 청년이 자기 자신을 경매 상품으로 내놓은 일이었다. 그는 '유태형 팝니다'라는 이름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실시간으로 공개 입찰 상황을 공개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약 3주 간의 경매 기간 동안 비공개 입찰서까지 총 15개의 입찰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그 중에는 야놀자나 멜리펀트 같은 톡톡 튀는 스타트업 기업뿐만 아니라 1억 원의 연봉을 제시한 업체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서 정말 흥미로운 부분은 결과적으로 그가 '월 1회 출근, 연봉 1천만 원에 업무는 아이디어 제공'이라는 조건을 제시한 인큐라는 업체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흔히들 추구하는 고액 연봉이나, 회사의 이름, 화려한 복지 조건 등이 아니라 한 달에 단 하루 출근해서 마음껏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을 선택한 것이다. 어렵고도 척박한 고용 환경 속에서 참신한 기획력으로 승부한 유태형씨의 시도가 매우 인상적이며, 그의 말대로 단기간의 연봉보다 앞으로의 삶 속에서 더욱 가치 있는 일들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 청년들이 선호하는 업무 형태 변화

위의 두 사건을 보면서 떠오르는 시사점은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러한 와중에 자의든 타의든 청년들이 영위하게 될 혹은 선호하는 업무의 형태가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주당 40시간 (실제로는 50~60시간)씩 일하는 정규직 일자리 이외에 여러 다양한 고용 형태가 도입될 수 있으며, 물론 이것은 시장의 상황이나 기업체의 요구 면에서 기인하는 점이 더 크겠으나 다른 한편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청년들의 선호도와도 연결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조사 결과에 의하면 5,300만 명 가량의 프리랜서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미국 근로자의 3분의 1 가량이 2015년 프리랜서로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4년과 비교하면 70만 명의 프리랜서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심지어 2020년 경에는 프리랜서가 고용 형태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프리랜서 중 43%는 밀레니얼 세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내 근로자의 3분의 1이 밀레니얼 세대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TechCrunch에 게재 된 컬럼에서는 프리랜서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에 대하여 가장 먼저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해 원거리에서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점과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점 등을 꼽고 있다. 또한 프리랜싱으로도 적정한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 플렉서블한 업무 시간을 통해 일과 일상에 대한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여 자신의 서비스를 보다 쉽게 홍보할 수 있게 된 점 등이 이러한 현상을 촉진하고 있다고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프리랜서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미국의 경우에도 프리랜서들은 401k(미국 급여 소득자의 퇴직 적립금에 대한 특별 면제 조치 조항) 프로그램에 액세스 할 수 없으며, 보험금을 스스로 부담하거나 자영업자로서 높은 세율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정치인들에게 정책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미국 내 5,300만 명의 프리랜서 중 86%가 2016년 행해지는 총선거에서 투표하겠다고 응답하였으며, 이는 로널드 레이건이나 빌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데 기여한 득표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들이 프리랜서를 위한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내어줄 것임은 자명하다.

 

또 다른 근거자료를 예로 들어보자면, KPCB의 Internet Trend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 5천명을 대상으로 진행 된 서베이 결과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업무 시간이나 조건 등이 보다 유연한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스로를 '올빼미형'으로 보고 있는 응답자가 20%에 달하고 (Normal business hours 이외의 시간에 일하는 것을 선호), 미래에 자신이 'flexible hours' 형태로 업무하게 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32%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경우 동시에 온라인에서의 협업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업무 형태를 선호하기도 한다. Tech Savvy한 성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출처: KPCB Internet Trend 2015

이들 밀레니얼은 최근 시장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는 'On-demand' 서비스의 수요자뿐만 아니라, 공급자(Worker)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처럼 On-demand 서비스를 제공하는 Worker의 가장 많은 비중인 44%를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생 서비스나,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밀레니얼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출처: KPCB Internet Trend 2015

프리랜싱 - 가장 매력적인 Job Category는?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은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과연 프리랜싱 형태의 고용이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Job Category는 무엇이 될까?

 

Upwork(Odesk)가 내놓은 Online Work Report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포지션은 Customer Service Agents나 User Interface Designers, Front-End Web Developers인 것으로 확인된다. Job Posting 되는 횟수로 볼 경우 QA Testing이나 Video Editing, Xero Accounting 솔루션을 다룰 수 있는 것 등이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영역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스킬 연마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출처: Upwork

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출처: Upwork

더불어 Upwork나 Elance와 같이 Job을 구하는 프리랜서와 일거리를 제공하는 업체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들의 역할도 갈 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프리랜싱을 좋아해?

출처: Upwork

프리랜서들에게는 업무 시간뿐만 아니라 업무하는 장소에 대한 제약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근 휴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나 우붓, 피지 섬 등에서 일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Workation (Work+Vacation)이나 Digital Nomad 같은 용어들도 관심을 얻고 있다. 개발자나 디자이너, 스타트업 관계자 등이 모여 인터넷 액세스 등 기본적인 업무 환경이 제공되는 로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각자 프리랜싱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경우에따라 협업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ilicon Bali가 형성되고 있다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이다. 실제적으로 샌 프란시스코나 뉴욕에서 일하며 거주하기 위해 평균 $4,854~$5,332가 매월 들어가는데 비하여 우붓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월 $1,066 밖에 되지 않으며, 아름다운 자연 환경은 보너스로 얻어지는 덤이다.

물론 국내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문제점이 연일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내용들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점은 고용시장에서의 기회 영역이 예상치 못한 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며, 이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스킬을 배양하는 것이 갈 수록 중요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스킬 연마를 위해 기존 컬럼에서도 언급했던 MOOC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여 Micro-credential을 취득하는 방법 또한 고려해 볼 수 있다. 정말 자의든 타의든 간에 나날이 불안해지는 고용시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 한 두개는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글. 임하늬

2016.08.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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