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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은 최근 떠오르는 미식관광 수요에 맞춰 설문조사와 현지답사를 거쳐 영암군 대표음식점 100선을 선정했다. 선정된 100곳은 위생교육, 시설개설지원, 메뉴 컨설팅 등 미식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교육과 지원을 받으며 영암의 맛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본지는 군에서 선정한 식당들을 직접 다니며 해당 식당들이 영암을 대표할 수 있을지 맛, 서비스, 위생 등을 다시 한번 체크하며 본지만의 입맛과 감성으로 해당 음식점을 평가하려 한다.
오늘 소개할 메뉴는 따뜻한 밥에 다양한 찬을 즐길 수 있는 메뉴인 백반이다.
백반을 한자 그대로 뜻풀이하면 흰밥이라는 뜻이지만 밥, 국, 구이, 김치, 무침 등으로 구성된 한상차림을 백반으로 통용하고 있다.
밥과 국, 반찬이 있는 한상을 전부 백반이라고 하지만 백반도 메인이 되는 음식에 따라 이름을 달리한다. 가장 흔한 것이 불고기 백반, 고등어구이 백반, 오징어볶음 백반 등이 있고 게장, 젓갈, 된장찌개 백반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백반을 떠올리면 집에서 엄마가 해줬던 따듯한 한 끼 같은 포근한 이미지가 있고, 영양가 고루 갖춘 건강한 메뉴이기 때문에 자취생들이 특히 선호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허나 대부분의 백반집은 지금 벼랑 끝 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 백반집은 다른 식당들과 달리 다뤄야 할 반찬 수도 많지만, 반찬 하나하나 소홀히 하는 음식이 있어선 안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인력이 필요하다.
또, 한식 특히 집밥 이미지가 강한 백반의 경우 가격이 오르는 것에 소비자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고, 백반은 저렴한 가격에 먹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백반집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손님들로 가득한 백반집이 영암에 있다. 삼호읍에 위치한 수궁한정식이다. 이름부터 바다 내음 물씬 풍기는 수궁한정식을 소개한다.
물의 궁전, 수궁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해산물 요리가 메인으로 나오는 해물탕 백반집이다. 이 집은 메뉴판도 간단하다. 1인, 2인 이상. 즉 인원수에 따라 양만 달리 나올 뿐 하나의 메뉴로 통일된다.
자리에 앉고 얼마 후 밑반찬이 나온다. 메인음식을 제외하곤 총 16종의 반찬이 4인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구성도 여러 재료를 같은 양념으로 무쳐 의미 없이 종류만 늘린 것이 아니라 동그랑땡, 계란찜, 잡채, 어묵볶음, 가지무침, 오이소박이 등 반찬 하나하나 양념 및 조리법을 달리하는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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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인기 있는 이유가 이 같은 다양한 반찬들 때문도 있겠지만 다른 백반집에선 주연배우 역할을 하는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이 이 집에선 서브로 활동 중이다.
밑반찬으로 10여종의 반찬이 미리 나왔지만, 가정집 백반 느낌을 제대로 풍기려면 생선구이가 빠져선 안 된다. 이 집 고등어구이는 간간하게 밑간돼 밥과 같이 먹기 좋았고 속살은 촉촉하게 잘 구웠다.
제육볶음은 달달하면서 자극적이지 않게 양념했다. 아마 생선 등 해산물에 취약한 육체파들을 위해 사장님의 배려 차 나오는 메뉴로 보인다. 제육 맛은 특별한 것까진 없지만 쌈채소와 쌈장까지 제대로 구색 갖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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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종의 반찬이 놓인 상 가운데에 메인 음식인 해물탕이 놓인다. 보통 백반집의 경우 고기나 생선이 메인이고 국은 그저 목 막힐 때 한 숟갈 떠먹는 수준이지만 이 집은 탕이 핵심이다.
넓은 자기그릇에 담겨 나온 해물탕에는 꽃게, 새우, 홍합, 바지락, 두부, 콩나물, 대파가 들어있다. 국물 한 숟갈 먹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국물은 고춧가루 베이스의 칼칼한 육수로 거기에 꽃게, 새우, 홍합, 바지락이 해산물의 감칠맛을 뿜어냈다. 그냥 된장국을 끓여도 바지락 한 줌, 꽃게 한 마리 넣으면 맛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인데 이 해물탕엔 해산물 육수 내기 4대장이 한 곳에 들어 있어 감칠맛이 폭발한다. 거기에 콩나물과 대파까지 들어있어 깔끔하고 시원하게 마무리된다.
이 집에 왜 사람들이 몰리는지는 딱 한 숟갈이면 충분했다.
동행했던 S군은 “서울에서 자취할 때 다녔던 백반집은 찌개 하나에 반찬 3~4가지가 전부였는데 이곳은 찬만 16종이라 전라도 인심 푸짐하게 느꼈다. 반찬 가짓수 많은 집들은 맛보다는 다양한 종류로 승부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이 집 반찬은 전부 기본 이상 맛을 한다”
L양은 “이 집은 다른 백반집들과 달리 메인음식이 3가지나 되고 기본 찬들도 나물, 젓갈류만 있는 게 아니라 동그랑땡, 계란찜도 있어 세대 상관없이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고 말했다.
바다향 가득 품은 시원한 해물탕에 정갈한 반찬으로 푸짐한 한 끼 식사하러 ‘수궁한정식’에서 백반 한 상 어떠세요?
해산물 백반 요리집 ‘수궁한정식’
메뉴: 1인 정식 1만5천원, 2인 이상 1만2천원
주소: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용당로 80-1
전화번호: 061-464-9652
이승우 기자 wy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