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봉하마을'될까…양산 매곡마을 文대통령 사저 효과 기대

[이슈]by 연합뉴스

카페·식당 들어서고 전원주택·도로 확장 사업 등 추진

경호상 이유로 양산 내 다른 부지 마련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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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매곡마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상과 거리를 두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스스로를 유배 보내는 심정이기도 했다. 시골에서 살 곳을 찾았다. 그래서 고른 곳이 양산 매곡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자서전인 '운명'에서 경남 양산시 매곡에 자리 잡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최근 청와대가 경호처 내년 예산안에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이후 사저 경호예산 22억원을 편성하자 대통령 당선 전까지 머물던 경남 양산 매곡마을 사저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과거 퇴임 후 양산 사저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최근 별세한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 역시 이 지역에 안장된 만큼 본격적인 양산행 준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9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09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직 때 매곡마을에서 2㎞가량 떨어진 계곡인 사창골 인근에 있는 주택을 매입했다.


자서전 '운명'에는 정권 재창출 실패에 대한 책임감에 세상과 거리를 두는 한편 부산 변호사 사무실로 출퇴근이 가능한 곳을 물색하다 매곡마을의 한 조각가 작업실을 사저로 골랐다고 나온다.


문 대통령 당선 뒤 사람들이 사저 담장을 뛰어넘어 내부로 들어가는가 하면 담장 돌을 빼가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현재 경찰은 초소를 세워 24시간 사저를 경비 중이다.


사저 관련 모든 내용을 보안 사항으로 지정해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도로명주소까지 인터넷에 떠돌며 지지자나 방문객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매곡마을은 매실나무가 자라는 곳이라 해서 앞에 매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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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 방문객과 사진 찍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민 350여명이 살고 있으며 대다수가 50∼80대 중·장년층으로 주로 농사일을 한다.


최근 매곡마을 일대에 추진 중인 전원주택단지 조성, 도로 확장 계획과 맞물려 대통령 사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 김해 봉하마을이 유명 관광지가 되었듯 조용한 산골인 매곡마을도 지역 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저 인근 밭을 매입한 뒤 주말농장을 세워 매주 '정모'(정기모임)를 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매곡마을 일대는 최근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양산시는 민간사업으로 매곡동 일대 5만3천864㎡에 단독주택, 도로, 공원,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양산 매곡지구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도 7호선과 매곡마을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 공사가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매곡마을을 관통하는 400m 길이 왕복 2차선 도시계획도로 확장을 마무리했다.


또 매곡마을 입구에서 대통령 사저 인근 사창골까지 800m 길이 왕복 2차선 도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우리 전통문화인 궁중채화를 알리는 국내 첫 한국궁중꽃박물관도 얼마 전 매곡동에 개관했다.


이밖에 인근 지역에 공단, 음식점, 카페 등도 생기고 있으며 토지계획지구에는 3천 가구 규모 아파트도 곧 들어선다.


양산시는 향후 매곡마을 차량 통행량이나 거주민 수도 대폭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매곡마을 사저가 산과 계곡에 둘러싸여 경호가 어려운 구조라 양산 내 다른 부지에 문 대통령 퇴임 후 사저가 따로 마련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도로 확장이나 박물관 조성 등은 사저와 별개로 오래전부터 계획·추진된 사항"이라며 "매곡마을 사저는 경호가 어렵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곳에 돌아온다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산=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home1223@yna.co.kr

2019.11.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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