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AI 무너뜨린 이세돌…"공격 본능 버리고 수비 작전"

[테크]by 연합뉴스

2016년 구글 알파고·2019년 한돌도 모두 '78수' 묘수로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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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AI 한돌과의 승부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을 펼치며 생각에 잠겨 있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다.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간의 현역 프로 기사 생활을 마감하고 전격 은퇴했다. 2019.12.18 hihong@yna.co.kr

이세돌 9단이 또 한 번 인공지능(AI)을 무너뜨렸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의 예상 종료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다.


그러나 한돌의 어이없는 실수에 오후 2시 20분께 대국이 종료됐다.


한돌은 NHN이 개발한 토종 바둑 인공지능이다.


이미 정상급 바둑기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세돌은 2점을 먼저 까는 접바둑으로 한돌과 대결했다.


한돌의 우위를 인정한 것이다. 대신 한돌은 덤 7집 반을 받았다.


이세돌이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세돌의 78수 이후 한돌이 이상 반응을 보였다. 이세돌의 80, 82수도 좋았다.


한돌은 83수로 맞섰지만, 오히려 백돌 3개를 잡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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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신의 한 수'를 찾아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 제1국을 펼치며 흑돌을 바둑판에 놓고 있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다.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간의 현역 프로 기사 생활을 마감하고 전격 은퇴했다. 2019.12.18 hihong@yna.co.kr

이 순간 현장 해설을 맡은 김만수 8단은 "어? 한돌이 망해버렸어요"라며 당황스러워했다.


김 8단은 "이세돌의 묘수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이세돌이 전략을 잘 짜고 나왔다"고 총평했다.


김 8단은 "이세돌은 원래 공격적인데, 오늘은 수비적으로 나왔다. 집을 많이 가져가면서, 한돌의 공격을 묘수로 뚫었다"며 "그래서 한돌이 당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2수가 묘수였다고 꼽았다.


사이버오로에서 해설한 한승주 6단은 "초반은 빠른 진행으로 수순을 이어나갔다. 백 33 때 흑 34로 버티고 38로 나간 게 좋은 선택이었다. 백 63 이후 인내하면서 천천히 살려 나간 게 승리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 6단은 "78수가 좋은 수였고, 82, 83을 이어서 중앙 백 3점을 잡으면서 급하게 끝났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K바둑에서 해설한 유창혁 9단은 "한돌은 호선으로는 많은 대국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정확한 바둑을 둔다. 그런데 접바둑에서는 불안한 모습이 있었다. 한돌 수준에서는 나올 수 없는 오류가 나왔다"고 예상했다.


이세돌은 위기에 몰렸을 때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커피를 마시고, 한숨을 쉬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돌이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둘 때는 이세돌도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 확정 뒤에는 형인 이상훈 9단과 복기하면서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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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관심 속에 펼쳐지는 이세돌 은퇴 대국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을 펼치고 있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다.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간의 현역 프로 기사 생활을 마감하고 전격 은퇴했다. 2019.12.18 hihong@yna.co.kr

이세돌이 인공지능과 공개 대국을 해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세돌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해 1승 4패로 패했다.


비록 종합 전적에서는 졌지만, 4국에서 승리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세돌은 알파고에게 1승을 올린 인류 유일의 기사로 남아 있다.


당시 이세돌은 백 78수로 알파고를 무너뜨렸다. 78수는 '신의 한수'로 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돌도 이세돌의 흑 78수에 무너졌다.


NHN은 "한돌은 이세돌 9단의 78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abbie@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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