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으로 서울∼양양 왕복도…진화한 쉐보레 볼트EV

[테크]by 연합뉴스

원페달 드라이빙+리젠 온 디맨드…

한계령 내리막에서 주행가능거리 늘어나

401㎞ 구간 왕복했더니 79㎞ 더 주행할 전력 남아


"주행 도중에 방전되면 어떻게 하지?"


쉐보레가 최근 출시한 2020년형 볼트EV는 전기차에 대한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킨다. 업그레이드된 66kWh급 배터리 패키지로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를 종전 383㎞에서 414㎞로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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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2020년형 볼트EV [쉐보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6일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왕복하는 401㎞의 장거리 시승 행사에 참여해 2020년형 볼트EV를 체험했다. 볼트EV의 디자인 변화는 쉐보레의 특징인 듀얼포트 그릴에 입체적인 음각 문양이 추가된 정도로 소소하다.


운전석 헤드룸은 생각보다 여유가 있었고, 2열 뒷좌석의 레그룸은 준중형차 수준으로 넉넉했다. 특히 2열 바닥은 가운데 볼록 솟은 '센터 터널' 없이 평평하게 디자인돼 뒷줄 가운데 좌석에 앉은 사람도 적어도 다리 부분은 큰 불편함이 없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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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EV 2열 모습 [촬영 장하나]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와 10.2인치 대형 컬러 디스플레이에 불이 들어왔다. 내연기관과 달리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 덕분에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순식간에 가속이 됐다. 별다른 소음이나 진동도 없었다. 볼트EV는 150kW급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이 탑재돼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낸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며 회생제동 시스템인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을 시도해봤다. 'D'에 위치한 기어를 밑으로 살짝 당기니 'L'로 전환됐다. 처음 시도해서인지 잠시 차가 '덜컹'하는 느낌이 났다. '원 페달 드라이빙'은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없이 가속 페달만으로 속도를 조절해 감속과 완전 정차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감속이나 제동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는 전기에너지로 변환되고 이는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재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주행 가능 거리가 늘어난다.


여기에 핸들 뒤편의 패들 버튼을 누르면 '리젠 온 디맨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통해 손으로 감속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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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2020년형 볼트EV의 주행 모습 [쉐보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면 그만큼 발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계기판에는 에너지가 소비될 때는 노란색으로, 회생할 때는 초록색으로 표시됐다. 시속 100㎞로 달리다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고 속도를 90㎞ 정도로 줄이기만 해도 40∼50㎾의 에너지가 저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계령 오르막에서 주행 가능 거리는 평지보다 빨리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계령 휴게소를 지나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에 접어들면서 가속 페달에서 발을 서서히 떼고 리젠 온 디맨드 버튼을 손으로 누르면서 주행하자 불과 15분 만에 주행 가능 거리가 70㎞ 늘어났다. 고개 내리막에서 계속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며 저속 주행하면 마찰로 인해 고무 타는 냄새가 나지만 볼트EV는 두 시스템을 동시에 사용해 감속 주행한 덕분에 그런 걱정이 전혀 없었다.


양양을 떠나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원 페달 드라이빙'은 빛을 발했다. 서울 근교의 지·정체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누를 필요 없이 가속 페달만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한결 편했다. 시속 15㎞ 내외의 속도로 30분 가량 주행했지만 계기판 상의 주행 가능 거리는 불과 2㎞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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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EV 10.2인치 대형 컬러 디스플레이 [촬영 장하나]

30도가량의 무더위에 내내 에어컨을 켜고 서울∼양양 왕복 구간 401㎞를 주행했지만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뒤 확인한 계기판에는 아직 79㎞를 더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이 남았다고 표시됐다. 단 1번의 충전만으로 서울∼양양 구간을 오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셈이다. 회생 제동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이보다 더 먼 거리도 주행이 가능할 것 같다. 급속 충전시 1시간 만에 전체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코너링 구간에서 핸들을 돌리며 리젠 온 디맨드 버튼을 손으로 누르는 것은 때때로 버거웠다. 또 원 페달 드라이빙시 가속 페달이 꽤 민감한 편이어서 주행 초반에는 페달을 누르거나 떼는 정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발을 너무 많이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었고 완전 정차시 거리감을 익히는 데도 시간이 다소 걸렸다. 차량 크기에 비해 큰 10.2인치 중앙 화면이 시원한 느낌을 줬지만, 핸들에 화면 일부가 가려져 화면 전체를 보기에 다소 불편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차량 색상은 트레일블레이저에서 호평을 받은 이비자 블루와 미드나이트 블랙 등 총 6가지다.


배터리 수명을 극대화했지만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제외한 가격은 LT 4천593만원, LT 디럭스 4천693만원, 프리미어 4천814만원(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볼트 EV는 1회 충전으로 414㎞를 주행할 수 있는 소형 전기차로 업계를 다시 한번 선도할 것"이라며 "GM은 전기차 개발 이후 배터리를 계속 공급해왔던 LG화학과의 강력한 협업으로 2023년까지 20여 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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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시승회에 앞서 인사말하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촬영 장하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2020.06.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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